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에게만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 (스페셜 에디션)
유귀선 지음, 다다 그림 / 스튜디오오드리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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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만큼 가슴 떨리는 단어가 또 있을까? 봄낮의 벚꽃처럼 사랑은 화려하고, 아름답고, 화사하고, 설레인다. 추운 겨울을 이겨내고 따뜻한 봄이 오고, 화려한 벚꽃이 피길 기다리듯, 우린 사랑이 오길 기다린다. 겨울이 아무리 춥고 길어도 봄은 반드시 오듯 아무리 아픈 이별을 했더라도 사랑은 다시 온다. 하지만 벚꽃이 아무리 화려하고 봄날이 아무리 따뜻하다 해도 결국 꽃은 져버리고, 아련했던 사랑도 떠나간다. 사랑은 계절과 어딘지 닮아 있다. 마음이 들뜨는 봄이 시작되고, 뜨거운 여름을 지나, 가을의 낙엽처럼 물들었던 사랑은 떨어지고, 결국 차가운 겨울을 맞이하게 된다.


[너에게만 좋은 사람이 되고싶어]는 누구나 경험해봤을 사랑과 이별에 관한 공감과 위로의 이야기이다. 사랑에 들뜨고, 가슴 졸이고, 애태우고, 이별에 아파하고, 그리움에 슬퍼하며, 아끼지 못한 사랑을 후회하는 사랑의 시작과 끝, 그리고 그 후의 감정들을 솔직하고 따뜻하게 전하며 독자와 함께 그 마음을 나누며 호흡한다.


사랑은 너무나 특별하고 경이로운 경험이다. 사랑하는 이와 함께 하는 매 순간이 기적과 같은 이야기이고, 매일 새로운 드라마를 함께 만들어나간다. 사랑이 재미있는 것은 사랑은 이별까지도 특별하게 만들어준다는 점이다. 이별은 사랑이 끝나는 순간이다. 하지만 그 순간도 특별하게 기억된다. 수줍은 고백으로 시작하여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 사랑을 키워나가고, 사랑을 이야기하고, 오해가 생기고, 싸움이 잦아지고, 독설을 하고, 애증을 전하며 이별을 맞이하고, 그리워하기까지 어느 한 곳 특별하지 않은 곳이 없다. 싸우고 이별하는 것까지 특별하다니 슬픈 마음도 들지만 사랑했기에 그것까지 특별하게 느껴지는 것이다.


책은 사랑으로 시작하여 이별로 가는 그 과정을  담고 있다. 누구건 사랑을 하는 사람이면 애틋하지 않은 사랑이 어디 있겠으며, 아프지 않은 이별이 어디 있겠는가. 책은 우리의 사랑이 얼마나 특별했는지, 너를 향한 나의 마음이 얼마나 컸는지 일깨워주고, 이별이 얼마나 아프고 서러웠는지 우리의 마음을 대변하여 말을 해준다. 그리고 이별후 발전없이 자신을 자책하며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는 사람에겐 마음으로 위로를 하며 자책에서 벗어나도록 조언을 전한다.



Chapter 1 기뻐서 잠 못 드는 날들도 내게 있었지 


p16​

그 사람의 모든 행동에 괜한 의미 부여를 하고,
혼자 상상하고 걱정하고 초조해할 뿐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을 것을 알면서도
아주 작은 희망에 매달려 마음을 끊어내지 못해
 


짝사랑은 잔인한 것은 그 사람의 마음은 아닌 것을 알면서도 혼자 의미를 부여하고 자기 합리화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에겐 그 사람이 나를 사랑하게 만들 아무런 힘이 없다는 걸 알기 때문에 더욱 힘들다. 혼자 시작한 사랑이라 혼자 끝내면 되는데 혼자 만든 의미의 작은 희망에 매달려 그것을 버리지 못한다. 알면서도 어쩔 수 없는 것이 짝사랑이다.


p23

그렇게 배려 깊고 나를 존중할 줄 아는 사람에게 사랑받고 싶어
그래야 정말 사랑받는다고 느껴질 것 같아


사랑은 말이 아닌 행동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아무리 사랑한다고 말을 해도 행동이 그렇지 않으면 그건 정말 사랑하는 것이 아니다. 반대로 사랑한다는 말을 하지 않더라도 나를 배려하고 존중해주는 것이 느껴진다면 그건 이미 사랑하는 것이다. 사랑은 존중과 배려이다.


p27
난 이제 그렇게 아무 계산도 걱정도 없이 너에게 갈 준비가 되어 있어.
너는 어때?


