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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를 창조하는 융합의 탄생 - 나도 말이 안 되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최윤규 지음 / 책이있는마을 / 2020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스티브 잡스가 아이폰을 출시-소개하는 프리젠테이션에서 스타일러스 펜은 필요없다며 우리에겐 이미 다섯개나 되는 펜이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다섯 손가락에 자유를 주라고 말을 했다. 잃어버리기 쉬운 스타일러스 펜보다 인간의 손가락이 더 뛰어난 필기구라며 손가락 터치 방식의 아이폰을 홍보했다. 그동안 자판을 누르거나, 팬으로 누르던 방식을 손가락 터치라는 완전히 새로운 방식으로 가치전환을 한 것이다. 기술의 발전은 앞선 기술을 보완하거나 축적된 기술의 확장으로 통해 이뤄지기도 하지만 때론 완전히 새로운 개념의 가치를 창조하는 것으로 발전하는 경우도 있다. 이를 쿤의 패러다임이라고 하는데 쿤의 패러다임이란 과학의 발전이 기존의 개념들이 쌓여서 누적적인 축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개념적 혁명으로 발전한다는 주장이다. 앞선 기술의 꼬리를 물고 확장하는 것이 아닌, 아예 완전히 다른 패러다임의 전환으로 생겨난다는 것이다.
앞으로 다가올 4차 산업혁명의 핵심 어젠다는 창조와 융합, 빅데이터이다. 창의융합 능력이 미래의 가장 큰 경쟁력이 될 거라고 한다. 패러다임의 전환은 발상의 전환에서 온다. 관점이 다르면 정답도 달라진다. 새로운 생각. 틀을 뛰어넘는 시각. 돌려보고, 뒤집어보고, 다르게 생각하는 것에서 패러다임의 전환은 시작된다. '1+1=?'이라는 질문을 기존의 수학적 논리적 사고로 답을 도출한다면 창의성을 발휘할 여지는 없다. 기존의 질서를 벗어난 창의적 발상의 전환을 통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고, 창의융합적 사고로 관점을 달리하면 저 질문에 대한 답도 달라지게 될 것이다. 아이디어는 재활용 캔이 아니다. 재활용이 아닌 새활용되는 아이디어가 중요하다.
4차 산업혁명은 연결이라는 개념을 기반으로 한다. 4차 산업혁명은 인공지능, 빅데이터, 모바일 등 첨단 정보통신 기술이 경제, 사회전반에 융합되어 혁신적인 변화가 나타나는 차세대 산업혁명이라고 한다. 사람과 사물, 사물과 사물, 데이터와 사물 사이의 연결 등이 새로운 기술과 트렌드를 형성해 낼 것이다. 여러가지 개념의 연결 즉 융합이 중요한 가치기준이 될 것이란 뜻이다. 기존에 있는 제품에 무엇을 결합시키면 더 좋은 제품이 될지, 개별적으로 널려 있는 기술과 정보들을 어떻게 하나로 묶어서 활용할 것인지, 1+1=1이 되는 제품이 무엇일지 등 창의융합 능력이 많이 요구될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은 4차 산업혁명의 핵심 어젠다 중 융합에 주목한다.
저자가 말하는 가치를 창조하는 아이디어 훈련은 말이 안되는 생각에서 시작한다. 우리가 일상에서 쉽게 마주치는 물건(키워드)를 아이템으로 그 아이템에 다른 키워드를 융합하여 새로운 가치를 창조해내도록 훈련한다. 핸드폰의 경우, 핸드폰의 처음 탄생은 대화를 통한 통화라는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그러던 것이 문자(메신저) 기능, 사진, 음악, 동영상, 게임, 교육, 은행, 결제 등 휴대폰으로 안되는 것 없을 만큼 새로운 기능들과 융합되었다. 그럼 여기서 그 외에 휴대폰에 융합시킬 또 다른 기능이 있을지 상상해보고, 휴대폰 자체가 안되면 휴대폰 케이스에 휴대폰에 넣을 수 있는 기능을 융합해보자고 말한다. 휴대폰 케이스에 보조 배터리를 넣거나, 태양광 충전을 할 수 있는 케이스를 만들자거나 하는 식이다. 벌써 여기부터 생각의 차이가 느껴진다. 보통 휴대폰에 대해 생각해보자고 하면 휴대폰에 꽂혀서 휴대폰에 대해서만 생각을 하는데 저자는 휴대폰 케이스를 이용해본다는 한걸음 더 나아간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있다. 휴대폰과 무언가를 합쳐서 할 수 있는 것들을 표현해보고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를 말해보라고 한다. 무작정 아무거나 결합하는 것이 아니라 제품화한다면, 융합의 핵심과 사용자는 누구인지 등의 구체적인 융합의 목적성도 제시한다.
이런 형식으로 생활, 가정, 먹거리, 소모품, 자연 등의 키워드로 여러 아이템을 제시하며 두 개의 단어를 합쳐서 할 수 있는 것들을 융합하여 만들어보도록 창조융합적인 훈련을 계속 유도한다. 저자는 융합 키워드의 핵심은 허무맹랑해도 되고, 말이 안되도 되고, 웃겨도 되니까 그냥 남 눈치 보지 말고 해보고 싶은 것 마음대로 해보는 것이라고 한다. 창의성과 상상력은 그렇게 시작된다고 조언한다. 하지만 대상이나 목적성 등을 한정해놓고 융합의 아이디어를 제시하는 것은 꽤나 어려운 작업이다. 이런 타켓팅이 없이 아무 생각이라 할라치면 저자의 말처럼 허무맹랑한 아이디어라도 낼 수 있겠지만 제품화 한다거나 사용자를 한정하는 등의 구체적인 제한을 가하자 아이디어를 내는 것은 굉장히 어려웠다. 그나마 생각해내는 아이디어란 어딘가에서 봤거나 이미 기존에 존재하는 것들이 대부분으로 다른 관점의 새로운 가치를 가지는 아이디어를 내는 것은 굉장히 어려웠다. 창조적인 생각은 단기간에 되는 것은 아니므로 책에 내오는 아이템 이외에도 눈에 보이는 모든 것들을 책에 나오는 식으로 1+1=1이 되는 융합의 아이디어로 계속 생각하고 훈련을 하다보면 창의성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해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