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강머리 앤을 찾아서 - 프린스 에드워드 아일랜드 여행
양국희 지음 / 쿠키북스 / 2020년 7월
평점 :
절판


 

소설을 읽다보면 그 소설의 배경이 되는 무대나 이런저런 에피소드가 일어났던 장소 등 기억에 남는 공간이 생기게 마련이다. 소설에 빠져들고 주인공에 동화될수록 어느새 소설 속으로 들어가서 소설 속 공간에서 소설 속 인물들과 함께 거니는 듯한 기분이 들기도 하고 한번도 가본적도 없는 그곳에서 낯설지 않고 익숙한 그 집앞의 느낌을 받기도 한다. 그 곳이 가상의 무대가 아니라 실제로 존재하는 곳이라면 그 장소에 가보고 싶은 마음은 더욱 간절해진다.


고아원에서 자란 앤은 긍정적이고 삶의 밝은 면을 보는 순수한 소녀이다. 이런 점이 요즘 힘든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희망의 메세지를 던지고, 작은 위로를 줘서 요즘들어 이 빨간머리 앤이 새롭게 인기를 끌고 있는 것 같다. 앤의 이런 긍정적인 마인드는 기본적으로 상상력에 있는 것 같다. 긍정의 아이콘인 앤은 상상력과 공상력이 넘치는 몽상가다. 힘든 상황도 시와 소설 같은 상상력으로 바꾸어버리고, 평범한 일상 또한 예쁜 상상력으로 특별하게 바꾸어놓는다. 앤의 무한 긍정 상상력은 주위의 일상에서 작고 소소한 행복을 얻게 해준다.


그래서 소설 속에 나오는 장소들도 앤의 상상력이 덧칠해져서 더욱 특별하고 멋진 의미를 가지게 된다. 푸른 초원 위의 초록 지붕 집과 앤이 매튜를 기다리던 기차역, 초록 지붕의 집으로 앤을 인도하던 기쁨의 하얀길, 유령의 숲과 반짝이는 호수, 따뜻한 사람들이 모여사는 에이번리 마을. 모든 곳엔 앤의 상상력과 낭만이 스며들어 있어 어느 것 하나 특별하지 않은 곳이 없다. 당장이라도 소설 속의 장소를 직접 찾아가서 앤을 만나 함께 거닐며, 마음으로 그 곳을 느끼고, 함께 경험해보고 싶은 마음이 생기게 된다.

 

앤은 장소나 사람 이름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항상 새로운 이름을 지어 붙이고 그렇게 생각하곤 했다. 집과 주변의 흔한 길, 호수, 나무에도 예쁜 이름을 붙이고 스스로 만족해했다. 작은 오솔길에 불과하지만 기쁨의 하얀 길이란 이름을 가지게 된 그 곳은 특별하게 바뀌고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곳이 되었다. 그 공간은 앤만이 가질 수 있는 공간이 되었다. 세상 어디에도 없는 곳이라 그 곳에 대해 더욱 동경하게 되고 가보고 싶은 마음이 커진다.


소설 빨간머리 앤은 작가 루시 모드 몽고메리가 자신이 나고 자란 고향 프린스 에드워드 섬을 배경으로 했다고 한다. 실제 모델이 있는 것이다. [빨강머리 앤을 찾아서]은 앤 이야기 속에 나온 바로 그 실제 장소들을 직접 찾아가는 여행담이다. 그 곳에서 마음 속의 친구 앤을 만나고, 어린 시절을 추억하게 해준다. 캐나다의 동쪽 끝에 있는 작은 섬 프린스 에드워드 아일랜드의 북쪽 마을 캐번디시에는 앤의 초록 지붕 집 그린 게이블즈와 작가 루시 모드 몽고메리의 생가 등이 모여있다고 한다. 이곳은 5월 중순부터 10월중순까지만 열리는데 저자는 그곳을 가기 위해 준비를 하고, 계획을 세우고 실제 그곳에 가서 작가와 소설에 관련된 장소들을 둘러본 내용을 글과 그림으로 소개하고 있다.


샬럿타운 공항에 도착하여 그린 게이블즈로 이동하며 앤의 발자취를 따라 그곳을 돌아보며 소설에 나온 장소들과 작가의 생가, 유령의 숲, 켄싱턴 기차역, 연인의 길, 로워베데크 학교, 빨간머리 앤 박물관, 기념관 그리고 이동하며 만난 작은 카페까지 그곳의 정취를 모두 고스란히 그림으로 담아놓았다. 저자는 그 곳을 돌아보며 앤의 마음에 싱크로 되어, 앤이 느꼈을 기쁨과 설렘, 행복을 함께 느껴본다.


소설을 보며 상상했던 모습들, 혹은 TV애니메이션, 드라마 등에서 묘사되었던 장면들과 실제 캐번디시 마을에 있는 그린 게이블즈를 비교하며 머리속으로 그려왔던 모습을 실제로 확인하는 순간 감동은 폭발할 것이다. 빨간머리 앤을 사랑하고 앤이 그러했듯 앤의 소설을 보며 상상의 나래를 펼쳤던 앤의 친구들이라면 앤을 찾아 떠난 프린스 에드워드 아일랜드 여행을 함께 즐겨볼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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