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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노진의 식당 공부 - 앞으로 남고 뒤로 밑지지 않는 데이터 경영 노하우
박노진 지음 / 성안당 / 2020년 7월
평점 :

덕분에 폐업하는 자영업자가 많아지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백종원의 골목식당이라는 방송을 보면 망하는 식당의 모든 경우의 수를 다 찾아볼 수 있다. 음식 자체에 대한 기본 실력은 물론이고 식당 경영이란 측면에서도 함량미달인 경우가 많았다. 요식업은 단순히 음식만 맛있게 만든다고 대박이 나는 것이 아닌 것 같다. 물론 해당 방송에 나오는 주인들은 음식자체에도 문제가 많은 경우가 많았지만 그것 이외에도 경영이란 측면의 인식이 부족해서 적자가 나고, 폐업까지 가는 케이스도 굉장히 많았다.
한국에는 인구에 비해 식당이 너무 많다고 말한다. 그래서 폐업률도 높다는 것이다. 음식 솜씨나 모자라거나 성실함이 부족하여 폐업하는 것이 아니라 과도한 경쟁이 한국의 외식시장의 근본적인 원인이라는 거다. 앞서 말했던 방송에서 봤을 때는 음식 솜씨나 성실함이 부족한 경우도 많았지만 음식 솜씨가 있건 없건 과도한 경쟁으로 대박을 치기는 어렵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골목식당에 나온 식당은 손님이 줄을 서지만 그 솔루션이 굉장하고 맛과 서비스가 비약적으로 좋아졌기 때문에 손님이 가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방송에 나왔기 때문이라고 한다. 실제로 한국에는 맛집 소개하는 방송이 너무나 많다. 그런 방송에 나와야 맛집이라는 인식이 있을 정도다. 그래서 브로커를 이용해서 돈을 주고 방송에 나오는 일도 많이 있다고 한다.
저자는 식당을 경영하는 사람들이 제대로 된 매출과 수익 데이터를 관리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한다. 다들 나름의 방식으로 데이터를 관리를 하고는 있지만 체계적이고 정확한 분석에 의한 데이터가 아니라 감에 의해 대충 머리속으로 직관적으로 생각할 뿐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골목식당에 나오는 가게에서도 저러한 모습을 많이 보인다. 레시피는 물론 재료비와 매출, 비용 등 식당 운영에 관련된 모든 데이터를 대충 감으로만 인식하지 구체적인 데이터로 정리해두지 않고 있었다. 저자는 월말에 한 번씩 포스에서 그달에 얼마를 벌었는지 확인하고, 비용을 지출하면 영수증을 모아두었다가 확인하는 것이 데이터 경영의 시작이라고 조언한다. 흩어진 숫자들을 모으고 기록하기만 해도 큰 의미가 생기기 때문이다. 이 책은 그런 숫자들을 연결하고 의미를 해석하는 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책에는 매출, 비용, 수익, 가게에 들어오는 돈과 나가는 돈을 명확히 숫자로 정리할 수 있게 안내해준다. 그리고 그 숫자들 사이의 의미를 이해하고, 매출 계획을 세우고 비용을 절감하여 수익이 증가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최종목표이다. 이런 작업을 매일 15분 안에 끝마칠 수 있게 최적화하여 알려주게 된다. 저자가 운영하는 마실이란 백반집을 모델로 마실의 시스템을 설명하며 저자의 경험을 알려준다.
매출을 올리려는 계획을 세운다면 보통은 무조건 열심히 일해서 많이 팔자고 생각할텐데 저자는 목표 매출을 정해서 세부적으로 어디서 매출을 올릴지 계획을 잡으라고 조언한다. 매출을 쪼개는 법은 시간대별, 요일별, 홀과 배달, 점심 저녁, 술메뉴 식사메뉴 등으로 구분하여 어디서 매출을 올릴 것인지 자신의 가게에 맞게 구체적으로 계획을 잡으라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계획을 잡기 위해서는 정확한 데이터가 뒷받침되어 있어야만 한다. 한번에 많은 매출을 높이기는 힘들지만 이런 분석을 통해 집중할 곳을 찾아 조금씩 매출을 높혀가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 아니기 때문에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고, 자신의 가게만의 이상적인 매출 구조를 찾게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상적인 매출 구조를 찾기 위해서는 선호메뉴와 고객 분석, 가격저항선 등 다양한 요소들을 고려하여 메뉴를 선정하고 가격을 책정하게 된다. 매출을 쪼개서 분석하다보면 메뉴와 가격 등의 요소도 모두 맞춤형으로 맞춰지는 것이다. 그러면 안정적으로 매출을 올릴 수 있게 된다. 우린 그저 싸고 양 많게 하면 사람들이 올것이라는 너무나 1차원적이고 단순한 생각을 하는데 시간, 요일, 메뉴 등 다양한 방법으로 매출을 쪼개서 분석하여야 하고 그래야 매출을 올릴 수 있는 공간이 보인다고 하니 식당 경영이란 게 그저 음식만 잘 만든다고 되는 것이 아닌 것 같다. 이런 각종 분석을 위해서는 정확한 데이터가 확보되어야 하는데 이런 데이터는 포스를 잘 활용하기만 해도 충분히 원하는 데이터를 얻을 수 있다고 한다.
