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좋은 사람인 척하느라 하루를 낭비한 당신에게 - 답답한 인간관계를 뻥 뚫어주는 134가지 묘약
카도 아키오 지음, 양억관.김선민 옮김 / 황금부엉이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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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생활을 하다보면 암에 걸릴 것 같은 상황을 많이 겪게 된다. 갑질을 당하기도 하고, 얌체같은 인간 때문에 짜증이 쌓이기도 하며, 무개념인 사람으로 인해 분노가 차오를 때도 있다. 하지만 이런 사람들을 마주했을 때 부당함을 따지거나 잘못을 지적하며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경우는 좀처럼 없다. 오히려 온갖 더러운 꼴, 짜증나고 화나는 일을 당해도 속으로 삭히고 아무말 못한채 부당함을 받아들여야 하는 경우가 너무 많다. 이런 일은 직장 생활의 갑을 관계 문화로 인해 발생하기도 하지만 그 자신의 성격적인 면 때문에 생기기도 한다.


인간관계가 서툴고, 사람 다루는 것이 어렵고, 설득하는 재주가 없고. 이런 고민을 하는 사람들은 어렵고 복잡한 관계 대신 차라리 내가 조금 손해를 보는 것을 선택하게 된다. 그래서 마음과는 다르게 착한사람이 되어버리는 일이 허다하다. 원치 않는 일을 하게 되고, 의도치 않게 손해를 보고, 내 일도 산더미인데 남의 일을 돕거나, 빌려준 돈을 받지 못해 쩔쩔매기도 한다. 하지만 그들처럼 뻔뻔해지는 것이 참 어렵고, 그럴만한 재주도 없다는 것이 문제다. 그래서 오늘도 싫다는 말이 목구멍을 넘어오는 것을 씹어 삼키며 손해를 보며 스스로 호구의 하루를 살아간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겪게 되는 수많은 고민들을 온라인에서나 친구들에게 상담을 해보는데 제대로 된 답변을 얻은 경우는 많이 없다. 어쩌겠냐? 그냥 참아라, 너에게 어딘가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냐? 그만둬라 그런 곳에 있을 필요 없다. 헤어져라 그런 사람 만날 필요없다. 그냥 받아버려라 등 별의별 조언을 다 듣지만 죄다 제대로 된 솔루션을 주진 못한다. 또는 그 조언대로 했다가 오히려 낭패를 당하거나, 조언대로 하지 못해서 그것이 더 큰 스트레스로 돌아오는 일도 있다. 그래서 결국엔 혼자 참고 혼자 감당하는 걸 선택하고, 더 이상 고민상담 조차 하지 않게 되는 경우가 많다.


책은 이제 참지 말자고 한다. 더는 남에게 착한 사람이 아니라 나에게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인간은 누구에게나 좋은 사람일 수는 없다. 그러기 위해서는 철저히 자신을 죽이고, 남을 위해서 살아야만 한다. 이젠 그러지 말자고 한다. 자신의 의견만 강조하고, 자기 말만 다 맞고, 책임을 남에게 전가하고, 잘못도 인정하지 않는 그런 인간들을 상대하기 위해서는 나도 그런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착하기만 해서는 그런 인간들에게 휘둘리기만 한다. 나를 무시하는 사람에게 굳이 잘 보이려 하지 말고, 그런 사람에게 착하게 대하지 말란다. 나를 위해 나쁜 사람이 되어보자. 나를 위해 살수만 있다면 조금은 나쁘고, 조금은 영악하고, 조금은 뻔뻔해도 좋다. 책에선 남이 아니라 나에게 좋은 사람이 되고, 날 위해 이기적이 되기 위한 136가지 방법을 알려준다.


많은 사람들이 책의 제목처럼 괜히 좋은 사람인 척하느라 하루를 낭비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그래서 책의 제목에 크게 공감하고 책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책의 제목보다 소제목들에 더 관심이 갔다. 소제목으로 소개되고 있는 문장 하나하나가 배워보고 싶고, 나에게 필요한 기술들이었기 때문에 '어머 이건 꼭 배워야 해'와 같은 기분이 되었다. 이것이 이 책의 강점인데 여타의 자기개발서와는 다르게 이론적이고 심리적인 부분에 대해 강의를 하는 것이 아니라 수많은 상황을 상정해놓고 상황별로 그에 대처하는 실무적인 방법을 설명해놓고 있다. 그것도 아주 구체적으로 상황설정을 하고 그에 따른 대처를 시뮬레이션 하고 있어서 그것을 실제 상황에 바로 적용할 수 있게 해놓았다.


