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의 본질 EBS CLASS ⓔ
구대회 지음 / EBS BOOKS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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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를 좋아해서 항상 입에 달고 살지만 정작 커피에 대해 잘 아냐고 묻는다면 그렇다고 자신있게 대답하기 어렵다. 오래 전에 다니던 회사에서 카페를 오픈하게 되어 오픈팀으로 일하며 카페 일을 하기도 했었지만 그 때도 커피에 대해 따로 공부를 한 것도 아니고 커피나 원두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한채 그저 기술적으로 커피머신을 만지는 것만 배워서 카페를 잠시 운영했었다. 그 시절을 돌아보니 커피에 대해 아는 것도 없이 그저 커피머신으로 커피를 뽑는 사람은 바리스타라고 말하기도 어렵고, 사실상 커피 만드는 노동자에 불과하다고 느껴진다. 원두 커피를 마시기 위해 괜히 핸드드립 도구까지 갖춰놓았지만 사실 장비만 있다고 맛있는 커피를 만들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최근에는 커피에도 유행이 있고, 온갖 혼종, 혼합커피가 난립하는데 커피의 본질은 그것이 아니다. 일부 바리스타들은 커피의 가장 기본이 되는 에스프레소에 대한 이해도 부족하다고 저자는 말한다. 이런 지독한 혼종은 커피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사람들의 실패작 혹은 실력부족으로 만들어진 것이라는 주장이다. 그리고 난 이 말에 120% 동의한다. 앞서도 말했지만 말이 바리스타지 솔직히 커피메이커로 커피 추출하여 아메리카노를 만드는 기술자에 불과하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어차피 커피는 기호식품인데 뭐가 됐건 그냥 가볍게 마시면 그만이지 뭐가 그리 심각하냐고 말할수도 있지만 커피를 잘 이해하고, 커피의 본질을 안다면 더욱 맛있는 커피를 즐길 수 있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커피를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는 생두, 원두, 추출, 메뉴에 대해 알아야 하고 이 정도가 커피의 기본이라고 할 수 있겠다. 책도 이 네가지를 주제로 하여 구성되어져 있다. 보통 커피를 만든다고 하면 그라인더로 원두를 갈고, 드립 주전자로 물을 붓는 기술적인 이미지를 먼저 떠올린다. 하지만 정작 커피의 맛은 생두가 90%이상 결정된다고 할 정도로 생두가 커피 맛을 좌우한다. 고로 커피를 알기 위해서는 반드시 생두에 대해 알아야만 한다. 하지만 일반 유저들은 생두를 그다지 신경쓰지 않는다. 보통은 볶아 놓은 원두를 사서 쓰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물론 집에서 생두를 볶는게 쉬운 일은 아니라서 원두를 구매하여 사용하는 것이 합리적일 수도 있지만 적어도 커피가 어떤 환경에서 자라고, 어떤 방법으로 수확, 가공되는지 등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알아두는 것이 좋고 또 커피의 품종과 특징 같은 것을 알고 있다면 자신의 취향에 맛는 커피를 찾는데도 도움이 될 것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커피를 볶는 로스팅을 직접하는 사람도 많아지는 추세라고 한다. 생두를 어떻게 가공하느냐에 따라 커피 맛이 달라지기 때문인데 생두를 제배하는 것에는 개입하지 못하지만 로스팅이나 블렌딩은 자신이 어떤 식으로 하느냐에 따라 맛이 천양지차가 될 수 있다. 그래서 생두처럼 단순한 이해나 이론의 영역이 아니라 여기서부터는 실기의 단계라고 할 수도 있겠다. 고기도 굽는 정도에 따라 맛과 식감이 달라지듯이 원두도 로스팅 단계에 따라 커피 풍미가 달라지므로 이 과정에서 자신의 취향에 맞는 커피를 만들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생두를 볶을 때의 물리적, 화학적 변화에 대해 알아야 한다. 불의 세기는 물론이고 그날의 날씨, 습도도 로스팅에 영향을 주고, 생두가 고산지대에서 자랐는지, 저지대에서 자랐는지에 따라서도 로스팅 과정이 달라지므로 고려할 것이 많다.


