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브 경제학 - 강성진 교수의 고쳐 쓰는 경제원론
강성진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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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정치나 정책에 크게 관심을 가지지 않는 사람이라도 경제정책과 사회의 경제문제에 대해서는 아마 관심을 많이 가질 것이다. 경제는 나의 삶의 많은 부분에 관여하고, 때로는 말 그대로 피부에 와닿는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도 하기 때문이다. 저마다 개인의 이익관계가 얽혀 경제적 입장과 관점이 다르고, 거기에 정치진영주의가 더해져서 하나의 사안을 두고도 서로 다른 주장을 펼치기도 한다. 특히 코로나19로 어려운 경제상황과 성장의 동력이 꺾여 장기적인 불황의 시대에 접어진 지금엔 더욱 경제적 의견이 엇갈리며 격렬한 대립이 심화되고 있다.


이런 경제 문제는 어떤 것이 옳고 어떤 것이 그르다고 쉽게 잘라서 말하기가 어려운 사안들이고, 특히나 앞서 말했듯이 지금 한국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경제 문제는 정치의 영역에서 풀이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 제대로 된 전망을 하기가 무척이나 어렵다. 전문가들의 논리와 예상도 정치적 관점에 기반을 두고 있어서 일반 국민들은 더욱 갈피를 잡기가 어렵다. 이 책에서는 양극화 문제, 소득주도성장 정책, 노사갈등, 낙수효과와 분수효과, 최저임금 문제, 부동산 정책, 포퓰리즘 논란 등 현재 대한민국에서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국내 경제문제와 자본주의가 떠안고 있는 세계경제의 문제점을 최신의 경제학 이론으로 풀어본다.


20세기 자본주의는 사회주의 체제와 경쟁하며 끊임없이 변화하여 왔다. 중국이 개혁 개방정책을 쓰고, 소련이 붕괴하면서 체제경쟁에서 자본주의가 승리하였다. 하지만 그렇다고 자본주의가 완벽하다는 뜻은 아니고, 이후로도 자본주의에 대한 도전과 비판은 계속되고 있다. 실제로 자본주의는 국가 개인간의 소득격차와 양극화 문제라거나 경제성장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포퓰리즘 정책 등 많은 문제점을 보이고 있다. 이제는 과거의 경제학 이론으로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한다.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미국의 경제학자 그레고리 맨큐는 경제학 10대 원리라는 것을 제시했다. 이것이 자본주의 체제의 기본 원리인데 저자는 현재의 자본주의 사회에서 이 원리가 제대로 작동 중인지 묻는다. 자본주의 체제는 시장경제를 지향한다. 시장경제는 기본적으로 시장에 의해 수요와 공급이 결정된다. 이른바 '보이지 않는 손'이다. 이 기본 개념대로라면 모든 것을 시장에 맡겨야 한다. 그것이 자유로운 거래를 이루고, 사회적으로도 바람직한 결과를 낳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시장경제의 기본 원리가 이론적으로는 명확하지만 우리가 처한 현실을 정확히 반영하지는 못한다고 한다. 그래서 이론과는 다르게 시장 원리를 보완하는 정부의 복지정책이 필요하다고 한다. 이것은 맨큐의 10대 원리에 포함되어 있지 않는 내용으로 자본주의의 경제 개념에 복지라는 측면이 추가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시장은 완벽하지 않다. 시장에서의 거래가 현실적으로 반드시 바람직한 결과를 낳는 것만은 아니다. 독과점 문제나 양극화 문제, 소득분배의 악화와 같은 사회적 문제를 유발시키기도 하는데 이를 시장실패라고 부른다. 그리고 이는 현재 한국사회에서 빈번하고 광범위하게 발생하고 있는 문제이고 고로 지금 한국의 보수들이 율법처럼 신성하게 떠받드는 시장경제가 무조건 옳다고 보기 어려운 것이다.


그리고 저자는 전세계적 수준의 환경문제를 시장실패의 또 다른 사례로 꼽고 있다. 경제발전이 진행될수록 환경오염은 가속화되고 있는데 이는 경제적 손익의 문제로 바라보면 안된다. 국제협력을 통해 전세계가 함께 고민하고 노력해야 하는 문제지만 지금 트럼프 정부는 자국의 경제적 이익을 주장하며 파리협정에서 탈퇴했다. 경제학적인 측면에서는 미래에는 환경을 위한 녹색성장 전략이 수립되어야 한다. 친환경 생산방법으로 만들어진 친환경 제품이 증가하는 추세에 있고, 녹색산업을 대비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환경문제 역시 과거 자본주의 체제에서는 고려의 대상이 아니었다. 하지만 미래엔 심각하게 고려해야할 중요한 요소가 되었고, 복지개념과 함께 자본주의 개념에 추가되어야 한다.


산업혁명시기에는 최소한의 정부의 역할로도 시장이 잘 움직였지만 대공항을 거치면서 정부의 보완적 역할이 필요하게 되었고, 반대로 정부의 역할을 극대화 한 사회주의의 붕괴는 정부만으로는 지속적인 경제발전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현재 가장 우월한 자본주의 체제는 시장경제를 기반으로 하되, 정부의 적절한 역할로 실질적인 경제성과를 보여주는 형태이다. 이렇게 자본주의의 개념은 처음 만들어진 그대로 계속 이어지는게 아니라 시대에 따라 계속 변화하고 개선되고 있다. 지금의 이런 형태를 자본주의 4.0시대라고 한다. 자본주의 4.0시대를 맞아 한국 역시 전통적인 경제발전 패러다임에서 탈피하여 미래지향적인 선진국형 경제발전 모형으로 전환해야 한다.


파트2에서는 현재 한국경제의 오해와 팩트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이중 '낙수효과vs분수효과'와 '국민소득이 오르면 내 소득도 오른다?' 이 두 가지를 살펴보자. 1인당 국민소득은 총소득을 전체인구로 나눈 평균개념인데 이 지표는 국가 평균소득 수준을 보여줄 뿐 개인별 소득 격차를 제대로 반영하지는 못한다. 특히 한국처럼 양극화가 심각하고 소득분배가 나쁜 사회에서는 국민소득이 올라도 개인의 실질적 소득은 오르지 않는 경우가 많다. 말하자면 대기업 중심으로 성장을 하다보니 지표는 좋게 나오지만 실제 서민들의 생활은 어려운 것이다. 이것이 한국 경제의 넌센스다.


아이러니하게도 서민들이 어려울수록 보수진영에서는 친대기업 정책으로 경제성장을 도모해서 낙수효과를 얻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너무나 당연하게도 한국의 1인당 국민소득이 오른다고 서민의 소득이 오르고, 삶이 나아진다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낙수효과를 주장하며 아직까지 전체 성장에만 매달려 있자고 할 것인지 진지하게 생각해봐야 한다. 낙수효과란 이미 실패한 개념으로 인식하는 것이 전세계적인 추세이고 특히나 한국과 같은 부패한 재벌이 있는 지형에선 기대하기 어려운 것이다. 저자는 중립적인 스탠스를 보이는 듯 하지만 결국 보수적인 입장을 내비치고 있는 것 같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저자의 주장에 동의하기 무척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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