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의 것들 - 잘난 척 인문학, 2021 세종도서 교양부문 알아두면 잘난 척하기 딱 좋은 시리즈
김대웅 지음 / 노마드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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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란 지식, 신앙, 예술, 도덕, 법, 관습과 사회구성원으로서의 인간이 획득한 그밖의 능력과 습관을 포함하는 복합적인 총체라고 정의한다. 현재 우리의 문화에는 우리 시대의 시대정신과 과거로부터 이어진 문화의 역사적 의미가 복합적으로 존재하고 있다. 즉, 문화는 동시대 사람의 가치관과 그 지역 사람들의 전통의 집합체이므로 그것이 어떤 과정을 통해 오늘에 이르렀는가 하는 문화의 역사를 이해하는 것은 인류의 역사에 대한 고찰이 된다. 여러 문화적 산물 중 책에서는 인간의 의식주를 중심으로 문화적 의미를 찾아본다. 특히 의식주의 '최초'라는 부문에 집중하여 오늘날 우리가 누리고 있는 문화는 언제 어디서 시작되었고 어떤 경로로 전파되었는지 역사적 맥락을 찾아본다.


의식주는 인류의 생활과 가장 밀접하게 붙어 있는 기본적이고 중요한 문화이다. 누구나 매일 접하고 항상 마주하게 되는 생활양식이라서 의식주가 곧 인간의 삶의 모습이라고 말해도 될 것이다. 반대로 말하면 의식주에는 인간의 지식과 신앙, 예술, 법과 도덕까지 모두 녹아있다는 의미도 된다. 종교에 따라 금기시 하고 있는 음식이라던지, 술에 담긴 종교적 함의, 콜라병의 예술적 의미와 자본주의의 꽃이라 불리는 백화점과 침대가 가구가 아닌 과학이 되버린 사연 등 의식주를 종교, 과학, 법, 예술의 영역으로 해석할 수 있는 여지는 충분하다. 책은 의식주에 숨어있는 문화의 역사적 맥락을 '의, 식, 주'라는 세가지 주제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다.


순백의 웨딩드레스와 장례식의 검은 옷
지금은 결혼식 날 하얀 드레스를 입지만 고대 로마시대 때는 노란색 드레스와 노란 베일을 썼다고 한다. 베일은 신부의 웨딩드레스에 사용되기 전부터 있었는데 동양과 이슬람 사회, 로마에 이르기까지 모든 시대의 모든 나라에서 베일은 남성에 대한 여성의 순종과 종속의 의미를 가진 의상용품이었다고 한다. 이럴 때는 전세계가 하나가 되는가보다. 즉, 베일은 여성의 아름다움이나 고상함과는 관계없이 여성에게 순종을 강요하는 남성중심의 시각에서 만들어진 의상용품이었던 것이다. 하얀 웨딩드레스가 여성의 순결을 의미하는 표현었던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결혼반지는 왜 생겼을까
결혼반지는 기원전 2800년 경 이집트 왕조에서 가장 먼저 등장했는데 시작과 끝이 없는 영원을 나타내는 고리를 영원한 사랑을 맹세하는 결혼의 징표로 사용했다고 한다. 그러니까 결혼반지는 처음 시작부터 영원한 사랑이라는 지금의 의미대로 사용되었던 것이다. 결혼반지를 약지에 끼는 관습은 그리스인 의사들의이 사랑의 혈관이 약지에서 심장으로 다이렉트로 이어진다는 믿음 때문에 약지에 낀 것이라고 한다. 반면 기독교인들은 삼위일체에 대한 맹세를 하는 의식에서 약지에 반지를 끼우게 되었다는데 같은 관습이라도 각자 다르게 해석하고 의미를 부여한 것을 알 수 있다.


이슬람교가 돼지고기 섭취를 금지시킨 이유
아랍인과 유대인은 돼지고기를 금기시 한다. 이슬람교도는 좀 더 엄격해서 돼지고기가 없는 요리라도 칼이나 조리도구에 돼지고기가 닿았을까봐 일반 식당에서는 식사를 하지 않는다. 이슬람과 유대교에서 돼지고기를 금지하는 이유는 코란이나 구약성서에 돼지를 먹지 말라는 구절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율법서와 성서에 콕 찍어서 '돼지'를 먹지 말라고 한 이유는 정확히 명시되어 있지 않다고 한다. 아마도 돼지는 발정기가 빠르게 돌아와서 성욕이 강한 동물인데 그런 점이 불결하게 느껴져서 금욕적인 이슬람교나 유대교와는 어울리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추청한다. 일각에선 중동처럼 더운 지역에서는 부패하기 쉬운 돼지를 잘못 먹으면 식중독에 걸릴 위험이 크기 때문에 먹지 못하게 했다는 썰도 있다


힌두교는 왜 소를 신성시하는가
이슬람고 유대교는 돼지를 불결한 동물로 여기는데 반해 힌두교에서는 소를 청결한 동물로 여기고 신성시한다. 유목생활을 하던 아이라인에게 소는 노역의 대상이나 우유나 버터의 공급원이고, 소똥은 비료와 연로로 사용하는 자원이었다. 어느것 하나 버릴 것 없는 자신들의 생존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존재였기 떄문에 숭배의 대상이 된 것이라고 본다. 한국에서도 과거에 소는 마치 자식처럼 생각하기도 했었는데 비슷한 이미지에 기인한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다.


창문이 많으면 세금도 많이 냈다
17세기 영국에서는 창문세라는 것이 있었다고 한다. 부유층을 대상으로 하는 일종의 재산세였는데 창문의 재료인 유리가 워낙 고가였기 때문에 창문 없이 사는 집도 많을 때였다고 한다. 그래서 창문 수에 따라 세금을 부과하였고, 세금을 줄이기 위해 창문 수를 줄이거나 없애는 집도 생겨났다고 한다. 세금을 내는 대신 어둠을 택한 것이다. 세금을 피하려고 창문을 폐쇄하자 햇빛을 못 보고 습한 곳에 살다보니 우울증이 늘어났고, 각종 병균이 창궐해 전염병이 만연하게 되었단다. 이런 어이없는 정책이 무려 150년간 이어졌다니 그때나 지금이나 공무원들이 만들어내는 정책이란 탁상공론에 그치는 것이 많은 것 같다.

의식주는 우리의 일상 그 자체이므로 특별히 그것에 대해 큰 의미를 부여하거나 크게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습관적으로 행하게 된다. 그래서 매일 접하면서도 왜 이런 식으로 생활양식이 형성되고 의식주 문화로 굳어졌는지 생각을 해본 적은 별로 없다. 특히 서양에서 들어온 서양의 문화는 애초에 우리의 정서 속에서 만들어진 문화가 아니라서 그 의미는 물론 원류와 기원에 대해서 모르는 경우가 허다한데 책을 통해 우리 생활 문화에 깊숙이 녹아들어 있는 다양한 의식주 문화에 대해 살펴보며 그 속에서 역사의 의미까지 읽어낼 수 있어서 다양한 재미있는 지식을 얻을 수 있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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