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 편, 세상에서 가장 짧은 명작 읽기 2 하루 한 편, 세상에서 가장 짧은 명작 읽기 2
송정림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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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 시절에는 고전문학을 많이 읽었다. 교과서에 실려있는 작품을 읽기도 하고, 논술시험을 대비해서 따로 문학작품을 읽으며 그 의미를 분석하는 '작업'을 했었는데 그래서 그 땐 적어도 교과서에 나오는 작품이외에도 동서양의 여러 고전들을 좀 읽었었다. 그러나 고등학교를 졸업과 동시에 '문학작품'을 읽는 일은 많이 없어졌다. 취미나 실용서적, 인문학서적, 철학서, 경제서적 같은 뭔가 쓸모있고 도움이 된다고 생각되는 책에만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그나마 무라카미 하루키, 베르나르 베르베르 같은 좋아하는 몇몇 작가의 책은 꾸준하게 편식했지만 그 외의 다른 고전문학책은 손에 들지 않았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인문학책이나 철학서적, 심리학책, 심지어 경제서적 등에서조차 내가 읽기를 망설였던 고전 작품이 거론되는 일이 많이 있다. 고전을 인용하여 경제를 설명하거나, 고전 문학 작품 속에 담겨 있는 철학과 인문학적 의미를 살펴보는 식이다. 과장해서 말하자면 철학, 경제, 인문학의 바탕에 문학이 있다고까지 말할 수 있겠다. 혹은 인문학이나 철학적 가치를 보여주는데 가장 좋은 것이 바로 그런 명작들이라는 뜻일 수도 있겠다. 지식과 인문학적 소양을 얻고자 이런저런 책을 읽었는데 어쩌면 전혀 엉뚱한 곳에서 그것을 찾고 있었던 것은 아닌가 생각하게 된다.


최근에는 고전을 읽고 그 의미를 다시 생각해보는 방송이 많아져서 방송에 소개된 작품을 읽어보고도 싶고, 또 고전 문학작품을 원작으로 한 영화 등을 보고 나면 원작의 내용은 어떤지 궁금해서 원작을 찾아서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생길 때가 있다. 하지만 이제와서 소위 고전이나 명작들을 읽어보려 해도 은근히 부담스럽다. 어떤 것은 너무 책 두께가 두꺼워서 책을 읽는 것이 부담스럽고, 어떤 것은 그 내용이 너무 심오하고 어려워보여서 도전하기가 부담스럽다. 또 한편으로는 재미가 없어서 텍스트를 읽는 것이 지루한 시간이 될 것 같아서 선듯 손이 가지 않는 일도 있다. 이렇게 이런 저런 이유로 고전명작들을 영접하는 것을 미루기만 하는 중이다.


이 책은 읽기에 부담스러운 고전명작들을 간략하게 읽고 그 내용과 이면에 숨은 뜻, 그리고 교훈과 고전에 담긴 지혜까지 일목요연하게 정리해준다. 말하자면 요즘 유행하는 하이라이트를 담은 짧은 영상인 클립 영상 형태로 고전을 잘게 쪼개어 고전을 설명해주는 것이다. 길고 느린 호흡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에겐 긴 문학 작품을 끝까지 읽는 것이 굉장히 고역이다. 영화조차 2시간이 넘어가면 벌써 지루해한다. 이런 사람들에게 두꺼운 고전을 읽으며 그 의미까지 깊게 생각하고 고찰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데 간략하게 줄거리와 의미까지 정리해주기 때문에 그런 사람들에게 알맞은 책이다.


처음부터 책을 완독하는 것이 아니라 우선 맛보기로 책의 기둥 줄거리를 가볍게 접하며 전체적인 맥락을 잡을 수 있게 한다. 그리고 원작의 핵심 장면도 소개하고 있어서 책을 직접 읽은 것처럼 중요한 부분을 읽어볼 수 있다. 마치 클립으로 하이라이트 영상을 보듯 책의 하이라이트를 체험하는 것이다. 또 원작 속에는 담기지 않는 작가의 삶과 책을 둘러싼 비하인드 스토리까지 꼼꼼하게 담고 있어서 작가의 생각과 사상이 작품에 어떻게 녹아들어갔는지 알아볼 수도 있고, 작품의 역사적, 사회적 맥락까지 읽어낼 수 있게 도와준다. 단순히 책의 줄거리 요약보다 그 속에 담신 함의를 알려주는 것이 책의 가장 큰 메리트이다.


작가의 삶이나 소설이 씌여질 때의 시대배경, 사회/역사적 맥락을 이해하지 못하면 소설을 제대로 읽어내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혹은 그것을 알면 그 작품을 더욱 다각적인 시각으로 읽어낼 수 있게 된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진리. 그리고 그것이 보일 때 작품은 좀 더 깊은 의미를 가지게 되고, 더 재미있고 깊은 감명을 주게 된다. 즉, 이 책이 단순히 작품의 줄거리 요약본의 의미를 넘어 작품을 완독하기 전 어떤 것에 관심을 가지고, 어떤 것에 주의해서 책을 읽으면 좋을지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배경지식을 깔아주는 역할도 한다. 꼭 읽어봐야 할 고전이라고 해서 읽긴 읽었는데 책을 다 읽은 후에도 무슨 의미인지,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 이해하기 힘든 경우도 많은데 미리 작품에 대한 가이드를 알고 책을 읽는다면 사전정보 없이 책을 읽는 것보다 많은 것을 읽어 낼 수 있을 것이다.


책은 4개의 장으로 되어 있고 각각의 테마에 맞는 작품들이 10여개씩 소개되어 있다. 읽어본 작품도 있고, 아직 접하지 못한 작품도 있는데 그중 계속 읽어보고 싶었지만 어려울 것 같아서 지레 포기한 [신곡]이나 [파우스트] 같은 작품에 눈길이 간다. 맛뵈기로 작품을 조금 읽고나니 전문을 읽고 싶어진다. 부담스러지 않은 짧은 내용이라 10분이면 하나의 작품과 거기에 담긴 배경지식과 의미, 교훈까지 모두 마스터할 수 있어서 우선 가볍게 고전들을 접해보며 고전에 대한 좋은 첫인상을 만들어갈 수 있을 것 같다. 각각의 고전들에는 그 작품을 소개하는 한줄평이 있어서 책의 테마와 주제를 유추할 수 있게 해준다. 그런 것을 중심으로 책을 읽으면 좋을 것 같다.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의 서평으로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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