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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이 현실이 되는 순간 - 시대를 앞서간 SF가 만든 과학 이야기
조엘 레비 지음, 엄성수 옮김 / 행북 / 2020년 10월
평점 :

1902년에 조르주
멜리에스의 최초의 SF영화 달세계여행이 만들어졌다. 대포를 쏘아 사람을 달로 보내는 내용이었는데 사람의 얼굴을 한 달에 포탄이 박혀있는 장면은
유명하다. 그 후로 약 70년 후 1969년에 아폴로 11호가 최초로 달에 착륙했다. 영화 빽투더퓨쳐3에서 1855년 서부로 간 브라운 박사는
교사인 클라라와 함께 쥘 베른의 소설에 대해 이야기 하는데 소설의 내용이 미래에서는 이루어졌다는 말을 한다. 실제로 쥘 베른이 19세기에 쓴
SF소설의 내용 중에는 21세기에 와서야 구현된 것들 있을 정도로 상상력과 아이디어가 대단하다.
오늘날 우리가 누리고
있는 혁신적인 기술들 대부분은 SF에서 그 기원을 찾을 수 있다. SF에는 인간의 상상력이 집약되어 있다. SF는 과학적 사실이나 이론에 근거한
것이고 애초에 SF에서 다뤄지는 그 상상력이란 것이 인간이 지향하는 기술이나, 추구하고자 하는 과학적 목표 같은 것이라서 당장은 불가능하더라도
기술적 문제가 해결되면 과거에 상상하던 것들이 실제로 이루어지는 일이 많다. 상상력은 언제나 현실을 뛰어넘고, 시대를 앞서간다. 그래서 영화나
책에서 기술이 만들어내지 못하는 것들을 상상해내고 시간이 흐르고 나면 언젠가 상상이 현실이 되는 순간이 오게 되는 것이다.
90년대에는 미래
사회는 이런 일들이 있을거고, 이런식으로 세상이 바뀌었을거라는 상상을 많이 했었다. 아이들을 위한 과학 잡지나 만화책에서 변화될 미래를 자주
실었는데 미래에 대한 상상을 할 때면 꼭 2020년을 기준으로 해서 말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20세기 때는 2020년이 굉장히 먼 미래였고,
숫자의 연속성 때문에 상징성이 있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당시 상상하던 상상이 현실이 된 것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를 비교하는 게시글도 많이
있었는데, 상당수가 그 당시에 상상하던대로 이루어졌거나 오히려 더 발전된 모습으로 현실화되었다. 그리고 이루어지지 않은 것 중엔 지금 시점에선
그 기술이 오히려 너무 낙후되었기 때문에 폐기된 것도 있었다.
이 책은 SF에서
상상하던 것들이 현실에서는 실제로 어떻게 이루어졌는지 알아보고, SF 소설, 영화, TV 시리즈에 등장한 기술과 현실 속 기술 사이에 얼마나
밀접한 관계가 있는지를 살펴본다. SF 작가와 과학자 들은 어떻게 세상에 없던 미래를 창조했는지 기술의 역사와 발전 과정도 함께 알아본다.
앞서도 말했던 조르주 멜리에스의 영화 달세계여행보다 더 이전인 1865년에 쥘베른은 지구에서 달까지라는 달 로켓 발사를 다른 SF소설을 썼다.
영화는 이 소설을 각색하여 만든 것이다. 소설이 출간된 것을 기준으로 하면 실제로 달착륙을 한건 무려 100년이나 지난 이후의 일이다. 달
탐사가 본격적으로 현실화되기 시작한건 2차대전 중 독일이 만든 V2미사일 덕분이다. 사람의 목숨을 빼앗기 위해 만든 미사일이 달착륙이라는 인간의
꿈을 실현시켜 준 것이다.
달나라 여행만큼
SF소설이나 영화에서 자주 다루어지는 것이 화성과 화성인에 대한 내용일 것이다. 화성을 주제로 한 이야기들은 SF의 하나의 하위장르로까지
자리잡았는데 보통 이야기 속에서 화성인은 항상 지구로 침략해와서 인류를 위험에 빠트리는 것으로 묘사된다. 실제로 화성에 생명체가 있는지에 대한
논의는 오래전부터 계속되었는데 화성에는 지구처럼 대기가 있어서 생명체가 살 수 있고, 심지어 지적인 생명체가 존재했을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견해
때문에 화성인에 대한 이야기는 끊임없이 이어졌다. 더불어 화성을 테라포밍하여 이주하는 내용도 화성을 다루는 SF에서 자주 나오는데 현재까지도 이
문제에 대해 논의가 계속되는 것 같다. 화성 이주는 지구의 여러가진 현실적인 문제로 인해 화성을 제2의 지구로 만들어서 이주한다는 상상인데
21세기가 되자 과거에 우려하던 문제들이 실제로 발생하면서 상상만으로 이야기하던 것들이 더욱 현실감있게 다가오고 있다.
과거에 상상하던
과학기술 중 가장 현실적으로 많이 구현된 분야는 통신, 커뮤니케이션 분야가 아닐까 한다. 미래에는 전화기를 들고다니고, 화상통화를 하게 될것으로
상상했는데 그런 기술은 이미 상용화된지 오래되었다. 당시만 해도 부피가 큰 컴퓨터를 휴대용 단말기로 만들어서 들고다닌다는 상상은 최첨단 기술을
요하는 것으로 생각했겠지만 요즘은 아이패드나 휴대폰으로 그런 것을 대신할 수 있다. 공각기동대나 매트릭스에서 보여줬던 사이버공간도 이젠
일상화되었고, 빽투더퓨쳐2에서 미래의 기술이라며 보여준 팩스는 이제는 구시대의 유물이 되어버렸을 정도이다. 조지오웰의 1984의 빅브라더도
현실로 다가왔고, 이제 남은 것은 텔레포트 정도일까? 기술은 정말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30년 전만해도 SF영화에서나 나오는 먼 미래의 일처럼
느껴졌던 것들이 하나씩 실제로 이뤄지고 있다. 우리는 미래에 살고 있는 것이다.
SF작가들은 그들의
기발한 상상력으로 미래를 그렸고, 과학자들은 그 상상을 현실로 만들었다. 상상은 현재 없는 것을 머리속으로 그림 그리는 것이므로 언제나 시대를
앞서간다. 결국 그런 상상력이라는 것들이 우리 세계가 나아갈 길을 제시하고, 사람들이 원하는 니즈를 알려주는 바로미터의 역할을 하는 것으로
생각한다. 그런 것에 응답하듯 기술은 그것을 구현하는 형태로 발전은 이루어져가고 있다. 상상이 현실에서는 어떤 모습으로 구현되었는지, 그 사이의
갭은 얼마나 있는지, 상상이 현실이 되는 과정을 살펴보는 즐거움이 있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