개념 잡기 아주 좋은 만화 미적분
요람 바우먼 지음, 그래디 클라인 그림, 정경훈 옮김 / 바다출판사 / 2021년 5월
평점 :
품절




학창 시절 때 수학은 좀 좋아했었다. 단지 좋아했을 뿐이지 잘한 것은 아니었지만 어쨌건 수학을 그다지 싫어하지는 않았는데 그럼에도 미적분만은 좀 힘들어했었던 것 같다. 일단 미적분은 어렵기도 오질나게 어렵거니와, 대체 미적분이 뭔지 정의나 개념도 분명하지 않고, 무엇 때문에 미적분을 하는 건지, 어디에 써먹는지도 알지 못한채 그저 무작정 문제풀이만을 했었기 때문에 좀 친해지기가 어려운 파트였다고 생각한다. 지금도 미적분이 뭔지, 왜 이런 식으로 계산을 하는건지, 도대체 이런 계산이 어디에 필요한지 알지 못한다. 도대체 어디다 써먹는 것인지 미적분의 정의는 뭔지, 어떤 개념으로 이루어진 것인지 사뭇 궁금하다.


대학교 때 공업수학을 배웠는데 그땐 죄다 미적분이었다. 이때도 무작정 계산을 하고, 어떻게 문제를 푸는지에 대해서만 알려줬지, 미적분이 뭔지, 왜 이걸 배워야 하는지, 어디에 어떻게 활용하는지에 대해서는 전혀 말해주지 않았었다. 수학, 미적분을 못했던 변명일수도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기본에 대한 이해가 충족되지 않고서는 그 이상의 내용은 이해하지 못하는 스타일이 때문에 미적분의 개념을 모른채 일방적으로 계산만 하는 것은 이해도 안되고 강의를 따라가기가 참으로 버거웠다. 개념에 대한 설명은 없이 그저 문제풀이를 위한 기계적인 반복작업만을 하였는데 이게 우리 공교육의 문제점인 것 같다. 이런식으로 수업을 하니 수학은 배워도 써먹지도 못하는 실용적이지 않은 과목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고, 수많은 수포자를 양산하게 되는 것이다.


고등학교 때 처음 미적분을 배운 이후로 아주 오랜 시간이 흘렀는데 드디어 이 책 덕분에 미적분에 대한 개념을 잡을 수 있게 되었다. [개념 잡기 아주 좋은 만화 미적분]은 미적분을 공식이나 문제풀이가 아닌 그 것의 개념을 설명해준다. 도대체 미적분이 무엇인지부터 미분하는 방법, 적분하는 방법, 미적분으로 이어진 둘의 관계, 경제학이나 물리 등 다양한 분야에서 미적분이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 등 미적분에 대한 모든 것을 털어본다. 보통 미적분을 교양으로 다루는 책은 미적분이 유용하게 쓰이는 응용파트에 집중하는데 여기서는 그런 것보다 큰 개념에 집중을 한다. 그래서 어려운 공식이나 여타의 수학적인 부분은 건너 뛰어서 개념잡기가 더 용이하다.


간단히 말하면 미분은 변화율에 관한 것이고, 적분은 길이·넓이·부피에 관한 것이다. 변화를 측정하는 것과 공간을 측정하는 것 이것이 미적분의 핵심 개념이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미분을 통해 무수한 시간을 하나의 순간에서의 변화 즉 순간변화률을 알아내고, 적분은 길이·넓이·부피를 무수하게 잘게 쪼개서 다시 더함으로써 그것의 추정값을 알아내는 것이다. 설명을 듣고 나니 적분을 이용하여 곡선의 넓이를 구하는 것을 학교 때 배운 기억이 난다. 책에서는 둥근 피자를 매우 작게 똑같은 크기로 잘라 그것을 다시 붙혀서 넓이를 구하는 식으로 설명하고 있는데 어쨌건 미분은 순간의 변화를 알아내기 위해 매우 작은 것을 매우 작은 것으로 나누는 형태이고, 적분은 매우 작게 나눈 것을 매우 큰 것(많은 것)으로 곱하는 형태이다. 그래서 미분은 나눗셈과 유사하고, 적분은 곱셈과 유사하다고 하겠다. 나눗셈과 곱셈은 서로 반대되는 개념이고 따라서 미분과 적분도 서로 반대가 된다. 미적분은 서로 반대되는 개념이라는 것을 책에서는 강조하고 있는데 그 반대되는 개념을 통해 나중에는 서로 이어진 미적분의 개념으로 설명한다.


솔직히 이 책을 읽기 전까진 학교에서 미적분의 개념에 대해 전혀 알려주지 않았다고만 생각했는데 책에 나온 설명을 차근차근 따라가다보니 조금씩 학교 때 배웠던 내용들이 생각나고, 그때도 미적분의 개념을 배웠던 기억이 떠오른다. 그러나 이 책에서만큼 이해하기 쉽게 배웠을 것 같진 않다. 일단 책은 만화로 되어 있어서 어려운 미적분에 대한 거부감이 많이 줄어든다. 만화라는 형식 덕분에 진입장벽이 확 낮아진 것이다. 만화라도 그림은 적고 글자가 가득한 형태의 만화도 있는데 이 책은 의외로 글자가 적은 편에 속한다. 그렇다고 설명이 부족한 것도 아닌데 텍스트가 적어서 설명이 길고, 어렵고, 복잡하다는 느낌은 조금도 없다. 만화라도 설명이 어렵고 긴 것은 이해도 잘 안되고 지루해서 금새 책을 덮게 되는데 [개념 잡기 아주 좋은 만화 미적분]은 우선 글 자체가 적어서 그렇게 어렵게 느껴지지도 않고, 문장이 짧고 핵심적인 내용들을 전달하기 좋은 형태로 간략하게 쓰여져 있어서 가독성도 뛰어난 편이다.


글자가 적은 이유는 글자로 설명할 내용을 그림으로 커버하기 때문이라 설명글은 적지만 직관적으로 이해하기는 더 용이하다. 책 속의 만화는 단순한 삽화나 배경그림 같은 느낌이 아니라 그림 그 자체가 미적분에 대한 해설으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라서 설명하는 내용의 의미를 정확히 전달할 수 있는 함축적이고, 쉬운 예시로서의 만화가 삽입되었고, 설명하고자 하는 내용을 이해하기 좋게 되어 있다. 그럼에도 마냥 쉬운 것만은 아니라 중간중간 공식이 나오고, 수학적 개념을 이해해야 하는 곳은 조금씩 어렵게 느껴지는 곳도 있지만 공식을 외우거나 계산적으로 접근하지 말고, 개념을 잡는다고 생각하고, 공식을 외우는 것은 과감히 포기하고 이해하는 데만 집중하면 비교적 어렵지 않게 책을 계속 읽어나갈 수 있다.


미적분의 개념을 공부하고 나서 문제풀이로 빠지는 것이 아니라 미적분이 과학, 경제 등의 분야에서 어떻게 활용되는지를 알아보니 미적분의 개념을 이해하는데 더 도움이 되는 것 같다. 미적분 공부를 하기 전에 뭔가 분명하지 않고, 손에 잘 잡히지 않는 미적분의 개념정리를 명확히 하고 나면 미적분을 접하는 것이 훨씬 쉬워질 것 같다. 학교에서 미적분을 배우기 전의 학생이나 교양으로서 미적분을 배워보고 싶은 사람에게 매우 도움이 될 것 같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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