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데 가장 많이 써먹는 심리학
지루징 지음, 정유희 옮김 / 센시오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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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행동원리는 인간의 심리이다. 인간의 행동은 그 사람의 심리에 의해 결정되므로 인간의 존재 자체가 심리와 행위라는 두 축으로 이루어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생활하는 중에 우리 마음, 심리에 많은 영향을 받는다.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나 직장생활, 개인적인 성격과 행동의 형성과정 등에 심리문제를 수시로 경험한다. 저자는 우리가 살아가는 생활 속 모든 곳에 심리학이 살아 숨 쉬고 있다고 말한다.


우린 심리학이라고 하면 인간의 숨은 심리를 꿰뚫어보는 심리테스트 같은 것을 떠올리거나, 어려운 학술용어나 낯선 단어로 가득한 어려운 학문을 떠올리게 된다. 하지만 심리학이란 사람의 마음을 꿰뚫어보는 독심술도 아니고, 학문의 영역에 갇힌 학자들의 전유물도 아니다. 우리는 인식하지 못하고 있지만 영업사원이 당당한 말투와 친절한 말투로 제품을 판매하는 것은 심리학에서의 설득의 기술을 구사한 것이고, 현실에 만족하지 못하고 자신의 인생이 실패했고 아무 것도 하지 못할 것이라고 자책하는 사람은 사실 오랜 시간동안 자신에게 부정적 암시를 했기 때문에 그런 결과가 나온 것이라는 식이다. 일종의 원인과 결과처럼 심리가 행동이라는 결과를 끌고 온 것인데 이렇게 우리 삶에서 일어나는 많은 것들에 심리학적인 원리가 숨어있는데 우린 그것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이 책은 긍정적인 사람이 되거나 좋은 습관을 만들고, 인간관계나 가족에 문제가 있는 경우, 사랑을 알고 싶을 때, 사회생활이 지겨울 때, 편견과 오해에서 벗어나고 싶을 때 등 인생사에서 마주하는 여러가지 고민과 어려움에 대해 바로 써먹을 수 있는 심리 법칙을 설명하고 있다. 총 57가지의 심리 법칙이 소개되는데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의 이야기를 전문가의 관점에서 심리학의 원리로 풀어낸다. 보통 사람들의 평범한 일상을 다루고 있어서 마치 어떤 것은 바로 내 이야기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평소 내가 고민하고 어려워하던 인생 문제들에 대한 해답이 되어주기도 한다.


총 10가지 주제에 대해 57가지 심리 법칙을 말하고 있는데 각각의 내용은 먼저 누군가의 소소한 일상의 에피소드를 소개하고, 그 일상 속에 숨어있는 심리학 법칙을 전문가적 입장에서 설명하는 형식으로 구성되어져 있다. 책의 저자는 중국의 심리상담가인데 중국인의 일상 속의 에피소드를 통해 심리학을 설명하고 있다. 그런데 그 일상의 에피소드들이 우리의 문화나 생활과도 매칭되는 것이 굉장히 많다. 즉, 문화나 지역이 달라도 사람의 본성은 대동소이하다는 뜻이 될 것도 같다.


차를 타거나 길가 카페나 식당 등에서 사람들은 흔히 창가쪽 자리에 앉는 것을 선호하는데 반대로 넓은 광장에서는 나무나 담장, 기둥 등 공간의 경계를 만드는 주위에 머물려고 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대다수의 사람에게서 보이는 이런 경향은  엣지 효과라고 하는데 안전을 추구하는 인간의 본성에 기인하는 현상이라고 한다. 인간은 천성적으로 남들과 어울리는 것을 좋아하고, 안전한 장소를 선호하는데 창가 자리는 이 두 가지를 모두 충족시킨다는 것이다. 그런데 아이러니 하게도 한국의 버스에서는 이 에지 효과가 통용되지 않는 것 같다. 이상하게도 버스를 타면 많은 사람들이 통로쪽에 앉기 때문이다. 한국인의 버스 좌석 점유에 대한 것도 심리학적으로 풀어주면 재미있겠다. 물론 이건 볼 것도 없이 내 옆에 누가 앉는 게 싫다는 이기적인 심리가 포함된 것이겠지.


사람들은 흔히 자신이 관심을 가지는 것에만 주의를 기울인다. 우리 식으로 말하면 보고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는 것이다. 이 말은 보통 편협하다거나 중립성이 없다는 좋지 않은 뜻으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지만 심리학적으로는 꼭 나쁜 의미만은 아니다. 사람은 매일 외부에서 대량의 정보를 받아들이지만 그 중 주의를 기울이는 것은 일부분에 그친다. 자신이 무엇에 주의를 기울이게 될지는 전적으로 자신의 마음에 달려있고 수많은 정보 중 관심을 가지는 것만 취하게 된다. 그래서 똑같은 것을 보더라도 기억하는 지점은 전부 다른 것이다. 이것을 일컬어 칵테일 파티 효과라 부르는데 칵테일 파티에 가면  수많은 잡음 속에서도 자신이 원하는 소리만 골라서 들을 수 있는 것에서 유래한 것이다.


