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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88가지 심리실험 - 자기계발편 ㅣ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심리실험
나이토 요시히토 지음, 주노 그림, 서수지 옮김 / 사람과나무사이 / 2020년 8월
평점 :
절판

심리학을 공부하는 이유는 여러가지이다. 그중 가장 큰 이유는 아마 사람의 심리를 알고 싶다는 이유일 것이다. 여기서 사람이란 타인과 자기 자신 모두를 의미한다. 상대방의 마음을 읽어내어 사람과의 관계를 좋은 방향으로 바꾸고 싶은 마음도 있고, 자기 자신의 속마음도 알고 싶은 욕구도 있다. 내 마음처럼 내 마음대로 안 되는 것도 없다. 내 마음이지만 마치 남의 마음인양 잘 알지 못하고, 스스로가 이해안되는 일도 너무 많다. 심리학을 배우면 자기객관화를 통해 자기 자신의 속마음과 타인의 머릿속까지 들여다 볼 수 있을 것 같은 마음에 심리학에 관심을 가지게 된다. 자기자신에 대해 알고 타인의 마음을 이해하는 것은 나를 업그레이드하는 효과적인 방법이다.
물론 심리학이라는 것이 타인의 머리속을 읽어내는 독심술 같은 것은 아니다. 심리학을 배운다고 타인의 마음을 꿰뚫어보게 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사람의 마음, 심리라는 것은 행동을 통해 표현된다. 나뭇가지가 흔들리는 것으로 눈에 보이지 않는 바람을 읽어내듯 사람의 행동으로 그 사람의 심리를 파악할 수가 있다. 사소한 표현은 깊은 뿌리에서 나온다. 그 사람의 작은 행동은 결국 사람의 심리, 마음에 기인하므로 행동을 제대로 읽어내면 그 사람의 심리를 이해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사람의 심리는 대부분 비슷한 양상을 보이므로 여러가지 심리실험을 통해 사람들의 행동양상을 파악하면 사람들의 심리를 대략적으로라도 알 수 있게 된다.
일반적으로 심리학 책은 이론적이고 개념적인, 말 그대로의 심리에 대한 학문을 다루고 있으므로 굉장히 지루하다. 솔직히 대학1학년 때 심리학 개론시간에 배웠던 학문적인 내용으로 우리가 심리학을 공부하며 기대하던 앞서 나열한 효과들을 얻기란 사실상 어려웠다. 그래서 일반적인 심리학은 조금 공부하다가 공부를 포기하게 되는 경우도 많은데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88가지 심리실험]은 개념적이고 이론적인 내용이 아닌 재미있는 실험을 통해 유용하고 흥미로운 심리학을 접할 수 있어서 사람의 심리에 조금 더 명쾌하게 다가갈 수 있게 도와준다. 일상의 여러 상황들을 심리실험을 통해 심리학적인 측면에서 분석하며 이론이 아닌 실증적인 심리학을 알려준다.
총 5가지 챕터로 88가지 심리실험을 소개하고 있는데 주제별로 챕터를 나눠놓긴 했지만 아무리 봐도 각 챕터간에 특별한 구분이 있는 것처럼은 보이지 않는다. 전체적으로는 인간의 의외의 모습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하는 것 같다. 흔히 '상식적'으로 생각했을 때와는 전혀 다른 결과, 전혀 다른 사람들의 마음에 대해 말한다. 그리고 몇몇 실험은 평소 궁금해하던 내용들도 있어서 평소 가졌던 호기심을 채워주어서 흥미롭게 읽을 수가 있다.
스벅이 맛있다·맛없다, 비싼 가게의 커피일수록 더 맛있다·똑같다와 같은 커피 맛에 대한 논란은 끊임없이 계속 되고 있다. 커피 뿐 아니라 와인이나 맥주 등 많은 식품이 비싸다고 인식하고 먹기 때문에 그것이 맛있게 느껴지는 것은 아닌가하고, 가격과 그 상품의 가치가 맛의 인식에까지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닌지 늘 궁금했었다. 싸구려 맥주에 최고급 맥주 라벨을 붙여서 자칭 맥주 애호가들에게 마시게 했더니 결과적으로 비싼 라벨이 붙은 맥주를 더 맛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음식의 맛으로만 평가를 하는게 아니었던 것이다. 사실 사람은 맛을 정확히 판별하지 못한다. 이것은 사람에 대한 평가 때도 똑같이 적용된다. 좋은 옷, 비싼 차를 타는 사람은 가치있다고 믿는 것과 같다.