그리고 원두에 대해 잘 알면 실제로 카페에서 커피를 주문할 때도 케냐, 자메이카, 에티오피아 등 자신의 취향에 맞는 맛과 향의 커피를 주문할 수도 있다. 단일 품종으로만 만든 싱글 오리진은 맛에서 차별화를 나타내기도 하고 괜히 있어보여서 잘난척 하기에 좋다. 나 역시 커피에 대해서는 개뿔도 모르면서 항상 케냐AA가 내 입에 잘 맞다고 떠벌리고 다닌다. 그런데 정말 그게 내 입맛에는 잘 맞는 것은 사실이다. 쨌건 한 종류의 원두로 에스프레소를 추출하는 것은 맛과 차별화적인 측면에서는 좋지만 숙련이 필요하고, 그라인더도 전용으로만 써야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로스팅에서도 기술이 필요하지만 추출에서는 본격적으로 기술이 들어간다. 잘 볶은 커피를 맛있게 우려내는 기술. 원두의 양과 분쇄정도, 물의 양과 온도, 압력, 시간 등 고려해야 할 것이 매우 많다. 여러 요소에 따라 커피 맛이 좌우되는데 심지어 지역에 따라서는 연수기나 정수기 물을 사용하지 않으면 맛이 미묘하게 달라지는 경우도 있다니 커피 한잔 맛있게 만드는 게 보통 어렵고 번거로운 것이 아니다. 드립을 할 때도 그냥 아무렇게나 물을 부으면 되지 꼭 그렇게 물줄기를 끊으면 안되고, 나선형이나 점 드립 등의 방식으로 해야하는 건지 그렇게 하지 않으면 커피 맛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지 정말 궁금하다. 제대로 배워서 한번 실험해보고 싶다. 저런 베이직한 방식으로 만든 커피와 그냥 만든 커피 맛의 차이는 얼마나 될까? 일반 커피 유저가 그 맛을 구별해낼 수나 있을까?


기본적으로 저렇게 드립으로 커피원액을 추출하면 에스프레소가 된다. 다양한 커피의 베이스가 되는 기본형이다. 여기에 물을 과다 혼합하면 아메리카인들은 극혐하는 아메리카노가 되고, 우유를 넣으면 라떼가 되는 식이다. 커피의 종류는 많은데 그 차이를 정확히 아는 사람은 많이 없을 것이다. 나라마다 부르는 이름이 다른 것도 있고, 솔직히 자꾸만 새로운 메뉴가 출시되다보니 커피 종류나 레시피를 전부 자세히 알기는 어렵다. 메뉴의 의미나 그걸 어떻게 만드는지 몰라도 커피를 즐기는데는 아무 문제 없지만 그에 대한 지식이 있다면 더욱 커피를 맛있게 즐길 수 있을테니 꼭 그걸 만들어서 마시지는 않더라도 상식으로 알아두면 좋을 것 같다.


책은 앞서 소개한 생두, 원두, 추출, 메뉴라는 제대로 된 커피를 만들기 위한 베이직한 과정을 알려주는 것에 머무르지 않고, 커피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커피나무 한 그루에서 몇 잔의 커피가 나올지, 공정무역 커피는 정말 공정한지, 디카페인 커피는 어떻게 만드는지 같은 몰라도 커피를 즐기는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지만 상식으로 알아두면 좋을 커피에 대한 많은 정보를 담고 있다. 물론 내 입맛에 맞는 커피를 고를 수 있게 여러 품종과 맛 등도 소개하고 있어서 책만 읽으면 커피에 대한 지식과 나만의 커피를 모두 취할 수 있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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