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남자 내 여자의 엇갈린 속마음
나이토 요시히토 지음, 나지윤 옮김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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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는 남자와 여자는 화성인과 금성인만큼이나 서로 다른 언어와 사고방식을 지녔다는 사실을 이해하고 인정하는 데서 남녀 갈등의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한 책이었는데 이 책의 타이틀만큼 남자와 여자가 다르다는 것을 쉽고 명징하게 정의하는 표현도 없을 것이다. 남성과 여성은 유전자와 호르몬의 영향으로 여러 능력과 생각, 언어에 있어 큰 차이를 나타낸다고 한다. 이 차이가 남성이나 여성 어느 한 쪽이 더 우월하다거나 다른 성의 우위에 선다는 뜻은 아니지만 분명 남녀는 모든 면에서 많이 다르다.


남자와 여자는 사고방식, 가치관, 취향, 대화코드, 행동 패턴, 감정의 표현방식, 논리적 사고의 체계 등 거의 모든 부분에서 차이를 보인다. 남자는 해결을 원하고 여자는 공감을 기대한다. 남자는 목표지향적이고 여자는 관계지향적이다. 남자는 동굴로 들어가고 여자는 이야기를 한다. 흔히 이러한 것들이 남녀의 차이에 대한 예시로 말해지는데 책에서는 해결남 공감녀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남자는 해결하고 싶어하고, 여자는 공감받고 싶어한다는 것이다. 사건이 발생하면 남자는 어떻게든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 힘을 쏟는 반면, 여자는 그 사건을 두 사람의 연대와 공감의 기회로 가진다. 문제해결 보다는 우선 결속과 연대감으로 공감하고 함께 하고 있다는 정신적 교류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이것은 실제로 개인적으로도 굉장히 많이 경험한 일이고, 그래서 이런 차이에서 오는 상호간의 불이해로 인해 트러블도 많이 발생했었다.


이처럼 화성남과 금성녀, 해결남과 공감녀는 내면이 확연히 다르기 때문에 둘의 대화방식과 표현방법 등에 있어서도 엄청난 차이를 보인다. 표현하고 이해하는 언어부터 근본적으로 다르다. 문제 해결 대화를 선호하는 화성 남자들은 실체적 진실을 알아내기 위해 끊임없이 ‘왜’를 던지고, 심지어 ‘문제의 책임’을 피해자에게 ‘추궁’하기도 한다. 이런 면 때문에 공감녀들은 상처받고 관계는 무너진다.


똑같은 말이라도 남자와 여자가 받아들이는 의미는 전혀 다르다. 예컨데 저자는 '연애'라는 말을 듣고 여자는 '결혼, 가족'과 같은 것을 떠올리지만 남자는 오로지 '섹스'를 떠올린다고 단언한다. 물론 그런 경향이 있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오로지 '섹스'라는 것은 남자라는 종을 너무 틀에 박힌 시선으로 보는 건 아닌가 싶다. 위에서 언급한 남녀의 차이를 사회적 성관념고정화에 비롯한 것이라는 의견도 있는데 말하자면 남자는 이런 성향이고, 여자는 이런 성향이라고 차이를 지어서 틀 안에 가두는 것이 성고정화태도라고 보는 의견도 있는 것이다. 오로지 '섹스'라니... 이런 식의 편협하고 일방적인 사고방식이야말로 젠더문제에 있어서는 삼가하고 경계해야 하는 것이다.


어쨌건 남성과 여성의 다툼이 남녀의 사고방식이나 행동 패턴의 차이에 기인한다는 것에서 출발하여 서로의 속마음을 이해하고 기술적으로 접근한다면 오해와 분쟁은 당연히 줄어들 것이다. 이런 차이는 남자가 더 유능하다거나, 여자가 더 지혜롭다거나 하는 식의 우월을 따지는 것이 아니라 젠더의 특징을 나타내는 것이고, 어쩌면 서로가 서로의 행동과 사고방식이 이해되지 않을 수도 있다. 저자는 오해가 이해로 바뀐다고 했지만 자신의 기준에서는 상대의 심리와 행동이 도저히 이해되지 않을 수도 있다. 이건 이해의 영역이 아니라 그냥 받아들임의 영역이라고 생각한다. 이해가 안되는 것을 이해할 수는 없다. 그럴 땐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받아들여야 한다. 학교 다닐 때 선생님들이 가장 많이 하는 말이 이해가 안되면 외워라는 것인데, 상대의 행동과 사고방식이 이해가 안되면 그냥 외우고 기술적으로 대처하는 것이 방법이다.


