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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 리스타트 - 생각이 열리고 입이 트이는
박영규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0년 8월
평점 :

저자는 인문학 공부를 새롭게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리스타트의 의미는 과연 무엇일까? 지금까지의 인문학 강의가 잘못되었으니 옳은 방향으로 다시 시작해야한다는 의미일까 아니면 인문학이라는 것이 너무 어렵다보니 책을 들었다가도 중도에 포기하는 사람이 많았으니 그들에게 쉬운 내용으로 다시 시작하자고 말하는 것일까. 결과론적으로 리스타트에는 두 가지 의미가 모두 포함되어 있다고 보여진다.
우선 이것을 이해하려면 인문학이 뭔지부터 알 필요가 있다. 인문학은 자연과학의 상대적 개념으로 인간과 인간관계의 근원문제, 인간의 사상과 문화에 대해 탐구하는 학문으로 인간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삶의 가치를 연구하는 것이 목적이다. 말하자면 인간과 관련된 모든 분야 예술, 정치, 종교, 사회, 문학, 철학, 역사 등 모든 것을 포함한 광범위한 학문인 셈이다. 예전엔 개인적으로 인문학을 일반상식이나 잡학상식 정도로 생각했었는데 다양한 분야의 광범위한 내용을 다룬다는 점에서는 딱히 틀린 것도 아니다. 다만 그 지식의 중심에는 인간과 인간의 삶이 들어가 있어야 한다.
인문학에는 그동안 지나온 인간의 역사가 담겨있고, 앞서 살았던 사람들의 지혜가 전해지고 있다. 그래서 어쩌면 인문학은 다른 학문들보다 가장 실용적이고 전투적인 도구라 할 수도 있겠다. 흔히 요즘 사회에선 지식과 정보가 무기라는 말을 많이 하는데 그 무기가 되는 지식체계의 기반이 되는 것이 인문학인 것이다. 인문학은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도구가 되고, 삶의 질과도 이어진다. 이것이 인문학을 배워야 하는 이유이다.
인문학은 삶에 대한 고민과 그 해답을 담고 있다. 하지만 최근의 인문학은 지루하고 어려운 학문적 이론에 함몰된 경우가 많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인문학을 공부하다가 포기하는 일도 잦다. 이젠 어려운 학문적 이론이 아니라 실용적인 지식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단순히 책을 읽고 지식을 습득해서 아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삶에 직접 적용 가능한 지혜로 바꾸는 것이 필요하다. 하나의 판단이 최고의 결과로 빠르게 이어지게 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어려고 고리타분한 학문적 인문학 강의에서 벗어나서 생각의 전환을 가져오는 지식을 습득해야 한다.
이 책에는 난해한 학문을 벗어난 삶에 쓸모있고 유용한 다양한 지식을 압축하여 담아놓았다. 저자는 인문학의 핵심이 역사, 철학, 종교의 세 가지라고 말한다. 책에서도 역사와 철학, 종교의 세 가지 분야를 집중적으로 배워본다. 한가지 특이한 점은 역사를 경제적 측면에서 분석하는 것이다. 경제를 단순히 학문의 한 분야가 아니라 학문의 뿌리이자 사회를 움직이는 기본원리라고 보는 것이다. 그리고 경제를 이해하기 위해 정치를 가져온다. 정치란 경제를 조정하는 모든 행위를 일컫는 말로 정치와 경제는 떨어질 수 없는 것이라고 한다. 말하자면 정치는 경제를 조정하고, 경제는 역사를 만들어 가는 것이라 정치와 경제가 곧 역사라는 개념이다. 정치와 경제를 통해 역사를 이해하려는 시도를 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매우 적절한 것으로 현재의 한국을 보더라도 지금 한국에서 일어나는 모든 역사적 사건들은 정치와 경제적인 것에 기인하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종교와 철학도 따로 떼어놓고 생각할 수가 없다. 종교와 철학이 추구하는 사상은 일맥상통한다. 각각의 종교와 철학이 추구하는 것은 다르지만 그들이 추구하는 본질은 같다는 것이다. 혹은 종교가 그 생명력을 강하게 하기 위해 철학을 끌어와서 겹합하기도 한다. 그리고 철학과 종교가 결합하는 것에는 주류세력의 정치적 목적이 있는 경우가 있다. 철학과 종교는 결합과 결별을 반복하고 있는 만큼 이 둘을 묶어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래서 책에서는 다른 책처럼 챕터 하나 당 하나의 분야만 다루는 것이 아니라 두, 세가지 분야를 서로 연계해서 함께 이야기한다. 이것이 가장 큰 특징이고 전체적인 맥락을 이해하고 큰 그림을 그리는데 굉장히 도움이 된다.
1장에서는 메인은 역사지만 경제, 정치, 역사를 하나로 묶어서 서로의 상관관계 속에서 역사의 흐름을 살펴보고, 2장은 선사시대부터 현재의 지식시대까지 인륜의 세계사를 빠르게 훑고 지나간다. 3장은 종교와 철학에 대해 알아보는데 각각의 탄생과 종교와 철학의 논거 이면에 어떤 의도가 숨어 있는지 탄생 이면의 비하인드 알아본다. 4장에서는 종교와 철학이 어떻게 서로 결합과 결별을 해왔는지 둘의 유기적 관계에 대해 분석해본다. 하나의 분야에 대해서만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인문학이란 큰 틀 속에서 서로 다른 다양한 분야의 지식들을 서로 묶어서 각각의 연계성과 상관관계를 살펴보며 함께 분석하는 것이 굉장히 유익하고 지식의 깊이를 더욱 깊게 만들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