결혼한 사람들은 흔히 이성친구, 애인으로서가 아닌 말그대로의 친구를 정리하는 경우가 많다. 결혼이 아니라 연애를 하는 단계에서부터 이성친구는 차단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정리가 제대로 안되어 있다면 어느 날 심각한 상황이 초래될 수도 있다. 결혼 후, 혹은 연애 후에도 남사친 여사친이 필요할까? 우리는 이런 고민을 흔히 하는데 중국인들도 한다는 것이 재미있다. 왜냐면 중국인들은 불륜을 그렇게나 많이 저지른다는데 그런 중국인들도 이런 것에 고민을 한다는 것이 의외였다. 이성친구는 가족, 남녀사이 애정, 우정 다음으로 네번째 사랑에 속한다고 한다. 말하자면 우선순위가 낮은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선을 지키는 것이 필요하다는데 솔직히 남사친, 여사친을 사귀는 것은 모두 뭔가 애매한 여지를 가지고 있는 것이라고 말을 한다. 이게 솔직한 말이 아닐까 싶다. 솔직히.. 그게 정답이지 뭐..


의존적인 어른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주위에도 보면 홀로 서지 못하는 어른아이가 참 많다. 어릴 적부터 부모의 과보호를 받고 자라다보니 사회성이 부족하고, 혼자서는 결정을 하지 못하는 몸만 성인인 어른아이가 된 것 같다. 중국의 한 20대 청년은 게으름 때문에 굶어죽은 사건이 있었다는데 한국에서도 비슷한 뉴스를 본 적이 있다. 아마 책에 나오는 중국청년 케이스와는 조금 다를 수도 있지만 사회공포증이나 그런 것 때문에 돈이 떨어지고 먹을 것이 없음에도 밖에 나가서 일을 하지 못하고 집안에서 굶다가 사망을 한 것이다. 중국의 케이스는 성인이 된 후에도 부모에게 돈을 타서 생활하는 중고등학생의 수준을 벗어나지 못해서 그런 일이 생긴 모양이다. 근데 여기에 대해서는 딱히 심리학적으로 분석하거나 하지 않고 그냥 그렇다는 사례만 들고 넘어가고 있다. 그래서 그건 어떤 심리학적 개념으로 설명이 가능한가요?


모 정치인이 내로남불이라는 희대의 명언을 남겼다.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이 말처럼 인간의 이중성을 쉽고 재미있게 표현한 말이 또 있을까? 이 말을 남긴 그 국회의원은 골프장의 캐디를 성추행하고 딸 같아서 그런거라는 말을 했다가 정치생명이 끝나버렸다. 남이 했다면 성추행, 내가 하면 딸 같아서. 내로남불이란 말을 만들어낸 장본인조차 이 말에서 조금도 비켜가지 않았다. 사람은 누구나 이중잣대를 가지고 자기합리화를 하는 경향이 있다. 책에는 인간의 이중잣대를 알아보는 실험이 소개되고 있는데 이런 실험이 없어도 인간은 이중적이라는 것에 누구나 동감할 것이다. 그도 그럴것이 굳이 자신에게 불리한 행동을 할 이유가 없으니 말이다. 이런 이중잣대와 자기합리화는 우리의 생활 곳곳에서 나타난다. 이런 평가 기준은 사람과의 관계를 복잡하게 만든다. 이런 이중잣대로 인해 벌어진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 이미 2천년 전에 공자에 의해 알려졌다. 바로 타인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말하는 것이다. 어쩌면 가장 당연하고 심플한 솔루션일 것이다.


살면서 한번쯤 가지게 되는 고민이나 성격을 바꾸고, 긍정적인 사람이 되고 싶을 때, 또 인간관계로 인해 감정소모를 할 때면 사람의 심리를 제대로 알수만 있다면 이런 힘든 일을 겪지 않아도 될거란 생각을 하게 되는데 우리가 살면서 만나게 되는 다양한 상황에 대한 솔루션을 언제 어디서나 쉽게 써먹을 수 있는 심리학적인 측면에서 알려주어 인생의 답을 찾을 수 있게 해준다. 심리학이라고 해서 결코 어렵지 않은 심플하면서도 명쾌한 답을 제시하기 때문에 많은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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