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가, 몸으로 신화를 그리다 - 신화와 어원으로 읽는 요가 이야기
클레망틴 에르피쿰 지음, 류은소라 옮김 / 미래의창 / 2020년 5월
평점 :
절판


 

최근들어 체형교정과 다이어트 목적으로 요가를 하는 인구가 많이 늘었다. 보통 요가는 호흡법이나 스트레칭으로 몸의 균형을 맞추고, 몸매 관리를 하는 슬로우 힐링 운동법으로 생각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적어도 나는 그렇게 생각했었다. 필라테스와 같은 맥락의 스트레칭 운동이라고 생각하는데 사실 요가에는 운동 이상의 심오한 뜻이 담겨 있다. 요가는 단순히 몸을 단련하고, 건강을 다지는 신체 단련 운련이 아니라 명상과 요가철학으로 내면의 고요함과 편안함을 찾는 심신 수양법이라고 한다. 이 책에선 요가를 어떻게 하는지 그 방법을 알아보는 것이 아니라 왜 요가를 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요가 자세에는 유독 동물 이름이 많이 들어간다. 요가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고양이 자세인데 사실 고양이 자세는 없지만 코브라 자세, 물고기 자세, 거북이 자세, 공작 자세, 독수리 자세, 원숭이 자세, 사자 자세 등 동물 이름이 많이 들어간다. 그래서 처음엔 요가 동작을 동물의 움직임에서 동작을 따왔다고만 생각을 했다. 마치 중국의 쿵푸의 사권, 학권처럼 동물의 움직임이나 형태를 따와서 요가 동작을 만들었고, 그래서 동물 이름이 들어간다고 생각했는데 그리 단순한 것이 아니었다. 게다가 요가의 자세 이름은 꼭 동물 이름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연꽃 자세나 산 자세, 초승달 자세 같은 자연의 이름을 가진 것도 있고 금강 자세나 올가미 자세, 쟁기 자세, 바퀴 자세와 현자 비슈바미트라 자세 같은 출처는 물론 자세의 형상이 도저히 상상도 되지 않는 것들조차 있다.


요가 동작의 원래 명칭은 굉장히 생소하고 어려운데 이 요가 동작들은 저마다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그 의미는 신화나 전설, 우화 등에 기인한다. 신화 등의 이야기 속 한 장면을 요가 동작으로 만들고 그 속에 그 신화나 전설의 의미가 함축되어 만들어지는 것이다. 가령 단군신화를 예로 들어보면 곰과 호랑이는 동굴 속에 들어가 쑥과 마늘만 먹고 100일을 버티고 인간이 되고자 한다. 이 때 호랑이는 중간에 뛰쳐나가고, 곰은 100일을 견디고 사람이 된다. 여기서 곰이 동굴에서 웅크리고 있는 모양새를 요가 자세로 바꾸고 곰 자세라고 명명한다면 그 곰 자세에는 고통을 감내하는 인내의 뜻이 새겨질텐데 이런 식으로 하나의 신화와 전설의 핵심을 요가 자세로 만들고, 그 안에 신화적 상징성이나 이야기의 가르침을 아로새기는 형식이다.


이렇게 요가 자세에는 각각의 신화적 스토리와 상징성이 들어가 있다. 그 자세의 상징성, 즉 그 요가 자세가 표현하고자 하거나 자세가 의미하는 정신은 그 자세로 얻을 수 있는 효과들과 그 요가 자세가 탄생한 스토리와 맞닿아있다. 신화적 스토리와 그 이야기 속의 의미와 가르침이 해당 요가 자세가 도달하고자 하는 심적(영적) 훈련의 목표이며, 종국에는 그것이 요가 자세로 얻게 되는 심신 수양의 본질이다. 요가는 몸으로만 이루는 수행이 아니다. 요가를 몸과 마음으로 담아내야만 한다.


그러니 요가를 할 때는 단순히 동작만을 따라하는 것이 아니라 그 자세가 가진 의미와 뜻, 목표, 의도를 느껴야 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동작 하나하나에 담긴 신화의 의미를 알아보고 그 상징성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며 왜 요가를 하는지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져야만 한다. 아헹가 요가의 창시자 아헹가는 '요가 자세 연구의 목적은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법을 배우는 데 있는 게 아니라, 스스로를 이해하고 변화시키는 데 있다'고 했다. 책에 나온 여러 신화들을 통해 요가의 진정한 의미를 이해한다면 요가의 의미, 목표, 의도를 더 뚜렷이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