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비메탈 계보도 - 1970~90년대를 관통하는 헤비메탈을 추억하다
사은국 지음 / 도서출판 11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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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헤비메탈은 소수의 매니악한 사람들의 위한 장르이다.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헤비메탈을 즐기는 수요가 많은 것 같은데 인구수에 대비하여 한국보다 많은건지, 장르 자체가 인기있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한국에서는 헤비메탈을 즐기는 사람이 적은 비인기 장르이다. 나도 헤비메탈을 열광적으로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 예전에 헤비메탈을 좋아하는 친구의 영향으로 몇몇 유명한 곡을 들었을 뿐이지만 그런 것에 비하면 아는 곡들이 좀 된다. 90년대에는 라디오를 틀면 의외로 헤비메탈 밴드의 곡을 들을 수가 있었고, 또 헤비메탈은 서구권에서는 큰 영향력을 가진 문화로 자리잡고 있어서 영화나 게임 등에서 메탈음악을 심심치않게 들을 수 있었기 때문에 영화나 다른 매체를 통해 메탈 음악을 많이 알게 되었다. 그래서 내가 좋아하는 메탈 음악들은 주로 영화 등에 삽입된 곡들이 많다.


건즈 앤 로지스 You Could Be Mine, AC/DC Highway to Hell, Shoot To Thrill, 메가데스 Angry Again, 지미 헨드릭스 All Along the Watchtower 같은 곡들은 영화를 통해 알게 된 곡이고 메탈리카 Enter Sandman, Orion, 딥 퍼플 Smoke On The Water, 레드 제플린 Stairway To Heaven, Immigrant Song, AC/DC - Back In Black, 너바나 Smells Like Teen Spirit 같은 곡들은 너무나 유명해서 영화에서 뿐만 아니라 미드나 애니, 심지어 한국의 방송이나 영화에서도 심심치않게 사용되어 아주 익숙하다. 특히 8~90년대 문화를 접하다보면 메탈 음악을 많이 만날 수 있어서 메탈을 아주 좋아하지 않는 사람도 당시 영화나 방송 등 주류 문화를 많이 접했다면 의외로 이런 곡들을 많이 들어봤을텐데 어디서 들었는지는 모르지만 할튼 어디선가 들어본 곡들이 많다.


하지만 그렇게 미디어에 삽입되어 강한 임팩트를 준 곡들로만 듣다보니 이 장르의 탄생과 계보에 대해서도 모르고, 정작 중요한 곡임에도 알지 못한다거나 장르적 이해도 없이 그저 아주 시야가 좁게 몇몇 곡만을 즐기고 있는 실정이다. 물론 음악이라는 것은 듣고 즐거우면 됐지 굳이 공부 씩이나 하며 들어야하는 것은 아니지만 아는만큼 즐길 수 있고, 그 과정에서 몰랐던 곡들을 알 수도 있고 이 장르를 더욱 좋아하게 될 수도 있으니 흥미를 가질 때 헤비메탈의 계보를 공부해보고 싶었다.


헤비메탈은 70년대에 태동하여 80년대에 최전성기를 누리는데 90년대까지 그 인기가 지속된다. 지금이야 알다시피 Kpop이나 아이돌 음아이 주류가 되어 헤비메탈은 과거와 같은 인기가 없지만 어쨌건 이 책에서는 헤비메탈이 탄생하여 전성기를 구가하던 7~90년대 까지 30년 동안의 추억의 시간을 거슬러가며 헤비메탈의 역사를 돌아보며 장르의 설명, 주목해야 할 밴드와 대표음반, 필견의 곡 까지 알려준다. 이쪽 장르를 좋아한 사람이라면 익숙한 밴드명과 곡명을 보고 그들의 멜로디가 머리 속에 떠오르며 다시 한번 피가 끓어 오를 것이고, 헤비메탈에 처음 입문하는 사람이라면 장르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밴드의 계보를 머리 속으로 그려볼 수 있게 될 것이다.


우선 헤비메탈이라고 하면 가죽 바지에 긴머리를 늘어트리고, 강한 일렉 기타를 때려가며 부모 제삿날 목놓아 울듯이 고래고래 소리치는 것만을 생각했는데 헤비메탈이란 장르는 생각보다 베리에이션이 넓었다. 헤비메탈은 메탈의 전신인 하드락에서 탄생한 장르로 70년대 즈음에 탄생했다고 하는데 정확히 어떤 한 곡, 한 뮤지션이 헤비메탈의 시작이라고 규정하기보단 그 무렵의 주류였던 하드락이 점점 강해지다가 헤비메탈이라는 하나의 장르가 되었다는 식으로 이해하면 되겠다. 헤비메탈이란 용어는 스테판울프의 Born To Be Wild란 곡의 heavy metal thunder라는 가사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79년 AC/DC는 Highway to Hell로 상업적 성공과 함께 세계적 명성을 얻게 되지만 80년 2월에 리드 보컬의 갑작스러운 사망으로 팀 해체 위기 까지 가게 된다. 그러나 새 보컬을 영입하고 천신만고 끝에 녹음한 Back In Black이 대박이 터지면서 이 곡은 그야말로 헤비메탈의 전성기를 알리게 된다. 솔직히 음악만 들었을 때는 다 똑같이 목소리가 찢어질듯해서 같은 사람인 줄 알았는데.. 어쨌건 AC/DC를 시작으로 점점 인기를 더해가는 헤비메탈은 메탈리카를 중심으로 정점을 찍는다. 물론 초기 빅3 였던 블랙 사바스, 레드 제플린, 딥 퍼플이 활동한 70년대도 이미 전성기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우리가 헤비메탈이라고 하면 떠올리게 되는 강렬하고, 공격적이고, 하드코어한 멜로디와 이미지가 가득 담긴 스래쉬 메탈이 인기를 끈 80년대, 그 중에서도 메탈리카가 헤비메탈의 정점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후 90년대가 되자 헤비메탈은 너바나라는 신예 밴드가 던진 시애틀 그런지, 얼터너티브 록의 핵폭탄에 의해 기세가 꺾여버리고 더 이상 예전과 같은 영광은 찾지 못하게 되었다.


지금까지는 헤비메탈이라고 하면 특유의 이미지 때문에 스래쉬 메탈만을 떠올렸는데 의외로 헤비메탈도 베리에이션이 굉장히 넓어서 그 속에서도 다양한 하위장르가 존재하고, 시대에 따라 계속 유행이 변화해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밴드들도 마냥 하드코어한 곡들만 부른게 아니라 유행에 따라 약간은 얼터너티브한 곡을 부르기도 하는 등 다양한 음악적 시도를 하고 있었다. 30년이란 적지 않은 시간을 달려온 장르라서 한 가닥 하는 밴드도 많고, 하위 장르도 많아서 이 쪽 역사를 잘 모르는 사람이라면 이 장르를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는데 책에서는 시대별/하위장르별로 계보를 잘 구분해놓아서 메탈의 역사가 한 눈에 들어오고, 장르를 잘 이해할 수 있게 도와준다. 헤비메탈을 좋아하거나 관심이 있다면 추천할만하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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