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한다고 상처를 허락하지 말 것 - 나를 잃지 않고 관계를 단단하게 지켜나가기 위해
김달 지음 / 비에이블 / 2020년 4월
평점 :
절판


 

 

우리는 사랑이란 이름으로 많은 것을 강요당하고, 많은 것들을 감수해야만 한다. 사랑하기 때문에 상처를 주기도 하고, 사랑이란 이름으로 상대에게 희생을 강요하고, 사랑은 아파도 참고, 견디고, 불합리한 것도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랑한다면 당연히 너의 감정보다는 나의 감정을 먼저 생각해달라고 하고, 사랑한다면 나게에 맞춰주길 바라고, 내가 투정을 부리고, 짜증을 내어도 날 사랑한다면 그런 것들을 모두 받아줘야 하고, 내가 투정을 부리면 달래주고, 힘들땐 도와주고, 어려울 땐 힘이 되어주고, 내 기분을 맞춰주고, 세상이 나에게 등을 돌려도 날 사랑한다면 너만은 내 편을 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랑한다면 그렇게 해야 한다고 믿는다. 때로는 그런 속에서 나를 잃기도 하고, 크게 상처를 받고, 아파하고, 자존감을 잃고 자존심을 다치고, 자신감을 갉아먹게 된다. 사랑은 사랑의 가장 큰 방해물인 셈이다.


[사랑한다고 상처를 허락하지 말 것] 책의 제목이 한 눈에 들어왔다. 우리는 흔히 사랑은 상처를 허락하는 것이라는 둥, 상대를 위해 아픔도 감수하는 것이라고 말을 하는데 그런 프레임 때문에 내가 아픈 사랑을 많이 한다. 상처받고 아파도 그게 사랑이란 생각으로 관계를 지켜나가기 위해 가슴 속으로 상처를 쌓아가며 곪은 가슴을 부여안고 슬프고 아픈 사랑을 이어간다. 사랑한다고 내 마음이 상처받는 것을 당연시 한다면 그 사랑은 누굴 위한 것일까? 그것이 사랑인 것일까? 아니란 걸 알면서도 관계를 이어나가는 일은 많이 있다. 머리로는 이미 끝난 일이지만 마음으로는 놓아주지 못하고 사랑과 이별 사이에서 불안해할 때, 갑자기 허무해지고 답답한 마음이 들 때. 조금씩 내 안의 자아는 사라져가고, 자존감을 잃어간다.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라고 했지만 힘든 사랑이 끝나고 나면 모든게 나 때문이라는 자책을 할 때가 많다. 내가 더 참을 걸, 내가 조금 더 이해할 걸, 그때 그렇게 화내지 말 걸. 내가 부족해서 이렇게 된 것만 같아서 이별 후에도 오랜 시간을 힘들어한다. 아픈 사랑은 사람의 자존감을 무너트리고 오래 참고 견딜수록 멘탈은 산산히 부숴지고, 이별의 고통은 오래 머무르며 나를 괴롭힌다. 저자는 나를 잃지 않고 관계를 단단하게 지키기 위해 사랑한다고 상처를 허락하지 말라고 조언한다. 사랑을 붙잡기 위해 상처를 허락하는 것은 사랑을 떠나보내는 결과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그 어떤 관계도 당신보다 소중할 순 없습니다.
상처 주는 그 사람 보다 더 중요한 건
바로 당신 자신입니다.
나를 잃으면서까지 그의 곁에 있지 마세요.
제발 아프게 사랑하지 마세요


저자는 너보다 나를 생각해야 하고, 생처주는 그 사람보다 내가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누군가와 관계를 맺다보면 자신도 모르게 자존감을 깎고, 나를 잃어가면서 사랑과 관계를 위해 나보다 그 사람을 1순위에 올려놓는 사람이 많다. 모든 관계는 중요하지만 그 관계의 중심은 자신이 되어야 한다. 너와 나가 중심이 되어야 우리가 될 수 있다. 나를 죽여가며 너만 중요하게 생각하면 그 관계는 이미 '우리'가 되지 못한다. 그 사람을 중심에 두고 나를 거기에 맞추기만 한다면 결국 상처입는 건 자신이고 기울어진 관계는 오래가지 못한다.