책은 '말투, 인간관계, 연애, 사고방식'이라는 네 가지 측면에서 해결남과 공감녀의 차이를 비교분석한다. 남자의 성향은 이렇고, 여자의 성향은 이렇다라고 둘의 차이점을 VS라는 형태로 제시하고, 일반적인 사례를 들거나, 심리학 실험 내용 및 심리학의 이론적 분석 등을 소개하면서 그 명제를 설명한다. 그리고 이런 둘의 차이점을 두고 어떤식으로 대응하면 좋을지 솔루션을 제시한다. 전체적으로는 깊은 설명이나 이론적인 해석은 피하고 남성과 여성의 차이를 소개하는 수준으로만 이야기를 풀어간다. 앞서도 말했듯이 이것은 이해의 영역이 아니라 인지와 수용의 영역이기 때문이다. 아 해결남은 이렇구나, 공감녀는 이렇구나 하고 인지하고 있는 그대로 수용하면 된다. 아니 그렇게 해야 한다. 오히려 이해하려하면 이해가 안되서 새롭게 트러블이 발생할 수도 있으니까 말이다.


해결남은 객관적으로 필요한 말만 하며, 물으면 답하고 과장해서 말하는 경향이 있다. 또 표현이 서툴고 심사숙고하는데 반해 공감녀는 주관적으로 끝없이 계속 말을 하고, 주도적으로 말을 하며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표현을 잘하고, 재미가 없어도 잘 웃으며 말로 스트레스를 푼다고 한다. 그리고 해결남은 자신의 의견을 굽히지 않지만 공감녀는 의견을 바꾸기도 한다. 남자는 객관적으로 말하므로 남자의 진심을 알고 싶다면 단도직입적으로 물어보고 여자는 주관적으로 말하기 때문에 제3자의 의견을 끌어내 객관성을 부여하라고 한다. 또 필요한 말만 하는 남자에게는 더 구체적으로 말해달라고 남자가 얘기를 하도록 유도하고, 끝없이 말하는 여자에게는 틈틈이 여자가 하는 말을 정리해서 집중해서 듣고 있음을 어필하라고 한다. 책에 소개된 남녀의 말투는 실제로 많은 사람들에게서 보이는 특징이라 공감되고, 남자는, 혹은 여자는 왜 그렇게 말을 하는지 속마음과 심층심리를 알 수 있게 되어서 오해를 풀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저자가 알려주는 오해를 풀 수 있는 팁도 알아두면 대화에서 실제로 유용하게 쓰일 수 있을 것 같다.


인간관계와 연애, 사고방식에서도 같은 방식으로 설명을 하고 있는데 대체적으로는 이해할만하지만 부분부분 개인적인 경험과 주위의 사례를 비추어 봐도 약간은 현실과 다르거나 너무 일방적으로 남녀의 성향을 일반화하여 말하고 있는 것 같은 부분도 보인다. 가령 수수한 남자와 화려한 여자, 지저분한 남자와 청결에 민감한 여자, 하나만 잘하는 남자와 몇 가지를 잘하는 여자 등 공감되지 않는 부분도 발견할 수 있다. 물론 공감하지 못한다는 것은 전적으로 개인적인 경험과 주위의 이야기를 통해 얻게 된 좁은 표본 수를 기준으로 하고 있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책에서 소개한 내용들이 너무 일방적인 부분이 있고, 대한민국의 현실과는 약간 다른 부분이 있다는 것을 부정하지 못하겠다. 아마 저자가 일본사람이라서 일본의 경우를 산정하고 책을 썼기 때문에 한국과 일본의 국민적 정서의 상이함에서 오는 차이인지, 세대차의 시각에서 오는 차이인지는 모르겠지만 완벽하게 동의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대체적으로 저자가 구별해놓은 남자와 여자의 차이에는 공감이 가고, 저자가 설명한 차이에 대한 심리학적 분석을 통해 서로에 대해 조금 더 이해할 수 있는 계기는 되었다.


서로의 차이를 이해하고 다가가면 더는 불필요한 감정 소모나 스트레스 없이 행복하고 아름다운 관계로 발전할 수 있다. 책에서 알려주는 다양한 상황에서 드러나는 남녀의 서로 다른 심리를 이해하고, 그것을 통해 어떻게 다가가야 하는지 방법을 구체적으로 안다면 그동안 수많은 남녀 관계에서 실패를 거듭해온 사람들도 더 이상 감정 소모를 하지 않고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남성과 여성의 일반적인 심리와 행동 양식을 이해할 수 있어 꼭 연애 뿐만 아니라 회사나 학교 등 사회생활을 할 때에도 상대의 심리를 읽는데 적용될 수 있을 것 같아서 유용하게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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