솔직히 상투적인 조언에 도를 깨우치듯 말과 행동이 확 바뀔 정도의 사람이라면 애초에 이런 걸로 고민도 하지 않았을 것이다. 가령 '그럴 땐 속마음을 숨기지 말고, 당당히 자신의 의견을 밝히되 최대한 예의있고 차분하게 말해서 상대의 기분을 상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따위의 말을 들어봤자 뭘 어떻게 말을 하란 건지 도무지 알기 어렵다. 그런걸 모르기 때문에 혼자 끙끙 앓으며 고민을 했지 그걸 잘하면 고민을 왜 하겠는가. 반면 이 책에선 정확하게 이런 상황에선 이렇게 하고, 저런 상황에선 저렇게 말을 하라..라고 맞춤형으로 딱딱 짚어준다. 물론 아주 길고 자세한 예시와 설명이 있는 것은 아니라서 책에서 알려주는 멘트 하나로 모든 상황을 다 커버하기는 어렵지만 적어도 어떤 늬앙스로 행동하고, 어떤 느낌으로 말을 하란 건지 감을 잡을 수는 있다. 이것이 중요하다. 그런 말을 해본 적이 없는 우리들에게는 어떤 늬앙스인지, 어떤 느낌인지를 알게 하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책은 총 5개의 챕터로 되어 있다. 살면서 때론 필요한 악함에 대한 고찰, 싸움에서 후회하지 않을 싸움의 기술, 나를 위해 이기적으로 사는 방법, 함부로 말하는 사람에게 함부로 대하는 역지사지 대화법, 착한 어른 콤플렉스 고치는 법. 앞서 말했듯이 모두 실용적이고 실생활에서 활용 가능한 실무적인 내용들이 방법론적으로 제시되고 있다. 이런 비법들을 알고 있다면 어디 가서 무시는 안 당할 것 같은 자신감이 생긴다. 물론 책을 읽었다고 해서 바로 사람이 바뀌고, 호구를 탈피할 수 있는 건 아닐 것이다. 하지만 적어도 욕먹기 싫어서 무조건 참아야지라던가, 내가 잘못했다는 자책감이나 미움받으면 어떡하냐는 식의 생각은 조금 날려버릴 수 있을 것 같다. 처음 한마디가 어렵지 첫발을 내딛고 나면 그 후는 일사천리다. 이 책은 그 걸음마를 도와주는 책이다.


'책에는 누구나 한번쯤 들어본 조언의 함정'이란 사람들이 흔히 하는 조언의 잘못된 점과 위험성을 알리고, 그것을 바로잡아주는 코너도 있다. 잘못되 조언은 잘못된 행동을, 잘못된 행동은 잘못된 결과를 가져온다. 그래서 남의 조언대로 행동할 때는 조심해야 한다. 상담을 했다가 교과서적이고 원론적인 조언에 상처를 받기도 하고, 잘못된 조언으로 인해 나쁜 결과가 오기도 한다. 한번 쯤 들어본 조언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고, 그동안의 잘못된 선입견이나 잘못된 인식을 바로 잡을 수 있게 도와준다.


역지사지. 역으로 지랄해야 사람은 지가 뭘 잘못 했는지 안다고 했다. 좋은 게 좋은 거라고 참았더니 남만 좋게 되었다. 이 험한 세상 호구가 되지 않으려면 나 스스로 나를 지켜야 한다. 영화 [반칙왕]에서 직장 상자가 송강호에게 헤드락을 걸고 말한다. '세상이 이래. 쟝글이야. 쟝글. 힘 없으면 못 빠져 나와. 알았어?' 그렇다 세상은 쟝글이다. 이렇게 착한 나를 이용해먹으려고 눈이 벌개서 노리고 있는 사람들 투성이다. 이런 쟝글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반칙왕이 된다한들 누가 비난할 수 있겠는가? 꼭 정공법으로만 싸울 필요는 없다. 남을 때려 눕히기 위해서가 아니라 내 몸을 지키기 위해서 반칙왕이 되기로 하자. 그리고 이 책은 반칙왕이 되는 기술을 알려주는 서바이벌 생존 매뉴얼이 되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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