식당에는 포스가 거의 다 있는데 몇 번 테이블에서 무엇을 주문했는지를 보여주는 판매 정보 관리 시스템으로 활용되고 거기에 결제 기능이 추가되어 어지간한 식당에선 없어서는 안될 필수 도구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많은 식당 사장들은 돈통 정도로만 활용하는 것이 고작이라고 한다. 식당 운영에 필요한 숫자 중 매출 정산, 메뉴별 주문 수량, 카드사별 주문 금액 정산, 현금과 카드 정산 등의 매출과 관련된 숫자들은 모두 포스에 기록되어 있으므로 이 포스기를 잘 활용하라고 조언한다. 하루 방문 고객 숫자와 주문한 인원, 주문 테이블 수량에 따른 고객 수와 객단가를 알아낼 수도 있으므로 이 데이터를 토대로 매출을 쪼개서 분석하여 공략할 수 있다.
그런데 실제로 이런 숫자들을 봐도 처음에는 이것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이것으로 어떤 대책을 마련할 수 있을지 사실 감이 잘 안온다. 개인적으로도 이런 데이터를 분석하는 일을 했었는데 처음에는 도무지 여기서 무엇을 읽어내야 하는지도 몰랐었다. 고객수와 객단가를 바탕으로 적정한 가격대와 메뉴를 선별하여 공략해야 하는데 숫자들을 보며 그런 내용들을 읽어내는 것이 처음에는 쉽지만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중요하게 고려해야 하는게 인건비와 재료비이다. 책에 의하면 음식점의 재료원가는 평균 35%인데 40%까지도 보는 곳이 있다고 한다. 고깃집은 40~45%, 해산물 쪽은 35%내외, 우동, 칼국수 등의 면 음식쪽은 30%정도라고 하는데 업종에 따라 재료원가가 전부 다르다. 하지만 앞서 말한대로 요즘은 외식업체가 너무 많아지다보니 가격 경쟁이 심해지고 가성비를 맞추기 위해 가격을 낮추거나 원가율을 높여 고객의 눈높이를 맞추다보니 장사를 해도 남는 것이 없다는 불만이 많다고 한다. 공부를 할 수록 요식업이 정말 쉬운게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최저임금의 인상으로 인건비도 점점 부담이 된다. 물론 상생을 위해 오르는 물가에 맞춰서 최저임금도 올라야 겠지만 최저임금의 인상은 분명 자영업자에겐 큰 부담일 것이다. 오죽하면 장사는 인건비 따먹기라는 말이 있겠는가. 저자의 식당에서도 인건비의 고민이 계속되는 모양이다. 인건비 비율을 유지하려면 매출이 뒤따라 올라야 하는데 그것은 현실적으로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매출을 올리기 위해서는 고객 수를 늘리거나 단가를 늘려야 하는데 비활성화된 영업시간을 살리는 방법이나 도시락과 배달 시스템 등의 공간적인 제약을 벗어난 다양한 아이디어로 매출을 늘려나갈 것이라고 한다. 경영의 달인인 저자 조차 자신의 식당의 매출을 높이기 위해 계속 변화하는 상황에 맞게 끊임없이 아이디어를 내고, 고민을 하는 것 같다. 저자의 식당은 이미 메뉴얼화 되어 있어서 자신이 한동안 자리를 비워도 식당이 어려움없이 돌아간다고 한다. 그러나 더욱 발전할수 있는 길을 계속해서 모색하고 혁신하려고 하는 것이다.
식당은 결코 쉬운 일이 이니다. 위기시대에도 살아남기 위해서는 막연한 감과 추상적인 계획으로는 안된다. 구체적이고 손에 잡히는 명확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자신의 가게를 잘 파악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매출을 올릴 아이디어를 내야 한다. 수익을 두 배로 올리기 위한 외식업의 현실적인 성공 비법을 책 속에서 찾아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