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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컷 울고 나니 배고파졌어요 - 사는 게 버거운 당신에게 보내는 말
전대진 지음 / 넥서스BOOKS / 2020년 4월
평점 :
품절

아무리 죽을 만큼 힘들어도 그 순간은 반드시 지나가게 마련이고, 영겁 같은 고통의 순간도 끝나는 시간이 찾아옵니다. 내일은 다시 내일의 해가 뜨고, 지금의 격한 슬픔도 어제의 슬픔이 되어버립니다. 하루종일 울다 지쳐 힘들고 입맛이 없어도 내일이 되면 다시 배가 고파집니다. 아무리 슬픈 일을 당해서 우울하고 슬퍼서 밥맛이 없고, 입맛이 떨어져도 배는 정직하고 배꼽시계는 꼬르륵 하며 밥때를 알립니다. 오히려 힘들게 울었던만큼 배는 더욱 고파집니다. 끝나지 없는 어려움은 없고, 해결되지 않는 문제는 없습니다. 부정적인 마음에 빠져 계속 우울하게 있을 것이 아니라 내 감정에 솔직하게 슬플 때는 울고, 힘들 땐 힘들다고 말하며 그것을 담담하게 받아들이고, 슬픔과 우울함을 딛고 일어서면 새로운 날을 맞이할 수 있을 거란 뜻이 담겨져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아무리 힘들고 사는게 버거워도 그래도 세상은 돌아가고 인생은 살아가야만 한다는 뜻도 될 것입니다. 운다고 세상이 끝나는 것도 아니고, 좌절하고 쓰러진다고 세상이 멈추는 것도 아닙니다. 그럼에도 우린 살아가야 하고, 그러기 위해선 뭐라도 먹고 힘을 내야죠. 초상집에 가면 고모들의 활약(?)은 대단합니다. 당장 따라서 쓰러질것처럼 오열하고 통공을 하다가도 식사 때가 되면 눈물을 뚝 그치고 웃고 떠들며 조카들을 챙기고, 안부를 물으며 식사를 합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슬픔 속에서도 내일의 해는 떠오르고, 우리의 삶은 계속 되어야 하고, 우린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을 살아가야만 합니다. 그것이 배가 고파지고, 밥을 먹는다는 가장 원초적이고 기본적인 욕구의 행위로 표현되는 것입니다. 즉, 배가 고파졌다는 것은 다가올 삶에 대한 희망의 상징인 것입니다. 그리고 배가 고플 때 뭔가를 먹는다는 일상적이고도 작은 그 행위가 얼마나 소중한지 생각해보게 합니다. 우리의 삶은 그런 작지만 소중한 것들로 이루어진 것입니다.
죽을 만큼 힘든 순간도, 영원할 것만 같은 순간도, 빨리 지났으면 하는 순가노 곧 지나가기 마련이다. 그 순간에 충실했다면 된 거다. 상황이 변하듯 사람은 변한다. 우리는 그렇게 변화되며 살아간다. 치열한 현실에 적응하며 살아간다. 힘들다면 그냥 실컷 울자. 실컷 울고 나면 배고파진다. 힘들면 실컷 울자. 내일의 해는 뜬다. 이제 안 참아도 된다. 충분히 잘 견뎌왔다. 걱정하지 말고 더 행복해지자
작가의 말은 단순합니다. '힘들다면 그냥 실컷 울자. 충분히 잘 견뎌왔다. 걱정하지 말고 더 행복해지자.' 이렇게 살아도 되는건지 매일 고민하는 우리에게 잘사는 인생이 따로 있는게 아니니 너무 걱정만 하지 말고 뭔가 잘 안 풀릴 땐 그냥 실컷 울어버리고 다시 시작하자고 말합니다. 그리고 이 순간을 살아가자는 말도 잊지 않습니다. 평범한 하루와 작지만 중요한 것들에 대해서도 이야기 합니다. 별일 없고, 아무 일도 없는 것이 감사한 일이고 매일 반복되는 평범한 하루가 정말 소중하다는 말을 합니다. 그리고 결국은 다 지나가니 우울해하지 말자고 합니다. 언제쯤 끝날까 싶어도 늘 그랬듯이 바람은 곧 스치고 지나갑니다. 바람이 남긴 흉터에서 배우는 게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책은 길지 않은 짧은 글의 모음집으로 한페이지를 넘지 않는 글이 대부분이라서 가볍게 읽을 수 있고, 중간중간 삽입된 삽화들도 글의 내용을 함축하여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글 중에서 작가가 말하고 싶은 핵심 내용은 핑크색으로 컬러링을 해놓아서 좀 더 시각적으로 눈에 잘 띄고, 가독성도 좋은 편입니다. 글의 소제목은 그 자체로도 응원과 격려의 글귀가 되고, 깊은 사색을 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글은 작가 자신의 소소한 이야기를 적어놓았는데 공감과 동감을 불러일으켜서 글을 읽는 동안 미소지으며 고개를 끄덕이게 만듭니다. 또 중간중간 나오는 독자의 이름으로 만든 3행시는 작가의 센스를 볼수 있어서 재미있었습니다.
눈물은 영혼을 정화시켜준다고 하는데 이 책도 힘든 우리의 마음을 위로하고 정화시켜 주는 한방울의 눈물과 같습니다. 뜬구름 같은 말이 아니라 현실적인 위로와 격려, 현실적인 조언의 말을 통해 많은 힐링이 되고, 동기부여도 되는 좋은 책이었습니다. 힘들어하는 친구에게 선물로 줘도 좋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