사랑에는 이유가 없다. 이유 없이 사랑을 하는 거다. 사랑하는 이유를 따박따박 댄다면 그건 사랑이 아니라 계산이다. 아무런 이유도 없이 사랑할 때 그게 진짜 사랑이다.


p47
연락이 조금만 늦어도 오만 가지 잡생각이 드는, 그것은 사랑


사랑하는 만큼 마음이 가고, 마음이 가는 만큼 걱정하고, 걱정하는 만큼 생각한다. 상대의 연락을 기다리며 걱정하는 것만큼 분명한 사랑에 빠진 증거는 없다.


p52
그렇게 너를 많이 알고 있다는 것에 감사하며,
더 작은 부분까지 너의 전부를 알고 싶어하며 살거야


사랑할수록 상대에 대해 더 많이 알고 싶어진다. 하지만 서로에 대해 더 알고 싶어서 밤새우며 해왔던 밀어들은 이젠 서로의 신비감을 빼았는 적이 된다. 시간이 지나고, 서로에 대해 알수록 환상을 깨어지고 현실을 마주하게 되기 때문이다. 오호 통재라. 사랑의 밀어로 서로를 알아갈수록 그 사랑은 밀어내게 된다니..



Chapter 2 사랑이 끝날 때 사랑이 끝날 수만 있다면

p82
너도 꼭 너 같은 사람 만나서 나만큼 아파해라
그리고 그때 다시 내 생각이 나기를
네 세상도 무너지기를
 


사랑했던만큼 아픔이 크고, 원망과 미움도 커진다. 그래서 그 원망과 미움은 가슴속의 큰 사랑과 결합해 애증이 된다. 사랑했던 사람에게 퍼붓는 저주의 말은 그 사람에겐 전해지지 않고, 오히려 자신의 마음만 아프게 한다. 그래서 애증은 더 슬프고 아프다. '솔직히 견디기 버거워. 너도 조금 더 힘들면 좋겠어. 진짜 조금 내 십 분의 일 만이라도 아프다 행복해줘' 윤종신의 노래 '좋니'의 한 구절이다. 사랑했던 사람에게 힘들었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건 찌질하고 속좁아 보이겠지만 애증은 그런 것이다. 하지만 애증의 진짜 마음은 진짜 악담이 아니라 내 세상이 무너졌단걸 알아줬으면 하는 마음일 것이다.


p84
나는 네가 내 곁에 있을 때만큼 나를 사랑할 수 없게 되었어


후회는 사람을 피폐하게 만든다. 사랑이 떠났다는 이유로 자신이 사랑받을 자격이 없는 사람이란 생각이 들고, 끊임없이 자책하고, 우울함을 찾아 헤매게 된다. 내가 얼마나 좋은 사람인지 말해주고, 사랑받아 마땅한 사람이란 것을 말해주던 사람이 없어지면 스스로 그런 가치가 없는 사람이라고 느껴지고 자신을 사랑할 수 없게 된다.


p88
그렇게 우리는 서로가 없는 일상으로 걸어 나갔다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고 하더라도 24시간을 하루종일 함께 하고, 매일 붙어 있을 수는 없기 때문에 어쩌면 평소와 똑같은 일상, 변함없는 하루일수도 있다. 혼자 집을 나서고, 혼자 일을 하고, 혼자 밥을 먹고, 혼자 집으로 돌아오는 길. 하지만 서로가 없다는 이유만으로도 평소와 다를바 없는 우리의 일상이 평소와 다르게 느껴진다. 이별을 맞이하고 나면 페이지를 넘기듯 갑자기 이야기는 바뀌고 우리는 서로가 없는 일상으로 걸어 나가야만 한다.


p94
이미 너무 늦어버린 것 같아
서로가 서로의 인생에 반드시 필요했던
나날은 이제 지났어


이별후 얼마 동안은, 혹은 꽤 긴 시간동안은 그 사람이 다시 돌아와주길 기대하게 된다. 그리고 아무일 없었다는듯이 다시 예전처럼 사랑하게 되는 꿈을 꾼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현실을 받아들이고 인정하게 된다. 이젠 정.말.로. 돌일킬 수 없다는 것을, 정.말.로. 끝이라는 것을. 이젠 너무 늦어버렸다는 것을. 그렇게 이별은 현실이 되고, 그것에 적응하게 된다.


Chapter 3 모두 저마다의 우주를 가진 사람들

p151
그렇게 내 감정에 솔직해지기로 했어.
내가 내 감정조차 남들 눈치를 보며 표현해야 한다면,
그건 내 인생이라고 말할 수 없을테니까


우리는 우리의 감정을 숨기고 살아간다. 눈물을 흘린다면 몇살인데 울고 있냐는 말을 듣고, 무례하게 구는 사람에게 화를 내었다간 그정도도 못참느냐고 질책을 받게 된다. 그런 말을 때문에 자기검열을 하고 감정을 숨기게 된다. 그러다보면 내 감정이 아닌 남의 감정대로 살아가게 되고 슬퍼도 마음껏 슬퍼하지도 못한다. 내가 내 감정에 솔직해지는 것은 부끄러운 것도, 못난 것도 아닌데 말이다. 남의 눈치를 보며 눈물을 숨기지 말고, 나의 기쁨을 함께 기뻐해주고, 나의 슬픔을 함께 슬퍼해주는 사람들에게 고마워하며 살아가자.


