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사를 뒤바꾼 가짜뉴스 - 거짓으로 대중을 현혹시킨 36가지 이야기
미야자키 마사카츠 지음, 장하나 옮김 / 매일경제신문사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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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에는 수많은 거짓과 가짜 뉴스가 넘쳐난다. 정보화 사회가 되고 온라인을 통해 수많은 정보를 접할 수 있는 요즘같은 시대에도 가짜 뉴스는 판친다. 오히려 정보의 홍수 속에 가짜 뉴스가 홍수처럼 밀려온다. 그 많은 정보 중에서 진위를 판별하여 진짜 가짜를 구분하는 시각과 중립적 가치관을 가지는 것이 필요하다. 지금 한국에서도 수없이 많은 가짜뉴스, 찌라시가 부분별하게 퍼지고 있는데 유튜브나 카톡 단톡방, 인터넷 댓글 같은 소규모 개인전파는 물론이고 심지어 종교인이나 기성언론매체들이 대놓고 가짜뉴스를 퍼트리며 선동질을 하고 있다. 이들이 이렇게 가짜뉴스를 퍼트리는 이유는 매우 자명하다.


가짜 뉴스를 퍼트리는 목적의 대부분은 정치적 의도이거나 어떤 특정한 집단이나 개인의 이익을 위해서이다. 가짜 뉴스를 퍼트리거나 진실을 왜곡하고, 진실과 거짓을 뒤섞고 사실관계를 뒤바꿔버림으로써 상대에게 해를 가하거나 자신에게 유리하고 이익이 돌아오도록 판을 짠다. 또 불안과 공포가 가짜 뉴스를 만들어내기도 하고, 정확한 정보가 제공되지 않을 때에도 가짜 뉴스는 싹을 틔운다. 제대로 된 진실이 알려진다면 가짜 뉴스가 퍼질 이유가 없다. 그래서 누군가가 의도적으로 진실을 숨기고, 사실을 은폐하면 그 자리를 가짜가 대신하게 된다. 저자는 독재자와 반체제 포퓰리스트들이 대중의 마음을 얻어 권력과 돈을 차지하기 위해 가짜뉴스를 퍼트린다고 말한다.


악의적 의도를 가지고 퍼트린 루머, 가짜뉴스는 때론 그 영향력이 거대해져서 역사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키기도 한다. 일례로 일본 관동 지진 때 조선인들이 우물에 독을 탔다는 루머가 돌면서 많은 조선인이 학살 당했고 아직도 이것을 사실로 믿는 사람이 많다. 또 작년에는 독감백신을 맞고 사망했다는 악의적인 가짜뉴스가 돌면서 백신접종률이 예년보다 낮아졌고, 코로나와 관련된 가짜뉴스는 수도 없이 많이 퍼졌다. 이렇게 가짜뉴스는 개인의 생각과 행동에 개입하여 사회적으로도 크고 작은 영향을 미치게 만들며, 굵직한 역사적 사건에까지 가짜뉴스가 세계사를 뒤흔드는 결과를 가져오기도 한다.


5,000년의 세계사 속에서 수많은 독재자와 반체제 포퓰리스트는 '가짜뉴스'를 이용해 다양한 정보를 조작하고 대중을 선동함으로써 세상을 움직여 왔다. [세계사를 뒤바꾼 가짜뉴스]는 세계사를 돌아보며 가짜뉴스가 역사적으로 영향을 미친 사건들에 대해 알아본다. 일본에서는 가짜뉴스를 '데마(Dema)'라고도 부르는데 이는 고대 아테네 대중정치에서 나온 말로 대중정치인을 뜻하는 데마고고스(Demagogos)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당시 대중정치인들은 귀족층에 맞서 연설과 가짜뉴스로 대중을 끌여들여 대중의 이익을 대변했다고 한다. 말하자면 가짜뉴스의 첫시작은 선의에서 탄생한 것인 셈이다. 물론 현재에도 가짜뉴스를 퍼트리는 이들은 선의라고 주장하므로 그것만으로 지금의 가짜뉴스를 두둔할 수는 없을 것 같다.


북베트남 통킹만에서 미 해군은 북베트남 해군을 향해 선제공격하고 북베트남은 반격했다. 자신들의 도발로 촉발된 교전을 북베트남의 도발이라 뒤집어 씌워 베트남전에 참전할 명분으로 만들어버렸다. 미국발 대공항의 영향과 전후 보상으로 독일의 경제는 크게 흔들렸다. 당시 독일인은 큰 좌절감에 빠져있었는데 이때 히틀러가 등장하여 강한 독일을 키치로 큰 지지를 얻는다. 마치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슬로건으로 대통령에 당선된 트럼프를 연상시키는데 암튼 히틀러가 집권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국회의사당에 화재가 발생한다. 공산당원이 범인으로 지목되었고, 직전까지 권력을 쥐고 있던 공산당은 거의 해체수준에 이르고 히틀러는 막강한 권력을 얻게 되었다. 하지만 이것은 공산당을 숙청하려는 히틀러의 자작극임이 밝혀졌다. 이후에도 히틀러는 괴벨스라는 천재 선동가를 동원 가짜뉴스로 대중을 선동하였다.


승자의 역사가 만들어낸 희생자가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다. 승자는 자신에게 유리하도록 역사를 조작하고 바꾸기도 한다. 때로는 자신에게 정당성을 부여하고, 자신의 행동을 합리화하며, 스스로를 미화하며 역사를 왜곡 날조한다. 그 과정에서 가짜뉴스가 퍼지기도 하는데 드라큐라는 실존인물로 지금은 흡혈귀의 대명사로 알려졌지만 실제로는 오스만 제국의 침략에 맞서 싸운 루마니아의 위대한 영웅이자 정치가로 칭송받고 있다. 또 굶주린 국민에게 '빵이 없으면 케이크를 먹으면 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진 무능함의 대명사 마리 앙투아네트 역시 사실은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한다. 사치와 향락을 일삼으며 굶주린 백성을 등한시했다는 이유로 사형을 당했지만 실은 마리 앙투아네트를 정치적으로 말살하기 위해 퍼트린 가짜뉴스에 희생당한 것이었다.


책에 소개된 가장 재미있는 가짜뉴스는 플라톤이 퍼트린 아틀란티스에 대한 소문이다. 아틀란티스는 고도의 과학문명을 가진 곳이지만 끝없이 욕망을 추구하다가 신들의 노여움을 사서 홍수와 지진으로 바다 속에 가라앉았다고 하는 전설의 도시이다. 이런 아틀란티스에 대한 소문을 플라톤이 처음 퍼트렸다는 것이다. 서양철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바로 그 플라톤이 말이다. 저자는 플라톤이 스승 소크라테스의 어이없는 죽음과 아테네의 현실에 실망한 나머지 현실을 외면한채 이상세계가 있다는 이데아론에 빠졌다고 말하지만 그보다는 아테네 사람들을 각성하기 위해 아틀란티스 이야기를 퍼트린 것이 아닐까 싶다. 아틀란티스와 같은 종말을 맞이하고 싶지 않다면 정신차리라는 말을 하고 싶었던 것이라 보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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