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여행으로 만난 일본 문화 이야기 - 책과 드라마, 일본 여행으로 만나보는 서른네 개의 일본 문화 에세이 책과 여행으로 만난 일본 문화 이야기 1
최수진 지음 / 세나북스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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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중국어를 배우는 것이 대세가 되었지만 내가 대학생 때까지만 해도 일어를 공부하고, 일드, 일영, J-pop 같은 일본문화를 소비하는 것이 유행이었고, 그것이 문화의 최첨단(?)을 걷는 일이었다. 덕분에 대학교 때부터 일어도 꽤 많이 공부하고, 일본인 친구도 많이 사귀었지만 그렇다고 그것이 일본의 문화에 대해 잘 안다는 뜻은 아니다. 그 나라의 문화라고 하는 것은 그 나라의 정서와 국민성이 바탕이 되는 것이므로 단순히 언어를 할 줄 아는 것으로 문화를 이해할 수는 없는 것이다.


우리는 일본의 문화라고 하면 주로 일드, 일영, j-pop, 망가, 아니메, 게임 등을 먼저 떠올린다. 그런데 문화라고 하는 것은 비단 이런 예술, 대중문화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책에 소개된 것처럼 장인정신이나 목욕문화 같은 것도 모두 일본만의 전통 문화이다. 우린 문화라고 하면 대중문화로 좁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고 대중문화에만 관심을 가진다. 그래서 누가 일본이나 일본 문화에 관심이 있냐고 물어보면 일드를 좋아한다거나, 제패니메이션을 즐긴다는 식으로만 말을 한다. 우리는 굉장히 편협하게 일본의 문화를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술문화, 음식문화, 주택문화, 놀이문화, 조직문화, 밤문화 등 그들의 살아가면서 쌓아놓은 모든 것이 문화이고 그것은 바로 일본인의 삶이다.


일본의 문화를 이해한다는 것은 일본인의 삶을 이해하는 것이다. 일본인의 삶, 일본의 문화를 직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방법엔 책과 드라마, 여행 등이 있다. 대중문화는 한국에서 온라인을 통해 충분히 접할 수 있고, 장인정신 같은 일본인의 정서 같은 것은 책을 통해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일본의 다양한 생활문화는 그 곳에 가서 직접 경험해보지 않으면 그것을 제대로 이해하고 알기란 어렵다. 가장 좋은 이해는 경험이고, 그것은 여행을 통해서만 충족될 수 있다. 이 책은 드라마와 책, 여행을 통해 일본의 일반적이고 일상적인 문화 그리고 일본문화의 근간이 되는 정서를 직간접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소개하고 있다. 각각의 글에는 한국과 일본의 학자와 문학가들이 그 해당 문화에 대해 적은 글을 소개하고 있어서 해당 문화를 함축적으로 이해시켜 준다. 그리고 그 문화에 대해 더 알고 싶은 사람을 위해 문화를 더 깊이 접할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하기도 한다.


유홍준 교수, 이어령 교수, 김현구 교수, 전여옥 씨 같은 다양한 인물의 일본에 관한 생각을 소개하고 있어서 하나의 시점이 아니라 다양한 시각으로 일본과 일본의 문화에 대해 생각해 본다. 그리고 한국인이 바라본 일본의 문화와는 또 다른 관점으로 일본의 3, 40대 여류 작가인 에쿠니 가오리와 마스다 미리가 한국에서 인기 있는 이유를 통해 일본의 문화가 한국에서 어떻게 받아들여지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에쿠니 가오리와 마스다 미리는 일본인의 평범한 생활을 그려내고 있어서 일본의 또래 여성들에게 공감을 받고 큰 인기를 끌었는데, 두 작가가 다루고 있는 일본인의 일상이라는 것이 결국 일본의 정서와 문화인데, 한국에서 그 일본의 정서와 문화를 무리없이 받아들이고 거기에 공감한다는 것은 일본의 그것이 한국인의 정서에 많은 영향을 주는 것이라고 생각해볼 수도 있겠다.


일본 문화, 일본인의 삶을 알기 위해선 일본의 역사와 정서, 가치관 등을 먼저 이해해야만 한다. 최근엔 일본 여행을 하는 인구가 많아지면서 단순히 책에서 일본 문화를 접하던 것에서 벗어나 직접 일본 속으로 들어가 일본의 문화를 보고 듣고 체험하게 되는 일도 많아졌다. 그로써 과거보다는 조금 더 살아있고 생상한 일본의 문화에 대한 이해를 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그들의 문화를 잘 이해하고, 경험하는 것은 쉽지 않다. 여행으로 잠시 스치듯 지나가는 것으론 일상 깊이 녹아있는 삶과 문화를 체험하긴 어렵기 때문이다. 현지인의 일상의 삶은 관광지에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리고 어떤 여행 가이드에도 그런 식의 체험을 할 수 있는 여행법을 소개해주진 않는다. 그런 점에서 이 책에서는 일본인의 생활을 체험해 볼 수 있는 문화 체험기를 소개한다. 목욕문화와 동네 목욕탕 체험하기, 미장원 가기, 24시간 영업하는 심야 레스토랑 가보기, 택시 타기, 일본의 소울푸드인 우동 먹어보기 등 일반적인 여행이 아니라 평범한 일상, 평범한 문화속으로의 여행을 떠나볼 수 있게 다양한 체험문화를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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