p158
사실은 나 하나도 괜찮지 않아.
괜찮아야만 하니까 괜찮은 척하고 있을 뿐이지


상처가 있어도 괜찮은 척하며 사는 건 너무나 당연하게 되버린 세상이다. 상처가 있어도 웃어보이고, 무너질 것처럼 좌절했다가도 아침이 되면 다시 일어서야 한다. 그러면 주위에선 어른스럽다거나 정신력이 강하다는 둥 동정섞인 칭찬을 한다. 괜찮은 것이 아니라 짊어진 것이 많으니 넘어질 수 없는 것이고, 괜찮아야만 하기에 괜찮은 척하는 것 뿐이다. 슬프다.


p163
나 때문에 내가 너무 힘들어


감정 기복으로 마음이 힘들고, 뒤죽박죽인 감정이 나를 힘겹게 만들 때가 많다. 아픔 슬픔 고통 불안 걱정 우울 좌절. 때론 이런 모든 감정이 없는 로봇이고 싶단 생각을 할 때도 있다. 혹은 감정을 내 마음대로 컨트롤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마음도 든다. 내 감정이 나를 너무 힘들게 할때면 감정에 휘둘리는 자신이 싫어지고, 슬픔이나 아픔은 물론이고 기쁜과 즐거움 같은 감정까지 아무 것도 느끼지 못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할 때도 있다. 부정적인 감정이 싫어서 긍정적인 감정까지 포기하고 싶어지는 날이 있는 것이다.


p173
너무 세게 힘을 줘서 잡으면
종이는 구겨지고
계란은 깨지고
사람은 떠난다


사랑하면 꼭 잡고 싶어진다. 아끼는 것일수록 품에 가득히 안고 놓치지 않으려 한다. 때론 사랑이란 이유로 사랑하는 사람의 날개를 꺾어서 새장속에 가두려 한다. 사랑한다고 너무 힘을 줘서 잡으면 다치게 된다. 사랑한다면 날개를 펴고 하늘을 날 수 있게 해야만 한다. 내 손안에 넣고 쥐고만 있는다면 구겨지고 깨지고 떠나고 만다.


Chapter 4 잠깐 쉬어 간다고 길이 길어지는 건 아니야


p180
하지만 다들 살아가면서 종종 그런 밤에 시달려.
우리가 그저 타인의 밤을 모르는 것뿐이지


살다보면 나를 괴롭히는 많은 힘든 감정 때문에 잠못드는 밤이 있다. 그럴 땐 세상의 모든 짐을 나 혼자 진 것 같고, 나만 이렇게 힘들고 외로운 것처럼 느껴진다. 그런 마음이 나를 더욱 힘들고 외롭게 만든다. 하지만 사람 사는 건 모두 똑같고 남들도 나와 똑같은 고민, 걱정에 잠못들어 한다는 걸 잊지 말자. 나만의 괴로움, 나만의 짐이 아니니 혼자 괴로워하지 말자. 넘어져도 쓰러지지만 않으면 되고, 잃어버린 것이 있어도 버리지만 않으면 되는 것이다.


p186
우리 너무 억지로 괜찮아지려고 노력하지 말자. 괜찮지 않아도 괜찮아


억지로 행복해지려고 하면 그게 진짜 행복인 걸까? 억지로 괜찮아지려고 노력했는데도 괜찮아지지 않으면 오히려 더욱 좌절하게 될 것이다. 차라리 괜찮지 않아도 괜찮다고 스스로를 위로하고 잠시 쉬어간다면 저절로 괜찮아질 것이다. 그러니 괜찮지 않아도 괜찮다.


p191
너 스스로를 타인을 바라보듯 바라볼 수 있었으면 해
남이 이룬 성과는 얼마나 대단해 보이고
남이 저지른 실수는 또 얼마나 사소해 보이는지 너도 잘 알잖아


우리는 남의 커다른 잘못에 대해서는 관대하면서도 자신의 사소한 실수에는 가혹하게 대한다. 모든 사람에게 친절하고, 용서와 위로를 보내면서도 자신에게만은 그러지 못한다. 자신에겐 항상 가혹하고, 자신은 언제나 낮게만 생각한다. 이젠 남을 보듯 자신을 보고 남에게 하는 만큼만 자신에게도 해준다면 나는 나의 가장 큰 편이자 든든한 조력자가 될 것이다.


p199
이렇게 요즘 나는 미리 걱정하는 습관 대신 '걱정을 미루는 습관'을 들이고 있어


걱정은 시작도 하기 전에 앞으로의 일을 망쳐버린다. 항상 최악의 일만 생각하고, 최악의 결과만 떠올리다보면 어떤 일이건 시작조차 할 수 없게 된다. 부정적으로만 생각하다보면 미래는 그렇게 무너져버리게 된다. 부정적인 미래로만 가득찬 인생의 현실이 행복해질수는 없다. 내일의 비로 오늘의 우산을 쓰지 말자. 내일의 걱정은 내일의 나에게 맡기고 오늘의 걱정은 내일로 미루는 습관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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