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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캠핑 물건 - 야외 생활이 충만해지는 30가지 캠핑 물건 이야기 ㅣ 나의 캠핑 생활 1
강성구 지음, 렐리시 그림 / 중앙books(중앙북스) / 2020년 12월
평점 :

몇 년 전부터 '나는 자연인이다' '정글의 법칙' 같은 방송이 인기를 끌었다. 도시라는 일상을 벗어나 소위 야생으로 돌아가서 경쟁이나 도시생활의 크고 작은 고민을 잊고 스트레스를 날려버리며 유유자적한 안빈낙도의 삶을 사는 자연인의 모습을 동경했기 때문인 것 같다. 하지만 실제로 자연인과 같은 생활을 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쉬운 것이 아니다. 먹고사는 문제도 있을 것이고, 아무리 자연에서의 삶이 좋다고는해도 365일 매일 그런 삶을 사는 것은 힘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일상을 영위하면서도 가끔씩 자연인이 되는 경험을 할 수 있는 캠핑이 인기를 끄는 것은 아닌가 싶다. 캠핑을 통해 잠시동안 자연인이 되어 자연과 어울리며 아무에게도 방해받지 않고 자신만의 시간을 가지거나 가족과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것 때문에 최근 들어 캠핑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이 늘어난 것 같다.
저자는 캠핑이란 단순히 야외에서 먹고 잠을 자는 것이 아니라 의식주가 이동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입고, 먹고, 생활하는 모든 양식을 일상의 바깥으로 꺼내놓는 일이라는 건데 이 말대로라면 야외에서의 불편함을 줄이기 위해 일부러 제한된 생활을 하고, 도시락을 준비해서 먹거나 하는 것은 진정한 캠프가 아닌 것이다. 불편하다고 일상에서 하던 활동을 줄이거나 해야할 행위를 생략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야외에서의 불편함과 부족함 속에서 그에 맞는 스타일로 자신의 일상을 영유하는 것이 캠핑의 찐재미인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거기에 맞는 여러가지 장비들이 필요하다. 오죽하면 캠핑은 장비빨이라는 말이 있겠는가? 군대에선 야삽 하나로 모든걸 해결할 수 있다지만 제대로 된 캠핑을 즐기기 위해선 제대로 된 준비가 필요하다.
하지만 처음으로 캠핑을 계획하고 준비하는 사람이나 실제로 캠핑을 하고 있는 사람 중에도 입문자라면 캠핑이 어렵게 느껴질 수가 있다. 어떤 준비를 해야 하며 어떤 것이 꼭 필요한지 잘 모를 수도 있고, 그래서 불필요한 고가의 장비를 구입하거나 필요한 것을 준비하지 않았다가 낭패를 당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 책은 캠핑에 필요한 30가지 캠핑 장비를 소개하고 있다. 물건의 용도와 쓰임에 따라 막영구, 취사구, 운행구의 3가지로 나누어 소개하는데 막영구는 텐트를 뜻하고 의식주의 '주'에 해당된다. 취사구는 말 그대로 음식을 만드는 데 쓰이는 장비로 캠핑의 '식'을 담당하며, 운행구는 캠퍼가 보행 중 반드시 착용하거나 휴대야하는 물건으로 캠핑에서의 '의'에 해당한다. 앞서 말한대로 캠핑은 의식주가 야외로 이동하는 것이므로 의식주 세가지를 모두 신경써야 하는 것이다.
막영구는 야외에서 잠을 자고 쉴 수 있는 쉘터이다. 그렇다고 꼭 텐트만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가장 중요한 아이템은 텐트지만 그 외에도 비와 이슬을 막아주는 방수포인 타포, 침낭과 침낭커버, 매트리스, 랜턴, 테이블과 의자, 집을 만드는데 필요한 망치까지 많은 장비가 포함된다. 군대에서 훈련을 받아본 남자들이라면 꽤나 익숙할 수도 있는 장비들이다. 책에는 이들 장비들을 세세하게 소개하고 있는데 각 장비의 종류와 특징, 각각의 쓰임과 사용법 등에 대해 기록해놓았다. 그리고 자신에게 맞는 텐트 고르는 법과 설치하는 법, 관리법까지 자세히 알려준다. 가령 텐트 같은 경우 사실 텐트는 다 거기서 거기라서 아무거나 사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텐트의 종류도 많고 캠핑의 용도와 인원, 어떤 지형에서 사용할 것인지 등에 따라 텐트의 선택이 달라지므로 아무 생각없이 텐트를 고르면 안되는 것이었다. 또 텐트를 잘 관리하는 것에도 요령이 필요한데 책에 그런 내용을 잘 설명해놓고 있다.
몸을 누일 곳이 해결되었다면 다음은 먹을 것이다. 취사구라고 하면 가장 먼저 코펠이 떠오른다. 어릴 때 물놀이를 가면 텐트 쳐놓고 가스버너에 코펠로 밥을 해서 먹었는데 취사구는 코펠과 시에라컵 정도가 가장 필수품목인 것 같다. 그 외에는 수저나 멀티툴 같은 기본적인 아이템이라 특별할 것은 없는데 책에서는 스토브, 화로, 난로 같은 것도 소개하고 있었다. 조리용 화기로 사용되지만 레져나 난방 목적으로도 사용이 가능한 제품이 활용되는 것 같다. 단순히 밥만 해먹는 것이 아니라 모닥불 피워놓고 옹기종기 모여서 캠핑의 밤을 즐기거나, 요즘같은 동절기에는 온기까지 더해주는 난방용품으로서도 활용할 수 있는 아이템인 것이다.
그리고 운행구인 의복, 복장. 아마도 가장 먼저 관심을 가지면서도 가장 소홀하기 쉬운 아이템이 운행구일텐데 캠핑이건 등산이건 새로 뭘 하게 되면 우리는 가장 먼저 옷부터 산다. 일단 옷부터 사는데 실용성이나 용도는 생각지 않고 일단 알록달록한 색상의 멋지구리하게 보이는 옷을 선택한다. 옷의 기능적인 측면보다는 멋져보이고, 구리지 않는 색상을 찾는데 열중한다. 하지만 이 운행구야말로 정말 중요하다. 운행구는 산에서의 변화무쌍한 날씨에도 대비하여 추위를 막고, 비나 이슬에도 몸을 보호해주는 야외 생활의 버팀목이기 때문이다. 물론 좋은 신발도 꼭 필요하다. 언젠가 운동화를 신고 등산을 갔다가 무릎을 다친 적이 있었는데 그만큼 신발 선택도 중요하다. 배낭 역시 운행구에 있어서 빠지면 안되는 중요 아이템인데 책에는 배낭의 종류, 배낭 고르는 법, 짐싸기 요령 같은 알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요즘 핫하다는 캠핑. 한번쯤 배낭을 둘러매고 자연 속으로 뛰어들고픈 욕망이 생기는데 아무것도 모르고, 아무것도 없이 야생으로 가는 것은 위험할 수가 있다. 꼭 필요한 아이템을 잘 챙기고 사용법을 숙지한 후에야 안전한 캠핑을 즐길 수가 있다. 이 책은 캠핑에 필요한 기본적인 정보를 제공하고 있어서 초보캠퍼와 캠퍼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비싼 돈을 주고 사놓고 쓰지도 않고 창고에 넣어두는 돈지랄 장비가 아니라 캠핑의 용도와 자신의 상황에 맞는 가장 적당한 아이템을 고르고 선택할 수 있게 이 책으로 공부를 하면 좋을 것 같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