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83가지 새 이야기
가와카미 가즈토.미카미 가쓰라.가와시마 다카요시 지음, 서수지 옮김, 마쓰다 유카 만화 / 사람과나무사이 / 2020년 10월
평점 :
절판


 

요즘은 도심에서 새를 찾아보기란 힘들다. 어딜가나 흔하게 발에 치이는 비둘기나 왜가리, 가끔 참새와 요즘 부쩍 늘어난 까마귀 정도를 제외하면 도시에서 새를 본 기억이 잘 없다. 예전에는 가끔 목겨되던 제비나 V자로 열을 맞춰 하늘을 날아가는 기러기조차 최근엔 보기 힘들다. 컴퓨터에 새폴더를 만들 때나 새 이름을 들어보지 평소엔 새 이름을 볼 일도 없다. 새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은 흔히 새대가리라는 말에서도 알 수 있듯이 그다지 영리하지 못한 하찮은 동물쯤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실제 새들은 굉장히 영리하고 영악하기 까지 하다고 한다. 새를 많이 접해보지 못했으니 새에 대해 모르는 것도 어쩌면 당연할 것이다.


이 책에는 우리가 몰랐던 기상천외한 83가지의 새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책에서 다루고 있는 내용들은 평소 새를 보며 궁금해하던 (하지만 굳이 찾아보진 않았던) 것들에 대한 것이나, 전혀 모르고 있던 의외의 새의 습성 등을 배울 수 있다. 이런 내용들은 우리가 새에게 가지고 있던 선입견을 깨고, 새에 대해 알 수 있는 재미있는 상식을 얻을 수 있게 해준다. 총 4장으로 되어 있는데 각각의 챕터의 구분은 뭔지 모르겠다. 나름대로 어떤 주제에 따라 구분을 해놓았을텐데 그게 뭔지는 모르겠다. 전체적으로는 새에 대한 토막상식 같은 느낌으로 쭉 나열되어 있어서 가볍게 읽을 수 있고, 모든 내용은 한장으로 되어있는데 왼편에는 소개하고 있는 새에 대한 4컷 만화가, 오른쪽에는 본 내용이 적혀 있다.


비둘기가 목을 까닥거리듯 걷게 된 까닭
공원에 가면 비둘기가 엄청나게 돌아다니는데 항상 대가리를 까딱거리면서 걷는다. 그걸 보며 왜 저러는지 궁금했었는데 비둘기의 눈은 앞이 아닌 옆에 붙어 있기 때문에 앞으로 걸으면서 주위를 보면 당연히 풍경이 흔들리게 된다. 그런 상태에서는 먹이를 찾기가 어렵기 때문에 목을 쭉 빼서 대가리를 고정하고 몸을 당기는 식으로 걷는데 적어도 대가리가 고정되고 몸이 앞으로 나오는 시간 만큼은 시야기 흔들리지 않아서 주위를 잘 살필 수가 있는 것이라고 한다.


‘시체처리반’ 까마귀가 지구를 살린다
영화를 보면 전쟁이나 큰 재난이 발생하고 나면 꼭 까마귀가 나와서 시체를 쪼아먹는 장면이 나온다. 시체를 먹는다는 것 때문에 까마귀가 불길한 새로 인식되는 것 같은데 실제로는 까마귀가 썩은 고기를 먹어서 빠르게 분해시켜주기 때문에 사체처리가 빨리 되고, 자원이 효율적으로 자연으로 환원된다고 한다. 까마귀가 없다면 주위에 썩은 사체가 널려있고, 역병이 유행하며, 비위생적인  환경이 만들어질거라니 시체를 먹는 까마귀의 습성이 지구를 쾌적하게 만들어주는 것이다.


무서운 속도로 나무를 쪼는 딱따구리는 뇌 손상이 두렵지 않을까?
딱따구리 만화가 있었는데 빠른 속도로 부리로 나무를 쪼아서 구멍을 뚫는 것을 재미있게 표현했었다. 그런데 우리가 손으로 나무에 충격을 가면 그 충경이 그대로 손에 전달되어 통증이 온다. 손도 이런데 얼굴로 나무를 찧으면 골이 울리고, 바로 뇌손상이 올 것이다. 그런데 딱따구리는 어떻게 괜찮은 것일까? 딱따구리가 나무를 뚫을 때의 충격은 교통사고와 맞먹는 수준이라는데 과거에는 여러가지 이유로 뇌손상을 입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딱따구리도 뇌손상을 입는다고 한다. 그럼에도 먹고 살려고 나무를 쪼는 것이다. 먹고 사는게 이렇게 힘들다.


