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그렇게 말해서 미안해 - 말하고 돌아서서 후회하는 사람들을 위한 대화법
박민영 지음 / 책들의정원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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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한마디로 천냥빚을 갚는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말 한마디의 영향력은 크다. 좋은 말은 한마디로 천냥빚을 갚기도 하지만 나쁘고 부정적인 말 한마디는 비수가 되어 상대방을 상처입히고, 오해와 갈등을 불러일으키기고, 원수가 되게 만들기도 한다. 특히 어릴적 부모에게 들었던 말 한 마디가 아이의 성격이나 가치관을 바꾸게 만들거나 평생의 트라우마로 남는 경우도 있을 만큼 말의 중요성은 크다고 하겠다. 문제는 본심과는 다르게 잘못된 언어 습관으로 인해 상대방에게 상처를 준다는 것이다. 부모와 자녀, 부부, 연인, 직장동료 등 우리가 인간관계를 맺고 있는 주위의 모든 사람이 그 대상이며 우리는 잘못된 말과 언어습관으로 상대방에게 날카로운 말로 상처를 주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상대방을 상처주면 곧바로 후회하고 그 상처의 몇 배만큼 스스로 상처입게 된다.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정도가 자존감의 정도를 결정한다'는 책속의 말처럼 당당하게 자신을 표현하고 자신은 물론 상대방까지 만족시킬 수 있는 대화법을 지향해야 할 것이다. 좋은 대화법을 모르는 사람을 커뮤니케이션에 어려움을 느끼고, 말실수를 했던 기억에 말을 줄이게 된다. 자신감이 없이 할말을 하지 못하고, 속에 담아두고 참다가 마지막에 터트리게 되는데 참고 참다가 말을 하면 격해진 감정 때문에 서로에게 상처가 되는 일도 허다하다. 때로는 솔직함이라는 이름으로 너무나 거르지 않고 말을 해서 상대방을 당황하게 하는 경우도 많다. 말하기에 어려움을 느끼지 않고 상처주지 않고서 자연스럽게 말을 하고 감정을 나눌 수 있다면 인간관계는 한층 좋아질 것이고, 자신의 말을 어려움 없이 당당하게 잘 표현한다면 자존감도 높아지고 행복감도 높아질 것이다. 그러나 말하기 습관은 알면서도 잘 고쳐지지 않는다. 혹은 자신의 말하는 방식에 잘못이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는 있지만 그것을 어떻게 고쳐야할지 모르는 경우도 많다. 이 책은 이런 사람들에게 당당하게 대화하는 법을 말해준다.


책에서는 대화 중 상처를 줄 수 있는 여러가지 경우를 산정해놓고 먼저 잘못된 대화법을 보여준 후 그것을 대체할 좋은 대화법을 소개하는 형태로 진행된다. 책에 나오는 내용들을 요약하여 몇가지 소개하면 돌려서 말하는 것은 오해를 불러일으키므로 원하는 것을 직접적으로 말을 하고, 명령보다는 부탁을 해야 한다. 부탁을 한 후엔 감사인사를 해주고, 요청은 미리 말을 해야한다. 돌직구란 이름의 무례한 말이나, 농담이라며 웃자고 상처주는 막말을 하는 것은 금물이다. 막말을 한 사람들은 생각없이 한 말이라며 사과하지만 말은 생각을 하고 해야 하는 것이다. 막말하는 사람에게는 그 말이 불편해라고 말해주어야 한다. 막말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감정에 치우쳐 있거나, 사회경험이 적거나 사람들에게 주의를 기울이지 않고 상대방의 말을 유심히 듣지 않는 경우가 많다. 자신이 막말을 많이 한다면 이런 경우에 해당되지 않는지 생각해보고 잘못된 점이 있다면 고쳐야 한다.


저자는 무심코 말과 행동을 하지 않으려면 한 번 더 생각하고 말하려는 습관을 들이는 것 외에는 답이 없다고 한다. 남에게 상처를 주게 되면 자책감에 빠지는 경우가 많다. 상대방에게 심한 말을 했다는 것과 상처를 줬다는 생각에 후회하고 자괴감에 빠지게 되는데 그럴 때 '난 왜 이럴까'하고 자책만 한다면 결코 그 언행은 고쳐지지 않는다. 저자는 '난 왜 이렇지?' 가 아니라 '어떻게 해야 하지?'라는 질문을 던져야 한다고 조언한다. 생각없이 말을 뱉고서 나중에 후회하게 된다면 내가 그런 말을 왜 했을까? 다음에 그런 일이 생긴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와 같은 자기 반성과 자각적인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과거의 잘못에 자책만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상황을 다시 떠올려보고 그런 상황에서는 어떻게 말을 했어야 했는지, 어떤 식으로 행동했어야 옳았을지 생각을 해두어야 다음번에 비슷한 상황이 생기면 다시 실수하지 않고 제대로 된 언행으로 대처를 할 수 있다는 뜻이다.


