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역사문화사전 - 알아두면 잘난 척하기 딱 좋은 잘난 척 인문학
민병덕 지음 / 노마드 / 2020년 4월
평점 :
절판


 

 

팟케스트 방송을 많이 본 사람이라면 익숙한 책 알아두면 잘난 척하기 딱 좋은 시리즈. 영어나 우리말, 철학, 우리말어원 등의 시리즈가 있는데 흥미있는 내용이라, 관심이 갔었다. 이런 식의 잡학사전은 전문적이고 깊이 있는 지식보단 얕지만 넓은 지식을 쉽고 부담없이 배울 수 있어서 좋다. 이런 상식을 많이 알고 있으면 책의 제목처럼 잘난 척하기 딱 좋다. 좁지만 깊은 지식보단 넓고 얕은 지식이 일상의 대화에선 유용하고, 많은 잡다한 지식이 있으면 어떤 대화에서도 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런 책을 통해 상식이 늘어나면 지적 대화를 할 수도 있고, 그 자체로 책을 읽는 지적 유희에 빠질 수도 있기 때문에 여러모로 유익하다.


알아두면 잘난 척하기 딱 좋은 시리즈에서 이번에는 우리 역사와 문화에 대한 이야기책을 내놓았다. 이 책을 한마디로 정의하면 옛날에는 어땠을까?이다. 역사책이나 교과서에서는 배울 수 없었던 우리나라의 숨겨진 역사 이야기와 우리가 몰랐던 역사의 이면, 그 시대의 문화에 대한 많은 이야기가 펼쳐진다. 우리가 그동안 역사시간이나 역사책으로 배웠던 역사는 나라의 건국에서부터 멸망, 외세의 침입, 투쟁의 역사와 같은 국가적인 차원에서의 년표 외우기에 지나지 않았다. 나라가 세워지고 전쟁을 치르고, 멸망해가는 과정을 따라갈 뿐이지 그 당시 민중의 삶이나 생활사, 지금까지 이어져오고 있는 문화, 행동방식 등에 대한 교육은 전무하다고 할 정도로 무관심 했다. 하지만 오히려 이런 낮은 곳의 역사, 우리 생활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는 문화, 민초들의 생활상에 대해 아는 것이 우리 민족의 정체성을 알게 되고, 국가와 개인의 관계에 대한 시각을 넓혀주며, 한국인으로서의 근원을 찾고, 지금의 우리 한국인의 정서와 문화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러니 '우리 역사문화사전'에서 살펴보는 그 시절의 역사와 문화 이야기는 단순히 상식을 넓히고 잘난 척하는데 도움이 되는 재미와 흥미거리가 아니라 역사란 무엇인지, 그 역사에서 우리는 무엇을 배울 수 있는지를 깨닫게 해주는 그 첫걸음이 될 것이다.


책은 7개의 챕터로 되어 있다. 1장은 의식주·풍속에 관한 이야기로 가장 많은 분량을 차지하고 있다. 그만큼 우리 선조들의 생활에 대해 잘 알지 못했다는 뜻이기도 하겠다. 당시의 풍속과 문화를 살펴보고 지금과 비교해보는 것도 재미있고, 어떻게 달라졌고, 왜곡되었는지를 살펴보는 것도 흥미롭다. 우리는 흔히 과거에는 남녀차별이 심했을거라고 생각하는데 의외로 고려시대에는 생각보다 남녀간의 차별이 그렇게 심하지 않았고, 지금보다 합리적인 법조항이 있다거나, 의외의 복지혜택이 있는 것도 알았다. 흔히 조선시대라는 말은 고리타분하고, 딱딱하고, 유교적이고, 비합리적인 사회라는 대명사로 사용되는데 지금보다 훨씬 유연한 사고를 가지고 있던 부분도 있었다. 의식주와 풍속을 이야기 하다보면 필연적으로 일본과 중국의 이야기가 따라 나온다. 오랜 시간동안 중국의 영향력을 받았고, 일본의 잦은, 오랜 침략으로 일본의 잔재도 많다보니 우리 문화와 풍속의 곳곳에 중국이나 일본식 정서가 녹아있다는 것이 한편으론 안타깝게 느껴졌다.


2장은 종교·예술·교육에 관한 이야기인데 교육 분야에 있어서는 1장의 풍속과 마찬가지로 과거로부터 지금까지 이어져 오는 전통도 있다는 것이 흥미로웠다. 가령 시험 전에 엿을 먹는 것은 최근에 생긴 문화가 아니라 아주 예전 과거시험이 있던 시절부터 있었다는 것이다. 또 과거시험 예상문제가 있었다거나 수험생을 둔 부모가 하지 말아야 할 것과 같은 현대의 한국인의 정서와 문화로 이어져오는 것들을 소개하고 있고 조선시대의 성교육, 피임법과 같은 흥미로운 주제도 소개하고 있어서 관심을 가지게 한다.


3장 과학·기술·천문·의학에서는 태아의 성 감별, 삼국 시대의 태풍 관측, 적조현상 등 지금은 과학적으로 밝혀진 자연 현상이나 천문 현상이 그 당시에는 어떤 식으로 받아들여졌는지를 소개한다. 또 기상관측대인 첨성대와 서운관, 조선 시대의 로켓인 신기전과 같은 그 당시의 최신기술이 적용된 최첨단 발명품을 소개하고, 현대의 과학기술로도 풀 수 없는 에밀레종의 제작 기술과 고인돌의 50톤 덮개돌을 어떻게 옮겼을지에 대한 궁금증에 대해서도 이야기 한다


4장 제도·법률편에서는 다양한 그 당시의 제도와 법률을 살펴보고, 그 제도와 법률이 당시 민중을 위해 어떤 역할을 했을지, 국가가 민중을 어떻게 생각했는지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5장 경제생활에서는 조선시대의 어음이나 노비의 매매가격, 노비의 봉급, 행상의 면허증 같은 역사책에서는 알려주지 않는 궁금증을 풀어주며 '땡전 한 푼 없다’라는 말의 기원이나 고금리 대출이나 화폐위조범에 대해서도 재미있게 알려주고 있다.


6장 정치·군사·외교에서는 삼국시대에서부터 조선시대까지의 정치 군사 외교에 대한 숨겨진 역사의 뒷이야기를 하고 있으며, 우리의 승리의 역사와 임진왜란과 같은 아픈 역사, 그리고 태극기의 탄생과 같은 잊지 말아야 할 역사를 알려준다. 마지막으로  7장 궁중 생활 편에서는 그다지 많이 알려지지 않았던 왕실의 이야기와 궁궐 내의 이야기, 궁내 관직의 직급과 같은 이야기와 내시의 거세에 관한 이야기, 임금 똥에 관한 에피소드 등의 재미있는 이야기도 더해지고 있다.


책 자체의 두께도 두꺼울 뿐더러 책에서 다루고 있는 주제와 내용들도 굉장히 많아서 그동안 우리가 몰랐던 우리의 역사와 문화에 대해 알게 되고, 지금의 한국인의 정서와 문화가 어디에서 출발했는지 그 근원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준다. 흥미롭고 재미있는 내용들이 많아서 궁금증을 자아내는 질문들을 통해 그 시대 우리 조상의 일상과 생활양식, 풍습을 재미있게 접할 수 있다. 한국인이라면 이 정도는 상식으로 알고 있어야 할 것 같은 알찬 내용들로 가득 차 있는 알아두면 잘난척하기 딱 좋은 잡학다식 지식백과사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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