때까치는 왜 잡은 먹이를 뾰족한 곳에 꿰어 널어둘까?
어떤 일본 추리드라마에서 범인이 때까치가 먹이를 나뭇가지에 꽂아두는 습성을 본딴 트릭을 이용하는 것을 봤었는데 그 때 때까치의 습성을 처음 알았다. 때까치는 왜 먹이를 나무에 꿰어서 널어두는 것일까? 먹이를 꽂아둔채 먹지 않고 그대로 말라버린 꼬치도 있는 것은 나중에 먹기 위해서 꽂아뒀다가 잊어버린거라고 설명하던데 영역 과시를 위해 꽂아놓는 거라는 설이 있다고 한다. 그런데 베짱이를 꼬치에 꿰어두면 독이 사라진다고 하는데 때까치가 그런 해독작용을 인식하고 꼬치에 꽂아둔거라면 정말 영리한 것이라 하겠지만 아직까지 정확하게 규명되지는 않았다고 한다.


제비는 왜 인가에 둥지 짓기를 좋아할까?
제비가 흥부네 집에 둥지를 틀고 살다가 떨어져서 다리를 부러트리자 흥부가 다리를 고쳐주는데 이렇게 의료진을 부르기가 용이해서 인가에 둥지를 튼 것일까? 웃기는 말처럼 들리지만 이게 아주 틀린 말은 아닌 듯 싶다. 제비가 인가에 둥지를 지으면 제비의 천적인 매나 담비 같은 짐승들의 접근을 막을 수 있다. 매나 담비는 인간 때문에 함부러 접근하지 못하는 것이다. 제비는 농작물에 피해를 주는 해충을 잡아 먹기 때문에 인간들 입장에선 제비가 고마운 존재다. 즉, 인간과 제비는 서로 윈윈하는 사이인 것이다.


참새가 무서운 참매 둥지 아래에 둥지를 짓는 이유
제비는 인가에 둥지를 트는데 참새는 참새의 천적인 참매 둥지 아래에 둥지를 만든다고 한다. 도시에서는 참매를 보기 어려우니 다른 곳에 둥지를 틀겠지만 야생에서는 그러는가 보다. 그럼 왜 참새는 천적의 둥지 아래에 자신의 둥지를 만드는 것일까? 참매는 상위 포식자라서 참매 둥지 아래에 집을 지으면 참새의 다름 천적의 접근을 막을 수 있다. 그리고 등잔밑이 어둡다고 참매는 자신의 둥지 아래에 있는 참새를 발견하지 못하기 때문에 전략적인 위치선택인 셈이다. 단, 층간소음에는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 같다.


원앙새 수컷은 조류계 최고의 바람둥이라는데?
부부 사이가 좋은 것을 원앙 같다고 표현을 하기도 하고 그래서 전통 혼례 때 나무로 만든 원앙 인형을 테이블에 올려둔다고 말하기도 하는데 (사실 그것은 원앙이 아니라 기러기지만) 그럼 왜 원앙이 부부 사이가 좋은 것을 상징하는 것이 되었나 하면 실제로 원앙은 금슬이 아주 좋기 때문이다. 그런데 금슬이 좋은 것은 번식기간 동안만이고, 산란이 끝나고 나면 알을 보살피는 것은 전적으로 암컷의 몫이고 수컷은 다른 상대를 찾기 위해 떠나가버린다고 한다. 일부일처는 인간세계에서의 가치관일 뿐이지 자연계에서는 종족 번식을 위한 자연스러운 행위이다. 어쨌건 님이라는 글자에 점하나만 찍으면 남이 되듯 번식기에는 금슬이 매우 좋지만 바로 다른 짝을 찾아서 떠나는 원앙은 인간사회의 시점에선 난봉꾼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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