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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만 몰랐던 매혹적인 바다이야기 27
고명석 지음 / 청미디어 / 2020년 5월
평점 :

바다는 아직 미지의 세계이다. 달나라와 화성까지 탐사선을 보낼 정도로 기술이 발전했지만 심해 속은 여전히 그 비밀이 풀리지 않았고, 심해 생태계도 완벽하게 연구가 되지 못했다고 한다. 바다는 지구의 70%를 차지하는데 바다 속을 모른다는 것은 지구의 반을 모른다는 것과 같은 말이기도 하다. 우리는 바다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바다는 생명이 탄생한 곳이고, 지금도 가장 많은 생명체가 사는 곳이며 중요한 인류의 삶과 역사가 펼쳐졌던 장소이기도 하다. 대항해시대를 시작으로 바다를 제패한 나라가 전세계의 패권을 거머쥐었다. 해상무역을 통해 세계는 발전해 나갔고, 바닷길이 열리면서 유럽 열강들의 식민지 정책이라는 어두운 역사도 만들어졌다. 이처럼 바다는 인류의 역사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육지와 바다는 별개의 공간이 아니다. 바다는 인류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로 오랜 역사를 함께 해왔다. 우리가 마시는 공기와 물은 생명의 순환을 주고 받는 연결체로 바다는 자연과학적으로 생물의 존재와 밀접한 영향을 주고받았을 뿐 아니라, 인문학적으로도 인류 문화사에 큰 영향을 주었다. 우리가 바라보는 바다는 자원의 보고이자, 레저와 휴식이 있고, 생명과 환경을 담고 있는 여러가지 얼굴을 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이런 바다에 대해 생각보다 잘 알지 못하고 있다.
그동안 바다를 둘러싼 역사 이야기나, 바다를 중심으로 바라본 세계의 패권 이야기, 혹은 바다의 생명과 환경 같은 주제들을 다룬 책은 많이 있었지만 바다에 사는 해양 생물, 바다와 관련된 역사, 바다에 숨겨진 과학적 사실과 문화적 스토리까지 바다를 둘러싼 수많은 주제로 바다 그 자체를 다룬 책은 그다지 보지 못한 것 같다. 이 책은 바다를 주제로 바다의 여러 가지 모습을 역사적, 과학적, 인문학적 등 다양한 시각으로 재미있게 풀어내었다.
책은 총 3부, 27가지 에피소드로 되어있다. 1부 놀랍고 신기한 바다는 바다 생명체를 주제로 한 이야기다. 500년을 사는 상어, 날고 걷고 나무에 오르는 상식을 뛰어넘는 물고기, 심해의 생명체들, 스스로 성형수술을 하는 물고기 등 제목처럼 놀랍고 신기한 해양 생물들을 소개한다. 2부 유럽의 바다편에서는 유럽 역사 속에서 찾아낸 숨겨인 바다 이야기가 펼쳐진다. 콜럼버스보다 먼저 아메리카에 갔던 바이킹, 청어의 뼈 위에 세워진 네덜란드 같은 흥미로운 이야기가 전개된다. 마지막 3부 동양의 바다에서는 한국을 중심으로 동아시아 바다에서 벌어지는 생소하고 진기한 이야기를 다룬다. 또 중간중간 바다와 관련된 생활 속 궁금증에 답변하는 코너를 통해 일상 속에서 궁금했던 궁금증을 풀어보며 재미있게 상식을 채워갈 수 있게 배치하고 있다.
책의 내용들은 굉장히 재미있다. 몰랐던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고, 신기하고 놀라운 이야기에 경탄하고, 평소 궁금하던 호기심을 속시원하게 풀어줘서 상식도 쑥쑥 늘어난다. 하나의 주제를 역사적, 과학적, 인문학적 시각으로 다양하게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어서 지루하지 않게 다방면의 지식을 쌓을 수 있다. 책에는 다양한 내용이 나오지만 이 책을 관통하는 하나의 주제는 해양환경인 것 같다. 바다에 물고기보다 플라스틱이 더 많아졌다는 내용으로 하나의 섹션을 마련하여 바다 환경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데 다른 주제에 대해 이야기를 할 때에도 환경과 인류 때문에 고통스러워하는 해양 생물들에 대한 언급을 끊임없이 한다. 그리고 인류가 바다를 정복하면서 벌어진 많은 폐해들과 수많은 인간의 흑역사도 가감없이 보여준다. 어쩌면 바다라는 넓고 큰 자연 속에서 우리 인류가 보인 살육과 파괴의 역사를 비판하고 자연을 파괴하고 있는 우리 인간들의 각성을 요구하는 책처럼 보이기도 한다. 저자는 정말 바다를 사랑하는 것처럼 보인다.
책에서 특히 재미있게 보았던 파트는 쉬어가는 코너인 [그거 알아요?]이다. 비 오는 날은 생선회를 먹지 마라는 속설, 크릴 오일을 먹으면 바다 생태계를 파괴한다는 이야기, 굴을 자주 먹으면 바람둥이라는 속설, 활어와 선어/자연산 양식산, 홍어는 왜 삭혀서 먹는지 등 평소 한번쯤 궁금증을 가져봤을 내용들을 팩트체크 해줘서 호기심을 충족시켜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