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의 감정사전 : 오늘도 불안한가요? - 불안하고 예민한 날들을 '잘' 살아내기 위한 안내서 마지의 감정사전
모린 마지 윌슨 지음, 박성진 옮김 / 큐리어스(Qrious)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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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들이 살아가면서 가장 많이 느끼는 감정은 아마도 불안이 아닐까 한다. 여러가지 이유로 불안과 강박에 시달리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고 공황이나 우울증임을 커밍아웃하는 유명인도 많아지고 있다. 그런 불안감은 느닷없이 생겨난다. 특별한 이유도 없이 문득 내 머리 속에 깃들어서 나를 힘들게 한다. 물론 사람이 불안감을 느끼고 강박에 빠지는 데는 정신분석학적으로건 신경학적으로건 나름의 이유가 있겠지만 여기서 말하는 특별한 이유가 없다는 것은 순간적으로 불안감을 느끼게 되는 특별한 이유가 없다는 뜻이다. 마치 머리 속의 전구를 켜듯 갑작스럽고 때론 그 자신도 당황스럽게 불안함을 느끼게 된다.



저자는 이 책이 불안하고 예민한 날들을 잘 살아내기 위한 안내서라고 한다. 하지만 이 책이 우리를 치유해주지는 못할 것이라고 한다. 이것은 심리 서적이나 의학 전문 서적도 아니고, 심신안정을 돕는 방법이 나오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책을 읽는 사람을 불안에서 해소시켜주지는 못하겠지만 다만 일상에서 항상 불안과 함께 생활하고 있는 사람에게 외로움을 조금 덜어주는 역할을 하게 될거라고 한다.



저자는 스스로를 불안상태가 많은 내향적 성격이라고 한다. 내향적이라는 것은 아는 사람이 적고, 혼자 있기를 좋아하는 성향인데 처음에는 불안감을 느끼는 것 때문에 내향적이 되었다고 생각했지만 불안감을 느끼는 것과 내향적인 것과는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우리도 흔히 불안함을 많이 느끼는 성격 때문에 내향적이 되었다고 그렇게 오해를 하는 경향이 있는데 저자의 설명에 따르면 불안감이 내향적 성격으로 만든 것이 아니라 그저 불안감을 많이 느끼는 내향적인 성격이라는 것이다. 내향적 성격과 불안감이 많은 것은 별개의 일이라는 것이다.



행동 중 어떤 것은 내향성에서 비롯된 것이고 또 어떤 것은 불안감에서 비롯된 것으로 그 둘을 구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즉, 나의 성격, 나의 성향에 대해 자기 객관화를 통해 정확하게 알고 이해하는 것에서 부터 출발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습관 중 어떤 부분을 인정하고 받아들이고, 어떤 부분을 고치도록 노력할지 구분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저자는 불안함을 겪으며 가지게 된 생각과 경험들을 낙서처럼 써내려가고 그 속에서 자신의 성격과 성향, 불안함을 구분하며 스스로를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자신이 그랬던 것처럼 책을 읽는 우리들도 자신에 대해 조금 더 이해하게 되어 불안함을 털어버리는 첫걸음을 내딛으라고 말한다.



불안감은 인사를 하는 것에도, 마트에 가는 것에도, 메세지에 대한 답장이 오지 않는 작은 것에도 너무 많은 생각을 불러일으키고 그런 생각들은 나를 괴롭히게 만든다. 책엔 이런 갖가지 불안증을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끝없이 펼쳐진다. 불안과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이 겪는 일상을 하나씩 보다보면 마치 내 이야기를 보는 것처럼 격하게 공감을 하게 된다. 마치 내 일상을 엿보고 그림을 그린 것처럼 느껴질 정도다. 그래서 웃음이 난다. 이 사람도 나와 같은 마음이구나. 나와 똑같은 행동을 하는구나. 이런 경험을 하는 게 나뿐만이 아니었네. 저자도 불안에 떠는 일상을 경험해봤기 때문에 그러한 경험을 책을 통해 독자와 공감하고 소통하면서 서로의 마음을 보듬고 위로를 하게 되는 것 같다. 불안함에 떠는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해결이 아니라 소통이다. 들어주고, 공감해주는 것. 누군가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의 효용성이란 들어주고 공감해줌으로 인해서 외롭지 않게 되는 것이다. 고독감에서 해방만 되면 그것만으로도 도움이 되는 것이다. 그런 공감의 과정을 통해 해결은 아니어도 어루만짐이 있다면 불안함이 조금은 사라질 것이다.



책의 표지에는 이불을 둘둘 말고서 정말 완벽하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올리며 따봉을 날리는 귀여운 사람의 일러스트가 나와 있다. 흔히 말하는 '이불 밖은 위험해'다. 불안한 사람은 단순히 불안해하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불안한 심리가 사회생활에도 영향을 준다. 사회불안장애가 생기거나, 꼭 해야만 하는 책임감과 불안감이 충돌하여 힘들어하기도 한다. 집 이불 속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혹은 도망치고 싶다는 마음을 가지게 되는 때도 있다. 이는 내향적인 사람의 성향과도 겹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처음에 저자가 말했듯 내향적인 성격인 것과 불안한 마음인 것을 구분하여 자신의 현재 상태를 잘 알고 이해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마지막엔 주위 사람들에게 이런 나를 알리고 필요한 도움을 청하자는 말과 오늘도 불안한 나를 위해 보통은 이런 경우 어떻게 하는지에 대해 말을 하고 있다. 말하자면 일종의 솔루션인데 불안과 내향적 성격을 가진 사람들의 문제는 자신의 그런 문제에도 불구하고 누군가에게 도움을 청하는 것을 꺼려한다는 것이다. 혹은 도움이 필요하다는 것조차 인식하지 못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정말 불안감을 떨쳐내고 싶다면 자신의 상태를 알리고 도움청하는 것을 주저하지 말라고 조언한다. 그리고 어쩌면 완치가 없을 이 불안감을 평생 안고 살아가기 위해 어떻게 하면 좋을지 함께 생각해보자고 제안한다. 스트레스에서 탈출하고 그래도 살만하다는 생각을 가지며 희망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자는 응원을 함께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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