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계절 꽃 종이접기 - 봄 여름 가을 겨울
다카하시 나나 지음, 이유진 옮김 / 탐나는책 / 2021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꽃은 사시사철 피지만 추운 겨울을 이겨내고 봄소식을 알려주는 봄꽃은 더욱 특별한 의미를 가진다. 작년엔 코로나 때문에 꽃구경도 제대로 못했는데 아마 올해도 역시 꽃구경은 참아야할 것 같다. 아쉬운 마음을 꽃 종이접기로 날려보고자 한다. [사계절 꽃 종이접기]는 봄과 여름은 각 5종씩, 가을과 겨울은 각 4종씩 사계절의 꽃 18종을 접을 수 있게 구성되어 있다. 어릴 때는 종이접기로 이것저것 많이 만들며 놀았지만 성인이 되고서는 학이나 별을 접는 정도고, 그나마도 조카들과 놀아주느라 종이접기를 한 이후로는 종이접기를 해본 적이 없다. 우리는 이 종이접기를 김영만 아저씨가 알려주는 애들 지능개발 놀이 정도로만 생각하지만 일본에선 문화생활이나 하나의 작품으로까지 생각해서 이런 종이접기 문화가 꽤 활성화되어 있는 것 같다. 이 책 역시 일본의 종이접기 작가가 만든 것으로 워크숍까지 개최했다고 한다. 최근에는 한국에서도 치매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이유로 문화센터 등에서 많이 하고 있는 것 같고, 종이접기 자격증 까지 있다고 하니 한국에서도 종이접기 문화가 널리 확산되고 있는 것 같다.


아무튼 개인적인 경험을 돌이켜보면 조카들이 했던 종이접기는 여우, 금붕어 같은 비교적 만들기가 간단한 동물이나 곤충이나 복주머니, 하트 등의 도형 같은 것이 많았던 것 같다. 식물은 굉장히 쉬운 장미나 튤립 정도만 있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그래서 처음 꽃 종이접기라는 제목만 보고는 종이접기로 만들 수 있는 꽃이 그렇게 많은지 궁금했었다. 기본적으로 종이접기는 풀을 사용하지 않고 종이를 접는 것으로만 형태를 만드는 것이라서 종이를 접는 것만으로 만들 수 있는 꽃이 그렇게 많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고 기껏 해봐야 장미나 튤립 같은 것을 만들겠거니 했는데 웬걸 은방울꽃, 등나무꽃, 금목서, 히아신스, 수련 등 각양각색의 꽃이 담겨 있어서 너무 놀랬다. 꽃의 모양도 실제 꽃의 특징을 너무 잘 잡아내서 정말 예쁘고 실제 꽃을 보고 있는 듯하다. 특히 등나무꽃과 수국은 정마 예뻐서 예쁘게 만들어서 방에 장식하고 싶을 정도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프리지아가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은 있지만 너무 예쁜 꽃들이 많아서 그 계절에 맞는 꽃을 접어서 장식하면 좋을 것 같다.


종이접기의 단점이라면 단점일수도 있는게 색색깔의 색종이로 종이를 접어 예쁘게 만드는 것까지는 좋은데 다 만들고나면 처치곤란이 된다는 점이다. 아마 아이가 있는 집에서는 많이 경험하는 것일텐데 아이들은 색종이로 종이접기를 참 많이도 한다. 온갖 것을 다 만드는데 만들 때는 집중해서 재미있게 만들면서 노는데 다 만들고 난 완성품은 내팽겨치거나 어른들한테 선물이라며 하나씩 주고는 손을 턴다. 물론 예쁘게 잘 접었고, 그렇게나 복잡한 과정을 잘 따라하다니 기특하다고는 생각하지만 하루에도 몇개씩 종이접기한 걸 받는다면 결국 처치곤란이 된다. 바로 버리느냐 며칠동안 TV선반위에 올려놓았다가 버리느냐의 시간차만 있을 뿐이다. 그래서 나이가 많으신 어른들은 그렇게 버려지는 종이가 아깝다고 말씀하시기도 하는데 보통 종이접기는 결과물을 만들기 위해서라기보다는 만드는 그 과정에 종이접기의 목적이 있다고 해도 좋을 것이다.


