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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으로 살고 있나요?
이종혁 지음 / 서울셀렉션 / 2020년 11월
평점 :

상식이란 그 시대를 살아가는 보편의 사회구성원들이 가지고 있거나 가져야 할 일반적인 지식과 가치관 등을 의미한다. 전문적이고 특별한 지식이 아닌 일반의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아야 하고 알아야 한다는 사실에 동의하는 개념인 것이다. 온라인 상에서는 이런 것도 상식이냐고 물어보는 글을 가끔씩 볼 수 있는데 과연 현재 우리 사회의 상식이라는 것은 누가 정했고, 보편타당한 지식의 경계는 누가 결정했는지 궁금해질 때가 있다. 요즘처럼 개인의 다양한 가치관이 존중받는 사회에서 모두가 그러하다고 똑같이 생각하는 것은 마치 전체주의적인 사고의 틀은 아닐까 생각해볼 문제다. 다양한 가치관과 판단기준이 존재하는 사회가 될수록 때로는 내가 가진 상식이 일반의 상식이 아닐 수도 있고, 나와는 맞지 않는 가치관을 상식이라는 이름으로 억지로 주입당하기도 한다.
우리는 흔히 스스로 상식에 기반하여 논리적으로 판단하고 합리적인 삶을 살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비상식적인 것에 익숙해져 있다. 상식이란 널리 퍼져있는 지식과 정보이기 때문에 옳고그름과는 상관이 없는 것들이다. 즉, 우리가 상식에 기반해서 상식적으로 행동한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반드시 옳은 일이란 의미가 아닐 수 있는 것이다. 심지어 요즘엔 미디어를 통해 비상식이 상식처럼 퍼지기도 하고, 누군가의 의도로 조작되고 가공된 상식이 만들어지기도 한다. 이런 식으로 생각하면 무엇이 상식인지, 과연 상식이라는 것이 존재하는지 조차 의심스러워진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항상 상식을 생각하고 실천해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세상이 비정상이고 비상식적이라고 말들 하는데 그럴 수록 다른 사람이 만든 상식의 기준에 따라가지 말고, 스스로 상식의 기준을 정하고, 비상식에 저항하며 상식에 맞게 실천하는 삶을 살아야만 삶의 가치를 더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상식이라는 가치 개념으로 자기 개선을 이루었을 때 상식적인 삶을 복원할 수 있다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비상식적인 세상의 가치로 만들어진 상식의 기준을 따를 것이 아니라 자신의 시각으로 상식의 바운다리를 계속 찾아내고 실천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한다.
우리 사회는 창의적인 가치라는 이름아래 끝없이 상식을 파괴할 것을 요구한다. 다른 사람과 똑같이 상식적으로 생각해서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지도 못하고, 성공하지도 못하니 상식을 파괴하라는 비상식의 일상화를 강요한다. 하지만 저자는 오히려 한발만 물러나서 상식의 눈으로 바라보면 의외로 창의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말하자면 세상이 비상식적이 되어버린 지금 상식파괴는 새로운 가치가 되지 못하고, 오히려 상식이 비상식 속에서는 새로운 가치 개념이 될 수 있다는 말인 것 같다. 그러니 상식적으로 생각하고 상식적으로 살아가자는 것이다.
책에는 의, 식, 주, 인, 생 이라는 다섯가지 테마로 우리 시대의 비상식에 상식의 질문을 던지고 있다. 우리가 매일 만나고 접하게 되는 사회와 문화 속의 비상식은 어느덧 익숙해진 탓에 그것이 이상하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데 세상에서 한발 떨어져서 상식이란 눈으로 그것을 바라보고 생각해봤을 때 우리가 가지고 추구해야 할 삶의 가치는 무엇인지 깨닫게 될 것이다. 각각의 주제들은 한장을 넘지 않는 매우 짧은 내용으로 되어 있지만 허를 찌르는 통찰이 담겨 있어서 많은 것을 생각하게 만들고, 상식과 비상식의 경계를 확인하고 내가 생각하는 상식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스스로 돌아보게 만들어준다. 그리고 책을 읽고나면 사물을 다르게 보고 생각하는 저자의 통찰과 아이디어에 감탄하게 된다.