가격이 제품의 맛에 영향을 미치는 실험을 했는데 가격이 제품의 효능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자양강장제 같은 것을 많이 파는데 정말로 비싼 것일수록 실제 몸에도 더 좋을까? 영양제 뿐만 아니라 우유나 계란 등 프리미엄이란 이름을 붙이고 더 비싸게 팔리는 제품들이 굉장히 많다. 좋은 성분이 들어서 일반 제품보다 몸에 좋기 때문에 비싸게 받는다는 논리인데 이런 제품들이 정말로 효과가 큰지 늘 궁금했다. 머리가 좋아진다는 음료를 두 개의 그룹에게 마시게 한 후 퍼즐을 풀게 했는데 같은 음료에 가격만 다르게 붙혀놓았다. 그랬더니 똑같은 음료를 마시게 했는데도 높은 가격을 붙인 그룹은 문제를 더 많이 풀었다고 한다. 플라시보 효과에 의해 좋다고 생각하고 먹으면 높은 효과를 가져오는 것이다. 플라시보 효과는 꼭 약품이나 음식의 효능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자기 암시를 하면 실제로 그런 효과를 볼 수 있을 것 같다.
마라톤을 하는 중 일부 구간에만 관중을 배치해서 마라토너를 계속 지켜보면 그 순간부터 마라토너의 속도가 빨라진다고 한다. 누군가 자신을 보고 있다고 느끼면 무의식중에 그 자리를 빨리 빠져나가고 싶은 생각에 이동 속도를 높이게 된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이 실험이 누군가의 관심을 받으면 힘을 내게 되는 실험이겠구나 하고 생각했는데 웬걸 타인의 시선을 피하고 싶은 사람의 심리에 대한 실험이었다. 사람들의 시선을 즐기는 연예인 같은 사람도 있지만 보통은 남의 시선을 부담스러워 한다는 거다. 사람이 없는 곳에서 혼자 달린다면 의지도 꺾이고, 속도도 떨어지고 결국 걷게 되는데 사람들이 계속 지켜보면 망신당하기 싫은 마음에라도 끝까지 달리게 된다고 한다. 그래서 혼자 일을 하는 것보다 같은 공간에서 여럿이 함께 일을 하는 것이 훨씬 능률적이라고 한다. 남의 시선을 긍정적으로 이용하는 법을 배우자.
2002년 월드컵 때 한국팀이 4강 까지 올라간 것은 홈 어드밴티지의 효과도 있다는 말을 많이 하는데 정말로 홈경기가 유리하기만 할까? 홈경기를 하면 성적이 더 좋을 것라는 것이 일반적인 생각이다. 하지만 홈경기장에는 홈팀을 응원하는 사람들이 더 많다. 우리편이 많으면 승리에 대한 염원도 커지는데 그것이 압박감으로 작용해서 경기력을 떨어트린다는 가설을 가지고 결과를 분석해봤더니 실제로 압박감이 심한 경기의 경우 홈에서 경기를 하면 승률이 떨어진다는 것을 알았다. 과도한 압박감은 제 실력을 못내게 하는 것이란다. 인간은 압박감에 취약하다. 과도한 압박감으로 머릿속이 복잡해지면 평소 실력을 발휘하기 어려워진다. 요는 홈이냐 아니냐가 아니라 압박감을 떨치고 편안한 마음으로 임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사람은 외모에 많은 영향을 받는다. 저렴한 맥주라도 비싼 라벨을 붙혀놓으면 맛이 더 좋다고 느끼듯이 사람도 좋은 옷을 입고 있거나 외모가 뛰어나면 많은 경우 유리하게 작용한다고 한다. 타인에게 도움을 청할 때 옷차림이 좋은 사람이 부탁을 하면 그 부탁을 들어주는 비율이 높다고 한다. 소방관이나 경찰관 복장 등 권위적인 복장을 한 사람의 부탁은 더욱 더 잘 들어주고 말이다. 또 다른 실험에선 잘생긴 사람과 못생긴 사람이 똑같이 어려움에 처했을 때 잘생긴 사람을 도와주는 비율이 더 높게 나왔다. 결론적으로 잘생긴 사람이 못생긴 사람보다 모든 면에서 2~3배는 더 유리하다고 한다. 이것을 뷰티 프리미엄이라고 한다는데 요즘 우리 사회를 보면 이런 현상이 더욱 두드러져 보인다. 이 말은 못생긴 사람은 잘생긴 사람보다 2~3배 더 노오오력을 해야한다는 뜻인데 그렇게 노오력을 하다보면 실력이 늘어나서 결국엔 업무 능력이 더 좋아질거니 해피앤딩이라는 전혀 위로가 안되는 말로 끝을 맺고 있다.
사람은 외모나 밖으로 보여지는 가치에 많은 의미를 둔다는 것을 실제 심리실험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마음이 중요하고 외모보다 내면을 갈고 닦으라는 말을 많이 하는데 현실적으로는 전혀 맞지 않는 이야기였던 셈이다. 어쨌거나 못생긴 사람보다 잘생긴 사람이 여러모로 2~3배는 유리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외모도 경쟁력이란 말이 나오는 것 같다. 어쩌면 현재 한국사회의 가치관과 현상이 철저하게 인간의 심리에 기반한 너무나도 자연스런 흐름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씁쓸한 현실이지만 사회 분위기도 인간의 심리로 분석할 수 있어서 흥미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