종이접기를 하면서 눈과 손의 협응 동작으로 좌뇌와 우뇌를 골고루 자극하여 아이들의 두뇌개발과 어른들의 치매예방에도 도움이 된다고 하고, 손을 많이 사용하다보니 아이들의 소근육을 키워준다. 또 창조성, 창작력을 키워주고, 순서를 생각하고 실행하는 과정을 통해 구조를 분석하는 능력과 관찰력도 길러준다고 한다. 말하자면 결과물을 얻기위해 종이접기를 하는게 아니라 그 과정에서 얻는게 많다는 뜻이다. 그래서 정작 결과물의 최종 목적지는 앞서 말한대로 휴지통이 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이 책에서 소개된 종이접기는 그렇게 버려지는 결과물이 아니라는 점이 기존의 종이접기책과는 차별점이라고 할 수 있겠다.


조화용 와이어와 꽃테이프 등을 이용하며 완벽한 꽃송이, 멋진 화관을 완성하는 것을 최종목적으로 한다. 그래서 완성품은 그 자체로 마치 하나의 작품 같은 느낌이 들며 실제 데코레이션에 활용해도 좋을만큼의 완성도를 가진다. 물론 그만큼 정성들여서 접고 복잡한 과정을 거치며 잘 만들어야 하겠지만 어쨌건 그저 꽃송이 하나 만드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꽃 한송이를 만들고 여러 꽃송이들로 화관과 장식을 만들기도 하고, 플라워박스나 브로치, 벽 장식, 크리스마스 트리 등 종이접기를 활용하여 만들 수 있는 모든 것을 알려준다. 만들었다가 금방 버려지는 종이 낭비(?)의 종이접기 놀이가 아니라 기존에 해왔던 종이접기보다 한차원 높은 작품활동이나 취미활동으로서의 종이접기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대신 난이도가 좀 있어서 아이들에게는 조금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겠다. 각 꽃 마다 최대 별 3개 까지 난이도가 구분되어 있어서 수준에 맞게 하나씩 만들어가면 되겠다. 그런데 터키 도라지 같은건 굉장히 어려운데 왜 난이도가 별 2개밖에 안되는건지..


책에 나오는대로 꽃줄기와 잎까지 완벽하게 만들려면 앞서 말한 조화용 와이어나 꽃테이프 같은 재료가 좀 필요하다. 그 외에도 종이 접을 때는 대꼬치나 칼집을 낼 가위 등도 필요한데 대체가 가능한 재료들이라서 우선 있는 것만으로 꽃을 접어봤는데 뭔가 근사하게 만들어지긴 하지만 역시나 어렵다. 우선 책 서두에 기본적인 접기 방법과 기호들이 나와 있는데 먼저 이걸 꼼꼼히 연구하고나서 본격적으로 꽃접기에 돌입하는 게 좋겠다. 쉽게 생각하고 바로 설명서를 따라 꽃을 만들어봤는데 화살표와 선이 좀 복잡하게 왔다갔다해서 따라 하기가 쉽지 않았다. 기본 설명은 항상 철저하게 봐두는 습관을 기르자. 중간중간 만들기가 어렵거나 복잡한 곳은 사진으로 실물을 보여줘서 이해를 돕고 있다. 필요에 따라서는 깔끔하게 접는 요령도 알려줘서 예쁘게 따라 접을 수 있게 최대한 상세히 설명을 해준다. 꽃을 접을 때 필요한 색종이 규격도 다 다른데 시작전 미리 필요한 색종이 규격과 장수를 말해주고 있어서 그대로 준비해서 따라하면 되겠다.


솔직히 종이접기로 꽃을 접어봤자 별거 있겠나 하고 큰 기대를 안했는데 정말 생각보다 너무 예쁜 꽃들이 많이 있고, 상징처럼 꽃의 특징을 잘 잡아내서 보고 있으면 감탄이 나온다. 이러니까 전문가 소리를 듣고, 이런걸로 밥벌어먹고 사는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책에서 사용하라고 적어놓은 색종이가 아니라 다른 색의 종이로 만들었더니 역시 꽃 느낌이 안난다. 파란색 등나무꽃이라니 현실감이 너무 떨어지고 맛이 안 산다. 뭐든 다 있는 그 곳에 가서 색을 맞춰서 색종이랑 와이어 사와서 수국과 등나무꽃, 은방울꽃, 금목서는 꼭 책에 나오는대로 만들어서 장식해볼테다.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의 서평으로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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