이어폰
이어폰은 세상의 소리를 단절시키고 내가 듣고 싶은 소리만 듣게 해준다. 어린 시절부터 이어폰을 끼고 주위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데 익숙해지지 않으면 성인이 되어서는 내가 듣고 싶은 소리를 듣지 못하는 사람이 되고 만다. 어릴 때 사용하던 이어폰이 세상의 소리를 단절시켰다면 나이를 먹고나서는 보청기를 끄고도 세상의 소리를 듣지 못하게 된다. 이어폰 사용 시간이 증가하면서 난청환자도 늘어나게 되었다고 한다. 말하자면 세상의 소리를 듣지 못한다는 것은 난청으로 인해 실제로도 소리를 듣지 못하는 것과 남의 말에 귀 기울이지 않는 현상 모두를 의미하는 것이다. 그러니 아이들에게 세상의 소리를 듣는 것을 가르치자. (멋지다)
웨어러블
요즘 카페에 가보면 앞에 사람을 두고 각자 폰을 하는 장면을 굉장히 많이 목격한다. 미디어의 혁명이라 불리는 스마트 기기의 발전으로 사람들 사이의 거리를 비약적으로 좁혀줬지만 아이러니하게 소통 도구인 미디어가 혁신을 거듭할수록 우리는 과거보다 더 소통의 단절을 겪게 되었다. 물론 폰을 통해 멀리 떨어져있는 다수의 사람들과 이야기하고 소통하고 있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정작 눈 앞의 사람에게는 소홀하게 되는 현상을 가지고 왔다. 미디어에 의해 우리 생활이 지배당하면서 혁명의 목표는 사라지고 혁신이라는 이름만이 남아버린 것이다. 그러니 미디어를 내려놓거나 거기서 벗어나는 노력을 하자.
물
과거에 생수가 처음 출시되자 누가 무려 돈을 내고 물을 사서 마시겠냐고 비웃었는데 지금은 수많은 제품이 나오고 생활필수품처럼 생수병을 들고 다닌다. 요즘은 물에도 레베루가 있어서 물을 내놓은 곳의 위상에 따라 물 브랜드의 격차도 커진다. 하지만 실제 물 자체의 성분 차이는 거의 없고 전부 브랜드의 차이로 인해 생긴 격차이다. 굳이 성분 분석을 해서 미네랄 함량을 따졌을 때나 물의 차이를 느낄 수 있지 실제 마셨을 때는 둘 다 아무 맛이 없는 물맛이다. 바쁘게 움직이고 땀을 흘렸을 때 마시면 아무 물이나 다 맛있는데 게으르게 있다가 물을 마시려니 물이 맛이 없게 느껴져서 유명 브랜드로 포장된 물을 찾게 되는 것이다. 그러니 진짜 물맛을 느끼며 생활하자.
키
남자키가 180밑이면 루저라는 말이 유행한 적이 있다. 그만큼 요즘 한국사람들은 키에 굉장히 집착한다. 무언가에 대한 집착은 틈새시장을 창출한다. 사람은 집착에 빠지면 돈 쓰는데 너그러워지기 때문이란다. 그래서 어린이 키 성장에 도움이 되는 한약이나 기능성 식품에 돈을 많이 갖다바치고 있다. 어떤 제품은 실험을 해봤더니 0.2~0.3mm차이가 있었다는 결과를 홍보하며 제품을 팔아먹는 모양이다. 그런 광고를 보고도 부모들은 돈을 한보따리 가지고 가서 약을 사서 아이에게 먹이는데 부모가 키워줘야 하는 것은 키가 아니라 마음이라고 한다. 키 크는 약을 사줄 것이 아니라 함께 땀흘리며 운동을 나누는 것이 아이를 위한 진짜 영양제라고 한다. 그러니 지금 크고 있는 아이들과 함께 운동을 시작하자.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