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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차 여행 - 노잼 일상, 무기력증에 빠진 이들을 위한 작지만 알찬 여행
지콜론북 편집부 지음 / 지콜론북 / 2020년 4월
평점 :

일상이 피곤하고, 재미가 없을 때, 지치고 힘들 때, 무기력증에 빠졌을 때면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진다. 무미건조하고 틀에 박힌 단조로운 일상을 벗어나 훌쩍 어디론가 여행을 가면 기분전환도 되고, 답답했던 마음도 뻥 뚫리며 스트레스가 풀어진다. 하지만 회사에, 학교에, 일상에 얽매어서 며칠씩 휴가를 내어 여행을 가는 건 현실적으로 쉽지가 않다. 멀리 떠나는 여행은 비용도 만만치 않아서 부담스럽다. 주말을 맞아 계획을 짜고, 멀리 여행을 가기도 하겠지만 주말은 어딜가나 웨이팅 때문에 시간만 잡아먹고, 교통체증에 도로는 주차장이 되버리고, 몰려든 사람들로 인해 이리 치고 저리 치며 제대로 즐기기도 쉽지 않다.
불쑥 찾아오는 에너지 고갈의 시간, 짜증과 무기력으로 하루가 힘들어질 때면 주말까지 기다리지도 말고, 복잡한 계획을 잡고 먼 곳으로 갈 것도 없이 반차를 내고, 가까운 곳으로 반차 여행을 떠나보자. 이 책에는 가깝지만 기분전환하기 좋은 반차를 내고 반나절 여행을 떠날만한 서울과 경기도의 178곳의 여행지를 소개하고 있다. 빡빡한 일정으로 여행이 극기훈련처럼 변하지도 않고, 집에서 멀어진 거리만큼 늘어나는 교통비와 부대비용의 압박에서도 벗어나서 가볍게 한낮의 여유로움을 느낄 수 있는 작지만 알찬 반나절 여행지 정보를 제공한다.
반차를 내고 남들은 점심을 먹으러 갈 시간에 유유히 회사를 빠져나와 버스를 타고 회사에서 점점 멀어진다. 멀어진 거리에 비례하여 자유로움과 여유로움은 커져만 간다. 평일 낮의 여유로움과 편안함 분위기. 한창 바쁘게 일할 시간에 혼자 한적하게 작은 여유를 누리다보면 근심 걱정은 사라지고, 가뿐한 마음으로 다시 일상을 마주할 에너지가 충전된다.
책은 총 3가지 카테고리로 되어있다. 다 안다고 생각했지만 구석구석 숨어있는 숨겨져있던 서울의 도심 여행지와, 자연과 조용한 공간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쉼표가 있는 경기 북부, 그리고 다채로운 경험을 즐길 수 있는 경기 남부의 3군데의 지역을 구역별로 나누어 소개하고 있다. 보통 반나절의 짧은 여행이라면 도심 내의 유명한 장소처럼 뻔한 곳을 생각하기 마련인데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여행지는 빵집, 전시박람회, 복합쇼핑몰, 프렌치레스토랑, 미술관, 와인바, 잡화점, 서점, 온천, 수목원, 공원, 박물관, 테마파크, 소극장 등 다채롭고 다양한 장소와 분야를 소개하고 있어서 단조롭고 편향된 뻔한 여행이 되지 않게 즐길 수 있다.
소개된 여행지마다 해시태그로 그 여행지의 성향과 테마를 나타내고 있어서 취향과 스타일에 맞게 여행을 떠날 수도 있다. 제시하고 있는 테마가 다양하고, 성격도 각양각색이라 테마별로 잘 조합하여 여행 동선을 짜서 움직인다면 알차게 여행을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책도 작고 아담해서 들고다니며 그 곳에서 다음 여행지를 정하는 즉흥 여행도 가능할 것 같다.
여행이란 뭔가 많은 준비를 해서 캐리어를 끌고 멀리 떠나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세세하게 일정을 잡고, 빡빡한 스케쥴에 따라 움직이며 이름난 유명 관광지를 많이 돌아다녀야 하는 것도 아니다. 일상의 작은 반차 여행의 목적은 멀리 가지 않고, 가까운 곳에서 바쁘고 단조로운 일상을 벗어나는 그 자체에 있다. 바쁘게 움직여야 하는 그 시간을 여유로움으로 채우는 것이 목적이고, 느긋하고 느릿하게 시간을 즐기면 그것으로 족하다. 그것만으로도 일상에 생기가 돌고, 그날 찍었던 휴대폰 속의 사진은 소소한 즐거움을 선사한다. 평일이기에 느낄 수 있는 여유로움, 평일에만 얻을 수 있는 반차여행의 즐거움을 느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