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은 나도 철학이 알고 싶었어 - 누구나 궁금한 일상 속 의문을 철학으로 풀다
이언 올라소프 지음, 이애리 옮김 / 애플북스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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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은 어렵고 난해한 학문이다. 우리가 이렇게나 어려운 철학에 관심을 가지고 공부하는 이유는 그 속에서 삶의 지혜와 세상을 정확하게 읽어내는 통찰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인간관계나 직장에서의 문제 같은 우리가 살아가면서 만나게 되는 현실적인 문제에 대한 답을 얻거나, 나는 누구이고 무엇을 위해 살아가야 하는가 같은 다소 근원적인 질문에까지 철학을 통해 답을 얻고자 한다. 꼭 우리가 마주하는 많은 문제들에 대한 답을 구하고 싶은 마음이 아니더라도 철학을 공부하고, 철학자들의 지혜와 혜안을 배우면 비판적이고 논리적인 사고를 키우게 되고 세상을 보는 시각도 넓어질거란 기대를 하게 된다. 이게 철학을 배우는 이유가 아닐까 한다.


하지만 막상 철학을 공부하게 되면 이론적이고 학문적인 개념정리나 철학사상에 대한 정의 같은 것에 치우치는 것이 대부분이라 거기서 삶의 지혜나 혜안을 배우는 것은 요원하고, 철학은 삶과 동떨어진 것으로만 느껴져서 철학에 흥미를 읽고 멀리하게 된다. 하지만 철학에 대한 필요성과 철학을 알고 싶은 욕구는 이상하게 사라지지 않는다. 이 책에서는 철학의 이론과 정의, 개념을 거세하고 철학적 개념과 사고를 우리 현실의 문제들에 적용하여 여러가지 문제에 대한 답을 철학적으로 생각해보며 우리가 철학을 통해 얻고자 기대했던 철학의 효용을 잘 보여준다. 철학이라고해서 꼭 철학자의 이론적 사상과 배경을 배워야 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평범한 사람들이 무엇을 고민하고 어떤 생각을 하는지를 파악해서 그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것이야말로 철학이 해야할 일이 아닐까 한다


책에서는 철학이란 무엇인지, 신의 존재, 사후세계, 행복이란 무엇인지와 같은 누구나 한번은 생각해본 철학적 질문들과 사랑은 무엇인지, 노숙인에게 돈을 줘야 할지, 꼭 현재를 살아야 하는 건지 같은 우리의 생활 속에서 만나게 되는 질문들, 아기 히틀러를 만나면 죽여야 할지, 식물도 생각을 할 수 있는가와 같은 재미있는 논쟁거리를 철학적으로 사유해본다. 이런 질문들은 실제로 온라인 게시판 등에서도 많이 토론이 되는 주제들인데 꼭 하나의 정답이 존재하는 질문은 아닐 수도 있다. 명확한 답을 찾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것을 찾아가는 과정의 깊은 사색과 통찰이 목적인 질문들이다. 하지만 그 사고의 시간들에 철학적 사고가 더해지면 좀더 다양하고 풍성한 고찰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다양한 주제를 다루고 있는데 전부 한두장을 넘지 않을 정도로 짧다. 앞서도 말했듯이 정확한 철학적 해답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서 그 주제에 대한 저자의 의견을 서술하고나서 굳이 그 주장을 논리적으로 증명하려고 하진 않는다. 주로 자신의 의견을 개진하고, 다른 사람의 말을 인용하는 정도로 간략하게 넘어가고 반대 주장이나 대립되는 가설들을 상세히 기록하고 있진 않는다. 보통은 한 사안에 대해 엇갈리는 의견을 모두 보여주며 각각의 논리적 정당성과 모순 등을 공평하게 소개하는데 여기에선 굳이 저자 자신의 의견에 대립되는 주장이나 의견, 대안 등을 적어놓진 않았다. 책을 읽는 독자가 나름대로 그에 대해 생각해보고 독자 스스로 반론을 하건, 대안을 제시하건 해보라는 의미인 것 같다.


일단 내용이 길지가 않고, 어려운 철학 용어를 남발하지도 아니며, 복잡하게 이야기를 전개하는 것도 아니라서 그렇다보니 책이 철학책치고는 굉장히 쉽게 느껴진다. 이것이 책의 장점이자 단점일 수도 있는데 전문적인 내용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어쨌건 온갖 철학적 논리나 용어들, 철학 개념으로 사안을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서 내용이 어렵지 않아 비교적 쉽게 읽히지만 쉬운만큼 신뢰도나 무게감이 덜한 것도 사실이다. 우리가 평소 한번쯤 생각해보고 궁금해하던 사안들을 철학적으로 사유해본다는 취지에 맞으려면 어쨌건 내용이 좀 무거워지더라도 학문적이고 이론적인 내용이 더 많이 들어갔어도 좋았을 것 같다. 


물론 내용이 쉽고, 철학적 내용이 깊지는 않다고 해도 논리적이고, 개념적, 체계적으로 주제에 대해 논하고 있는 테마도 많이 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는 어떤 답이나 개인적 의견을 주장하기보다는 이런저런식으로 생각해보자고 하는 가이드를 제시하는 내용이 더 많다. 이 문제는 이런 식으로 생각해보고, 다른 사회적 이슈와 교차점을 생각해서 다른 사안으로 사고의 영역을 확장시켜 나가자거나, 어떠한 개념들을 염두에 두고 생각해보면 좋을 것 같다는 식으로 철학적으로 사고하며 그 생각의 크기를 키워가는 방법을 알려주고 있는데 그런 방식들을 적용하여 책에 나오지 않는 다른 많은 질문들에 대해서도 철학적으로 사고해보고 자신만의 철학적 가치관을 키워나갈 수 있을 것 같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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