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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은 마법사입니다
아이나 S. 에리세 지음, 하코보 무니스 그림, 성초림 옮김 / 니케주니어 / 2020년 4월
평점 :

백설공주의 독이 든 사과, 신데렐라의 호박마차, 미녀와 야수의 야수가 가꾸던 장미, 알리바바와 40인의 도둑에서의 참깨 등 동화에는 식물이 많이 등장한다. 식물이 단순히 등장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이야기의 큰 흐름을 좌우하는 중요한 핫 아이템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저자는 식물이 없었다면 동화도 없었을 것이라고 호들갑을 떤다. 이 책에서는 주인공의 시점을 식물로 옮겨서 동화 속에서 무심히 흘려보냈을 식물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단순한 식물 이야기에서 그치지 않고 제목이 '우리가 몰랐던 동화 속 숨은 과학 이야기'인 만큼 동화 스토리 안에서 식물에 대한 과학적 지식과 역사적으로 흥미로운 사실들을 재미있게 알려준다. 식물 뿐만 아니라 동물, 자연재해, 광물 등에 대한 다양한 재미있는 이야기를 하고 있어서 동화 속에서 다양한 과학적 소재를 찾아보고 함께 생각해보는 유익한 시간이 될 것 같다.
책은 백설 공주, 신데렐라, 미녀와 야수 등 총 9편의 동화 속에 숨어 있는 식물의 과학적 고찰을 담고 있다. 우선 동화의 내용을 한 페이지로 간단하게 요약하여 들려주고, 그 후 그 동화에 그 식물이 등장하게 된 배경을 스핀오프 형식으로 이야기를 만들어서 들려준다. 가령 왕비가 백설공주에게 주었던 독이 든 사과는 어디서, 누가 만들었을까? 혹은 요정이 신데렐라를 태우기 위해 마법으로 마차로 만든 호박은 누가 심고 가꾸었을까? 처럼 동화 속에 나오는 중요한 식물에 대한 스토리를 새로 만들어서 들려주는 식이다. 개인적으로는 이 부분이 재미있었다. 헨젤과 그레텔에 나오는 마녀는 어떻게 빵과 케이크로 집을 지었는지, 잠자는 숲속의 미녀가 물레로 실을 뽑기 위해 사용한 아마꽃은 누가 심었는지 책을 읽으면서 단 한번도 생각해보지 않은 것들을 재미있는 상상력으로 채워가는 작가의 아이디어가 아주 뛰어나다고 느껴지는 부분이다. 그저 책을 읽을 것이 아니라 작가의 책을 읽기 전에 먼저 혼자 상상력을 발휘해서 나만의 스토리를 만들어서 작가의 이야기와 비교해보는 것도 책을 재미있게 읽는 하나의 방법이 될 것 같다.
동화의 메인 스토리와 작가가 상상력을 동원해서 만든 스핀오프가 끝나면 본격적으로 동화 속 식물에 대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식물이 그 동화 안에서 어떻게 주인공 역할을 하는지 식물에 대한 과학적 지식과 식물 기원학적이고 역사적 사실을 곁들여 풀어낸다. 동화에 따라서는 동물, 기후, 광물 등에 대한 지식을 설명하기도 한다. 백설공주에 나오는 마법의 거울에 사용된 수은이 왕비를 미쳐버리게 만들었다거나, 아기 돼지 삼형제가 늑대를 먹는게 가능한 일인지, 헨젤과 그레텔의 부모가 아이들을 버리기로 한 이유가 굶주림 때문인데, 실제로 이 동화가 퍼진 1815~1817년 사이 유럽에선 식량 부족 문제가 심각했다. 1815년 인도네시아에서 화산이 폭발해 엄청난 양의 화산재가 분출했고 그 여파로 지구 반대편까지 추워져 흉년이 들었기 때문인데 이런 역사적 사실까지 기록하여 동화의 뒷배경이 되는 과학적 설명을 더해주고 있다.
그리고 각 이야기의 마지막엔 식물을 좀 더 잘 이해하고, 다양한 방식으로 접해볼 수 있도록 다양한 체험활동도 더해지는데 직접 맛보고, 냄새도 맡고, 만져보면서 마법사 같은 식물에 대해 보다 생생하게 알 수 있도록 동화에 나오는 식물을 이용한 요리와 나무 집 만들기, 팔찌 만들기, 포푸리 만들기, 등불 만들기 등 아이들과 어른들이 모두 흥미를 갖고 만들어볼 수 있는 활동들이 소개되어 있다. 그 중 동화나 만화영화에 자주 나오는 생강쿠키 만들기와 애호박 마차 만두는 아이들과 함께 해보면 아이들이 무척 즐거워할 것 같다. 그리고 올리브유로 만드는 마법의 등불도 매우 재미있게 체험할 수 있을 것 같다. 동화 속에서 과학을 찾아내고, 새로운 이야기 까지 창작해서 만들어보는 하이브리드 과학동화책으로 우리에게 친숙한 동화 속에서 숨어 있던 과학이야기를 찾아보고, 새로운 시각으로 동화를 다시 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