책에는 비난, 변명, 경멸, 무시, 담 쌓기 와 같은 관계를 악화시키는 잘못된 대화법을 소개하고, 그런 마음을 다치게 하는 발언을 방지하기 위해 마지막 순간에도 지켜야 할 몇 가지 싸움의 규칙을 일러준다. 또 대화의 단절을 불러일으키는 회피형 인간에 대해서도 소개하고 있다. 인간관계에서 갈등을 일으키는 유형 중 한가지는 상대방을 비난하는 '공격형'이고 또 한가지는 속마음이나 입장을 드러내지 않는 '회피형'이다. 사람에 따라서는 이 회피형이 더 나쁘다라고 말을 하는 경우도 있다. 자신은 싸우는 것이 싫고, 비난 받는 것이 싫어서 대화 자체를 피하고, 참거나 도망가다가 결국 관계를 포기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나 역시도 이런 경험이 있어서 많이 공감되고 반성하게 되는 조언이었다. 싸우는 것이 싫어서 회피했는데 그것이 더 큰 싸움을 불러일이키는 경우가 많았다. 이런 회피형 인간은 제대로 된 대화를 통해 갈등을 해결하고 나면 이후로도 갈등이 생겼을 때 대화로 갈등을 풀어가는 법을 배울 수 있게 된다고 한다. 실제로 서로 양보하는 커플, 한쪽만 양보하는 커플, 각자 주장하는 커플 중 신뢰감이 가장 높은 쪽은 서로 주장을 하는 커플이라고 한다. 서로가 주장을 한다는 것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분명하게 말하고, 서로 맞춰나갈 수 있기 때문에 다른 케이스보다 갈등 해결도 쉬울 수 있다는 뜻이다. 앞서도 살펴봤듯이 원하는 것을 돌려서 말을 하면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므로 원하는 것이 있으면 직접적으로 말을 하는 것이 좋은 대화법이다. 결국 대화가 갈등 해소에 가장 중요한 솔루션이 된다는 것이다.


또 최근 새로운 갈등의 매체로 떠오른 카톡 등의 메신저를 이용할 때의 흔히 저지를 수 있는 잘못된 대화법과 조심해야 할 점 등을 다루는 것도 시의적절하고 도움이 된다. 그리고 직장에서의 대화법에 대한 조언도 주목할만 하다. 직장에서의 인간관계는 친구나 가족 간의 관계와는 전혀 다르다. 당연히 대화의 기술과 관계의 기술도 달라야 한다. 직장에서 지켜야 할 대화법과 주의해야 할 언어습관에 대해서 알아보고, 직장문화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생존 대화법과 인간관계에 대해서도 이야기 한다. 면접 시의 언행에 대한 조언은 현실적이고 실무적인 도움이 되므로 평소에도 책의 조언대로 꾸준히 연습하는 시간을 가진다면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책의 특징은 후회하지 않는 대화법을 알려주는 것에 그치지 않고, 잘못된 말을 하는 사람의 심리까지 알려준다는 것이다. 말이라는 것은 상대방에 대한 존중과 사랑이다. 저자는 말의 기술보다 관계의 기술이라는 보다 폭넓은 개념으로 접근하고 있다. 대화법이 서툰 사람들은 왜 그렇게 되었는지 심리를 분석하고, 심리학적으로 잘못된 언행을 하는 사람을 고찰하고 원인을 찾아내려 한다. 말이라는 것은 그 사람의 생각의 발현이므로 결국 말을 하는 사람의 언행은 그 사람의 심리에 기반하고 있기 때문에 잘못된 언행을 고치기 위해선 그 사람의 심리를 들여다보는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책에서는 좋은 인간관계를 위한 기능적이고 방법론적인 대화법을 지도해주고, 한편으로는 관계에 대한 심리분석과 상담도 덧붙이고 있다. 상대방을 아프게 하는 말을 하는 심리와 성격, 성향을 분석함으로서 그것을 고칠 수 있게 도와준다. 대화법이라는 측면과 심리적인 측면을 모두 다루고 그에 대한 솔루션을 제시하고 있어서 잘못된 언어습관와 잘못된 인간관계의 행동까지 고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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