내가 그 사람과
사랑을 하고 있는 게
진짜 맞는지를

내가 마음을 주는 만큼
상대도 그만큼의 애정을 내게 주는지를


상대가 내게 아무렇지 않게 상처를 주고 있다면 정답은 하나다. 나만 사랑한 거다. 사랑은 구걸하는 것이 아니다. 구걸하는 사랑은 동정이지 사랑이 아니다. 나는 사랑을 구걸받아야 할 정도로 작지 않다. 누군가를 만나는 동안 지속적으로 신경 쓰이는 문제가 있고, 그로 인해 상처를 받는다면 잠시 관계에 쉼표를 찍고 이 관계를 이어가야 할지, 그럴 필요와 가치가 있을지를 진지하게 생각해보자고 한다. 사랑은 둘이서 하는 것이다. 진짜 사랑한다면 상대방이 신경 쓸 일을 만들지 않는다. 만약 계속 신경 쓸 일을 만들고 있다면 그것은 정말 사랑이 아닐 수도 있다. 그러니 그런 사랑이라면 더 이상 혼자 마음 주고 아파하고 힘들어하지 말자. 아파하며 흘려버리는 시간과, 낭비되는 감정과, 깎아내리는 자존감이 아깝다.

혹시 나 혼자 너무 퍼다 주기 식 사랑을
하고 있지는 않은가?
희생과 침묵만이 답은 아니다
사랑받는 것에 대해 감사할 줄 모르는 사람은
더 이상 사랑해줄 필요가 없다


어느 순간 연락은 줄어들고, 만나면 짜증을 내고, 나를 사랑하는 그 사람의 마음이 식어가는 것이 느껴질 때가 온다. 그럴수록 내가 먼저 연락하고, 더욱 양보하고, 많이 이해하려하고, 잘못이 없어도 사과를 하며 자발적 을의 입장이 된다. 더 많이 사랑하는 쪽이 약자이기 때문에 더 호감을 가질수록 호구가 되어 을의 입장이 되기 일쑤다. 저자는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고, 원하는 바를 요구하는 연습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속상한 마음을 솔직하게 말하면 나를 떠날까 걱정이 되기도 하겠지만 관계를 이어가기 위해 불편한 마음을 참게 되면 그렇게 얻은 가짜 평화는 오래 갈 수가 없다. 을의 관계를 벗어나고 싶은데 용기가 나지 않는다면 본인을 지킬 수 있는 한도 내에서만 선의를 베풀고, 그 선의에도 한계가 있을 말하라고 한다. 이것조차 자신이 없다면 자신의 마음을 알아주고 자존감을 지켜줄 수 있는 다른 사람을 기다리라고 한다. 연애에서 을이 되지 않고 나를 지키려면 그 사람보다 내가 더 소중해져야 한다.


본인의 가치는 남들의 평가에 의해
정해지는 것이 아니다
내 가치는 내가 정하는 것이다.

내가 내 가치를 믿는 만큼
남들에게 그대로 드러난다

그러므로 자신의 가치를 스스로 알고
다앙하게 표현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연애는 물론 인간관계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자존감이다. 자존감이 없는 사람은 관계를 망치기 쉽다. 자존감은 단순히 나 하나만 사랑하고 받아들인다고 해서 회복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자존감은 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때 비로소 높아진다. 나의 장점과 단점 모두를 세상의 눈으로 판단하지 말고, 그 자체로서 받아들여야 한다. 자신을 진정으로 사랑하기 전까진 타인 역시 제대로 사랑할 수 없다. 나를 사랑하는 일은 결국 많은 관계의 해답이 된다. 중요한 건 나이고, 필요한 건 자존감이다.


저자는 연애의 잘못된 여러 상황을 짚어가며 하나씩 해답을 말해준다. 자존감을 잃지 않고 연애를 하려면 마음이 단단해져야 한다. 상대를 사랑한다는 이유로 상대방을 삶의 1순위에 올려놓아서도 안되고, 스스로 깎아내리지도 말라고 조언한다. 많은 부분에서 공감되고, 마음을 울리는 감동이 있다. 그동안 나의 잘못된 행동들을 다시 돌아보게 만들고, 반성하게 한다. 그 많은 시간동안 왜 그렇게 힘들어했었는지, 왜 그렇게 아파했었는지 진단을 받는 기분이 든다. 연애에 아파하고, 힘들어한 사람에게 힘이 되어주고, 다시 일어설 용기를 주는 따뜻한 위로와 공감의 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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