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와 생명의 역사는 처음이지? 과학이 꼭 어려운 건 아니야 3
곽영직 지음 / 북멘토(도서출판)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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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인류세라는 개념이 등장해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인류의 문명이 발생한 시기를 지질학에서는 홀로세라고 부르고 해수면이 차오르고, 기후변화로 평균기온이 높아지는 등 산업혁명 이후 인간 활동이 지구환경과 지구의 역사에 큰 영향을 미친 최근의 시대를 홀로세에서 따로 떼어서 인류세라고 부른다. 인간에 의해 자연이 파괴되고, 생물들이 멸종하는 등 인류가 지구에 악영향을 끼쳤다는 의미이다. 지구 입장에선 환경파괴와 생명체의 멸종을 의미하는 부정적인 시간이 될 것이다. 지금의 우리는 제4차산업혁명시대라는 발전의 측면과 인류세라는 위기의 측면으로 지구를 바라보고 있다. 두 가지 모두 지구의 미래에 대한 담론인 셈이다. 이처럼 우리는 지구와 인류의 미래에 대해서만 생각을 하지 지구가 언제 어떻게 생겨났고, 생명체가 어떻게 존재하게 되었는지, 인류는 언제 어떻게 나타나서 발전을 해왔는지 에해서는 크게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 지구와 생명의 역사를 아는 것는 우리의 근원을 찾아 거슬러올라가는 여행이고, 이것은 신학이나 철학과는 다른 방법으로 우리가 누군가인가에 대한 답을 줄 것이다.


이 책은 지구와 달의 탄생에서부터 생명체가 출현하고 공룡시대, 포유류 시대를 거쳐 인류가 등장하기 까지의 지구와 생명의 역사를 일목요연하게 보여준다. 그런데 지구와 생명의 역사는 연구자마다 의견이 조금씩 다르고, 새로운 내용들이 계속 발표되고 있어서 정확히 픽스된 오피셜이라는 것이 없다고 한다. 우리는 학교에서부터 지구와 각종 생명체의 탄생, 인류의 등장까지 모두 정확히 연도를 나누어서 시대를 구분하고 연표를 외웠고 그것이 전부인 줄 알았는데 당장 지구가 형성된 시기부터 의견이 갈린다고 하니 의외였다.


지구는 45억 4000만년 전에  형성되었다고 보는 견해도 있고, 45억 7000만년이라는 주장도 있다. 태양계의 형성 과정을 역학적으로 설명하려고 했던 사람은 과학자가 아닌 철학자 이마누엘 칸트였다고 한다. 철학자가 자연과학을 연구했다는 것이 재미있는데 근대철학은 자연과학에 크게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아무튼 태양계는 우주의 나이가 92억살 정되 되던 시기에 만들어졌다고 한다. 태양계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는 알기가 쉽지 않지만 언제 만들어졌는지는 방사성 동위원소를 이용하면 쉽게 알 수 있다고 한다.


태양계가 형성되고 지구가 탄생한 후 지구의 대기는 수소와 헬륨으로 이루어져 있었을 것으로 예측한다. 초기 지구 대기에는 산소가 포함되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다 태양 에너지를 이용해 이산화탄소를 탄소와 산소로 분해하는 생명체가 나타나면서 지구 대기에 산소기체가 포함되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런 매커니즘을 이용하여 화성을 테라포밍하는 프로젝트가 계획 중이다. 그런데 이산화탄소를 분해하는 생명체는 어떻게 생겨났는지에 대해선 별다른 언급이 없어서 궁금하다. 느닷없이 생명체가 생겨났던 것일까? 언제나 '생명체가 나타났다'는 말을 하지만 그것이 어떻게 생겨났는지에 대해서는 알려진바가 없는 탓인지 구체적인 설명이 없어서 궁금증으로 남는다.


산소와 함께 지구가 생명체로 가득 찰 수 있게 해준 또 하나의 아이템이 바로 물이다. 지구가 태양에 더 가까이 있었다면 온도가 높아 물이 모두 증발해버렸을 것이라고 한다. 지구의 70%는 바다로 되어 있는데 물은 지구 표면 뿐만 아니라 온도가 높은 지구 내부에도 존재한다고 한다. 화산이 터질 때 지구 내부에 있던 물이 밖으로 방출되기도 하는데 그런 식으로 이 많은 물이 생겨난 것은 아니다. 지구의 온도가 매우 높았던 시기에 물이 있었다면 모두 증발하여 우주로 사라졌을 것이다. 지금 지구에 있는 물은 지구가 식은 다음 외부로부터 왔다고 생각하는데 지구 형성 초기에 빈번하게 지구에 충돌했던 소행성들이 물을 날라왔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물분자는 우주에 널리 있기 때문에 소행성이 지구로 오면서 계속 물을 운반했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이 외에도 달을 형성한 테이아의 충돌로 지구가 많은 물을 가지게 되었다는 주장도 있다.


지구가 형성되고 5억년 정도 지나 지구가 안정화 상태에 접어들면 지구와 달에 수많은 소행성과 운석이 충돌하게 된다. 달에 있는 암석은 대부분 41억년 전에서 38억년 전 사이에 형성된 것이라고 한다. 지구의 충돌 크레이터의 연대와 비슷하기 때문에 비슷한 시기에 지구와 달에 소행성과 운석이 수없이 충돌했다고 보는 것이다. 그런 충돌이 지구 전체의 모습을 바꾸어 놓았다고 한다. 하지만 그런 집중 충돌의 시기가 없었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으니 역시 정확하게 어떤 것이 사실인지 알기는 어려운 것 같다. 이런 복잡한 과정을 거친 후 혹은 그 과정 속에서 지구상에 생명체가 등장하게 된다.


광합성을 하는 원핵생물이 등장해서 지구에 가득 차 있던 이산화탄소를 산소로 바꾸어놓고, 오존층이 형성되면서 만들어진 대량의 산소가 지구 대기에 갇히게 되었다. 그로인해 최초의 원핵생물에서 진핵생물과 다세포 생명체가 나타나게 되었다. 그러다 5억 4200만년 전 시작된 캄브리아기에는 생명 대폭발이 일어난다. 약 2000년만년 동안 다양한 생명체들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게 되는데 이때 나타난 생명체들이 대부분 지금 지구에 살고 있는 동물들의 조상이 된다. 생물들은 더욱 복잡한 형태로 번식을 하며 진화한다. 그리고 공룡 시대 포유류 시대를 거쳐 인류가 등장하게 된다.


우린 흔히 공룡 시대에 큰 관심을 가지게 된다. 공룡은 흥미롭기도 하고, 재미있는 주제라서 지구의 역사를 들여다볼 땐 아무래도 공룡 시대에 집중하게 된다. 그러나 공룡시대는 기나긴 지구의 역사의 한 단면일 뿐이다. 책을 통해 지구의 역사가 공룡시대 못지않게 무척 재미있고 흥미롭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우주와 태양계, 지구의 탄생으로부터 시작하여 생명의 탄생, 인간의 탄생으로까지 우리의 기원을 연대기적으로 따라가다보면 지구와 생명 탄생의 그 진화의 역사에 숨겨진 비밀을 알게 되고, 거대한 호기심을 충족시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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