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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문학 읽어보셨나요? ㅣ 만화로 읽는 세계문학 1
솔다드 브라비 그림, 파스칼 프레이 글, 최내경 옮김 / 큐리어스(Qrious) / 2021년 2월
평점 :

세계문학은 어릴 때 읽던 소년소녀문학전집 같은 아동용 책을 읽은 것이 전부라고 할 정도로 문학작품은 많이 읽지 않았다. 기껏 읽은 것이라곤 교과서에 나오는 작품이나 대입논술에 도움이 되는 작품이라며 학생들의 필독서라고 추천되는 몇몇 작품들을 읽었을 뿐 문학작품은 많이 읽지 않았다. 고등학교 때까지는 한가하게 문학작품을 읽을 시간도 없었고, 대학을 가서도 전공서적이나 어학서적 이외에 문학작품을 읽는 것은 실용적이지 못하다고 생각한 탓인지 문학작품들을 가까이 하지 않았다. 기껏 하루키나 베르베르, 마이클 크라이튼 같은 당시 핫한 작가의 소설을 읽었을 뿐이다.
그런데 예전에는 크게 관심이 없던 고전 문학들에 새삼스럽게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문학작품을 소개하는 방송 등을 통해 그 작품에 흥미를 느끼게 되는 경우도 있고, 영화와 같은 다른 대중문화에서 고전문학이 인용되거나, 문학작품으로 대중문화 작품 속에 숨어있는 함의를 상징으로 읽어내려는 시도를 하게 될 경우에도 세계문학에 대해 더 많이 알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또 최근에는 문학작품을 인문학적으로 풀이하며 다양한 의미와 지식을 전달하려는 강의도 많은데 그런 강의를 듣고 나면 해당 작품을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책 제목은 수없이 들어봤을 만큼 유명하지만 정작 책을 읽은 적은 없거나, 책을 원작으로 해서 만들어진 영화 등의 2차 콘텐츠의 형태로만 접해서 원작의 내용이 어떤지 알고 싶은 작품 등 책의 내용이 궁금해서 읽어보고 싶은 문학작품도 많지만 그런 작품들은 하나같이 내용이 길고 방대하며, 지루하거나 가독성이 떨어지는 경우도 많아서 마음 먹고 책을 읽으려했다가도 금새 포기하게 되는 일이 많다. 또는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장르(가령 로맨스)라는 이유로 읽어보고는 싶지만 손이 잘 가지 않는 경우도 있다. 그렇게 이런 저런 이유로 위대한 작가의 명작들과 인연이 닿지 못하고 늘 책을 읽으려 하다가도 결국 미수에 그치고 말아서 아쉬움이 있었다.
[세계문학 읽어보셨나요?]는 17세기부터 20세기까지 20명의 위대한 작가들의 작품들을 16컷의 만화로 압축 요약하여 스토리라인을 들려준다. 책 한권을 16컷으로 짧게 줄여놔서 원작의 감성을 디테일하게 느낄 수는 없지만 나처럼 책을 읽고 싶지만 끝까지 읽기 힘든 사람에겐 책을 간략하게나마 살펴볼 수 있어서 작품에 대해 알 수 있게 해주고, 작품의 가이드 역할도 한다. 아직 책을 읽어보지 못한 사람은 책의 메인 스토리를 간략하게 파악하고, 전체적인 맥락을 잡을 수 있어서 책을 다 읽지 않아도 읽은 것처럼 교양을 쌓을 수 있고, 오래전에 책을 읽어서 그 내용이 가물가물한 사람은 이를 통해 다시 기억을 되짚어볼 수 있게 도와준다. 실제로 위대한 개츠비는 두 번이나 읽었었는데 너무 오래되서 내용이 하나도 생각이 안 났는데 이 책을 통해 메인 스토리를 떠올릴 수 있었다.
20편이나 되는 작품을 소개하고 있지만 16컷의 짧은 만화로 되어 있어서 가볍게 읽을 수 있고, 기승전결의 확실한 스토리라인을 따라가면서도 복잡하지 않아서 부담없이 접할 수 있다. 작가에 대한 간략한 소개와 작품에 대한 아카이브도 담겨 있어서 작품을 둘러싼 아는 척 지식을 폭넓게 쌓을 수도 있다. 이 책에 나오는 내용만 읽고 책 한 권 다 읽었다고 끝내지 말고, 이걸 맛뵈기로 해서 관심이 가는 작품이 있다면 제대로 오리지널에 도전해보는 기회로 삼으면 좋을 것 같다. 카프카의 변신은 그동안 몇 번이나 도전해보려 했지만 이상하게 그 때마다 몇 장 읽지 못하고 책을 덮었는데 이렇게 읽어보니 그다지 어렵거나 복잡하게 느껴지지 않고, 더 자세한 내용이 궁금해서 원작을 찾아서 읽어봐야겠단 생각이 든다.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의 서평으로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