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9 응급로펌 - 법은 모르지만 변호사는 필요한 당신을 위한 초고속 법률 사무소
양지민 지음 / 블랙피쉬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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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처럼 많은 사람들과 함께 다양한 이해관계 속에서 얽혀 살아가다보면 의도치 않게 여러 사건과 송사에 휘말리게 되는 경우가 있다. 법 없이도 살 사람이란 말이 있지만 세상은 나만 잘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나쁜 짓 안 하고, 죄 안짓고, 착하게만 살면 경찰서 갈 일 없고, 송사에 휘말릴 일이 없다고 생각되지만 나도 모르게 실수를 저지르는 가해자가 될 수도 있고, 의도치 않게 나쁜 일에 휘말려서 피해자가 될 수도 있다. 긴 인생길에선 언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법이라 그래서 법이라는 것은 아는 만큼 도움이 된다. 평소 법지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갑작스럽게 트러블이 발생해도 당황하지 않고 잘 처리할 수 있게 된다. 법은 멀고 주먹은 가깝다는 말이 있지만 사실 법을 제대로 알기만 한다면 법의 울타리 안에서 법의 구제를 받거나 보호를 받을 수 있으니 법만큼 좋은 것도 없다.


하지만 사소하고 간단한 법상식만 있다면 고민하지 않고 해결할 수 있거나, 손해보지 않아도 되는데 법을 몰라서 법정시한을 넘긴다거나, 미리 관련 서류나 증거물을 준비하지 못해서 손해를 보게 되는 등의 경우도 많이 있다. 억울하게 피해를 당했을 때는 경황이 없어서 제대로 대처를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특히 갑을관계에서의 피해라면 더욱 그러하다. 어쩔줄 몰라서 당황하고 고민하다가 보통 인터넷의 힘을 빌리게 되지만 상당수가 변호사나 법무사 광고글로 연결되기 일쑤고 정말 중요한 내용은 없는 경우가 많다. 때로는 틀린 내용도 많이 있어서 개인이 제대로 된 법지식과 정보로 올바르게 대처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 피해자들은 억울하지만 변호사 선임은 부담되고, 의지할 곳은 없어서 어찌할바를 몰라서 마냥 답답해하다가 결국 피해를 감내하게 되는 경우도 많다.


꼭 우리가 피해를 봤을 때 법적으로 구제를 받기 위해 법을 알아야하는 것은 아니다. 의도치 않게 잘못을 저지르고, 사고를 쳤을 때에도 사건이 더 이상 커지지 않고, 더 큰 잘못이 되지 않도록 또 빠른 사건 해결과 수습을 위해서라도 법에 대해 잘 알고 있어야 한다. 가령 교통사고를 냈을 때 당황해서 자리를 뜬다던지, 피해자가 괜찮다고 했다는 이유로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않고 그냥 가버리면 뺑소니로 더 큰 처벌을 받게 될 수도 있다. 이렇게 가해자가 되었을 때에도 법을 잘 아는 것이 사건 해결에 큰 도움이 된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성문법인 함무라비 법전에는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우리는 이 말을 받은대로 되돌려 준다는 복수의 개념처럼 생각하고 있지만 사실은 피해를 입힌 그 이상으로 과도하게 처벌하여서는 안된다는 동해보복법의 의미가 담겨있다. 가해자가 피해자보다 신분이 낮거나 하는 이유로 피해를 입힌 이상으로 처벌을 하는 것은 가해자에 대한 역차별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가해자에 대한 보호의 개념이 포함된 법이다. 즉, 법이라는 것은 언제나 피해자를 구제할 뿐 아니라 가해자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1일 발생 소송 건수만 1만 8천여건이고 1년 총 소송 건수는 무려 658만 5천여건이라고 한다. 법에 무관심한 사람은 있지만 법과 무관한 사람은 없다고 하는데 당장 내일이라도 내가 저 소송이 당사자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하면 법에 무심해서는 안된다고 느끼게 된다. [119 응급 로펌]은 누구나 언제 어디서건 닥칠 수 있는 일상 속의 법률문제를 아주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생활 밀착형 법률책이다. 저자인 양지민 변호사가 TV종편 등에서 법률 자문을 해주는 것을 자주 보는데 다양한 분야의 법률 문제를 차근차근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줘서 법률적 지식이 없는 나같은 시청자도 어렵지 않게 법에 다가갈 수 있게 해주었다. 이 책 역시 법률 지식이 전혀 없는 사람을 위해 씌여졌는데 쉽고도 체계적인 구성으로 어렵지 않게 필요한 법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우선 고소, 고발, 형사소송, 민사소송 등고 같은 기본적인 법지식을 알려준다. 법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은 이런 기본적인 용어도 구분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을텐데 나 역시도 뉴스를 통해 이런 용어를 많이 들었지만 정확하게 어떤 내용인지, 어떻게 구분되는지 알지 못했다. 그래서 책의 서두와 마지막에 '헷갈리는 법률 용어'와 '알아두면 도움 되는 법률 용어'를 소개해놓고 있다. 이런 내용들은 평소 상식적으로도 알고 있으면 뉴스 등을 볼 때 도움이 될만한 내용들이다. 그리고 형사와 민사의 차이점, 혼자 소송하기, 내용증명 보내기, 판결문 읽는 법 등 혼자 소송을 진행할 때 알아야 할 내용들을 가르쳐준다.


2장부터는 본격적으로 법률에 대해 알아보는데 직장, 부동산과 임대차 관련, 성폭력, 금전, 상속, 이혼, 생활 등 분야별로 카테고리를 나누어서 사회 초년생부터 직장인, 중년층까지 다양한 계층과 분야의 사람들이 겪을 수 있는 구체적인 상황과 그에 따른 신속한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 '응급 내원 사례'라는 형식으로 구체적 법률적 사례를 제시하고, '지금 당장 필요한 응급 처치'에서는 그 상황에서 최우선으로 바로 해야하는 행동들을 한페이지에 담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구성해놓았다, 그리고나서 본문에 해당하는 '응급 로펌의 진단'에서는 실제 법조항과 함께 자세한 설명을 추가로 덧붙이고 있어서 자세한 법률적 지식을 얻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응급 로펌의 처방'이라는 일종의 요약파트에서는 관련 법률소송에서 주의해야 할 점과 관련 홈페이지를 소개하고, 실무적인 팁을 알려주기도 한다. 이런 형식으로 법에 문외한이라도 쉽게 이해하고 책에서 배운대로 실제로 적용할 수 있게 도와준다.


책에서 소개된 내용 중 몇해 전 개인적으로 경험했던 것이 있는데 당시 변호사를 선임하지 않고 혼자 해결해보기 위해 인터넷을 뒤지고, 카페에 가입하여 질문을 하고, 무료법률 사무소를 찾아가고 하면서 정말 힘들게 정보를 수집했는데 그렇게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발품을 팔면서 쌓은 법률적 내용이 이 책에는 아주 쉽고 깔끔하게 정리가 되어 있어서 만약 그 때 이 책을 읽었다면 힘들고 머리아파 하지 않고도 그 문제를 조금 더 쉽게 처리할 수 있었을 것 같다. 법을 알지 못해도 답답한 법률 문제를 변호사 없이도 혼자 대응할 수 있게 도와주는 응급 법률책이라 구급약품처럼 집에 한권씩 비치해두고 사건이 발생할 때 도움을 받으면 좋을 것 같다. 법률 상식을 쌓는데도 굉장히 유용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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