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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캠핑 놀이 - 야외 생활을 싱그럽게 가꾸는 15가지 캠핑 놀이법 제안 ㅣ 나의 캠핑 생활 2
문나래 지음, 렐리시 그림 / 중앙books(중앙북스) / 2020년 12월
평점 :

몇 년 전부터 '나는 자연인이다' '정글의 법칙' 같은 방송이 인기를 끌었다. 도시라는 일상을 벗어나 소위 야생으로 돌아가서 경쟁이나 도시생활의 크고 작은 고민을 잊고 스트레스를 날려버리며 유유자적한 안빈낙도의 삶을 사는 자연인의 모습을 동경했기 때문인 것 같다. 하지만 실제로 자연인과 같은 생활을 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쉬운 것이 아니다. 먹고사는 문제도 있을 것이고, 아무리 자연에서의 삶이 좋다고는해도 365일 매일 그런 삶을 사는 것은 힘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일상을 영위하면서도 가끔씩 자연인이 되는 경험을 할 수 있는 캠핑이 인기를 끄는 것은 아닌가 싶다. 캠핑을 통해 잠시동안 자연인이 되어 자연과 어울리며 아무에게도 방해받지 않고 자신만의 시간을 가지거나 가족과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것 때문에 최근 들어 캠핑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이 늘어난 것 같다.
근원적인 질문이 될 수도 있겠지만 그럼 사람들은 과연 캠핑을 가서 무엇을 할까? 혹은 무엇을 하기위해 캠핑을 떠나는 것일까? 캠핑이라고 하면 모닥불을 피워놓고 해가 지는 풍경을 보며 진한 에소프레소를 마시는 어느 영화에서 본듯한 이미지들이 떠오른다. 하지만 어린왕자도 아니고 하루종일 해떨어지는 것만 보고 있을 수는 없는 것 아닌가? 과거에 친구들끼리 캠핑을 가면 말그대로 모닥불 피워놓고 기타를 치며 노래하고, 술마시고, 옆 텐트에 양파 빌린다는 명목으로 가서 헌팅을 하기도 하고.. 말 그대로 왁자지껄한 술판+놀자판이었다. 하지만 최근엔 캠핑의 분위기도 많이 바뀐 모양이다.
처음에는 아무래도 단순히 자연에 속해있다는 그 자체로도 일상을 벗어난 자유로움과 즐거움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매번 캠핑을 갈때마다 멍하니 하늘만 바라보다 밥해먹고 돌아오는 루틴이 반복되면 슬슬 지겨워지고 어느새 캠핑 장비를 창고에 처박아 놓지 않을까? 특히나 술마시는 것말고는 잘 놀줄 모르는 사람이라면 자칫 자연에서 만나게 되는 여유스러움이 지루하고 따분한 시간이 되어버릴 수도 있을 것 같다. 물론 느리고 지루하게 흐르는 시간을 즐기는 것이 캠핑의 목적이라 꼭 뭔가를 해야한다는 그런 생각이 강박일 수도 있겠지만 이왕이면 매번 똑같은 루틴에 빠지는 것보다 다양한 경험과 즐거운 체험을 한다면 캠핑의 즐거움은 배가 될 것이다.
우선 캠핑은 그 목적과 형태에 따라 종류가 굉장히 다양하다. 혼자 조용히 고독을 즐길수도 있고, 가족이나 친구와 시간을 보낼 수도 있다. 의식주의 장비를 베낭에 넣어서 떠나는 백패킹과 자동차로 즐기는 오토캠으로도 나뉘며, 목적지도 산속인지 바닷가인지 등에 따라 캠핑의 성질은 크게 달라진다. 캠핑의 놀이는 캠핑의 형태에 따라 달라진다. 혹은 놀이의 목적에 따라 캠핑이 달라질 수도 있겠다. 어떤 것을 즐기고 싶은가에 따라 캠핑의 방식과 목적지가 달라지는 것이다. 캠핑의 목적이 무엇인지, 가서 무엇을 할지, 캠핑에는 어떤 즐거움이 있는지 이 책을 통해 알아보면 좋을 것 같다.
책에는 텐트를 벗어나서 할 수 있는 놀이와 캠핑에서 즐길 수 있는 놀이로 구분하여 15가지의 캠핑 놀이를 제안하고 있다. 각자의 취향과 성향에 맞게 골라서 즐겨보고, 가끔은 자신의 취향과는 다른 것이라도 한번쯤 도전해보는 것도 캠핑의 색다른 기분과 재미를 느끼게 될 수 있을 것 같다. 텐트 밖 놀이는 걷기, 카약, 트리클라이밍, 탐조, 서핑 같은 것을 제안하는데 이런 것들은 우리가 평소 머리속으로 떠올리는 캠핑이라는 이미지와 잘 어울리는 것들이지만 영화제와 목욕은 쉽게 매치가 안되는 것들이었다. 캠핑까지 가서 굳이 영화를? 목욕은 여기서도 할 수 있는 거잖아? 처음엔 이런 느낌이 들었는데 조금만 각도를 바꾸어서 생각하니 영화제와 목욕도 캠핑과 굉장히 잘 어울릴 것 같다.
우드스톡 페스티벌이 열렸을 때 사람들은 3일동안 텐트를 치고 그 곳에서 캠핑을 하며 음악을 즐겼다. 그것처럼 음악이나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영화제가 열리는 곳에서 캠핑과 영화를 함께 즐긴다면 색다른 경험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실제로 영화제는 일주일정도 오랜 기간 열리는데 최근엔 야외 상영이나 심야 상영 같은 이벤트도 많아서 캠핑과 좋은 궁합을 이룰 것 같다. 그리고 목욕도 캠핑의 하나의 재미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지금은 많이 사라진 동네 목욕탕을 일부러 찾아가서 그곳의 정취를 즐기는 사람도 있다고 하는데 캠핑 중 그 동네 목욕탕에 들러 따뜻한 목욕으로 긴장과 캠핑의 피곤을 풀고, 온천을 즐기는 그 자체도 하나의 재미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특히 일본처럼 동네목욕탕과 온천이 발달한 곳이라면 추천할만한하다.
캠프에서의 즐길거리는 음악, 명상, 만화감상, 식물관찰, 우중캠프, 겨울나기 같은 것들을 소개한다. 이중 우중캠프와 겨울나기는 좀 웃음이 났다. 군대에 갔다온 사람은 비오는 날 야외취침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알 것이다. 그것보다 더 힘든것은 동계훈련이고 말이다. 군대에서 고생한 썰을 풀라고 하면 나오는 단골 소재가 비오는데 야외에서 텐트치고 잤다거나 영화 십 몇도의 눈내린 벌판에서 텐트치고 잤다는 것일텐데 그런 것이 캠프의 즐거움이 된다고 하니 재미있다. 그곳이 군대가 아니고 갈구는 고참놈만 없다면 캠프의 즐거움이 되고 그 극한의 고생은 나름의 낭만이 되는 것이다. 책에는 이런 즐길거리를 위해 준비해야하는 것들과 주의사항도 꼼꼼하게 적어놓았기 때문에 참고하여 캠프의 낭만을 즐기면 될 것 같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