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내가 나라서 네가 너라서
강희주 지음 / 42미디어콘텐츠 / 2019년 12월
평점 :
절판

강희주 작가의 감각적인 북스타그램.
이런류의 에세이가 모두 그러하듯 이 책에 공감할 수도, 그렇지 못할 수도 있다. 너무 유치하다고 느낄 수도 있고, 감동을 받을 수도 있다. 만약 글이 유치하다고 느껴진다면 어쩌면 그건 너무 뻔한 이야이기기 때문일 것이다. 책을 읽는 사람도 이미 다 알고 있는, 너무나 일상적이고 평범한 이야기라서 유치하고 특별하게 느껴지지 않을수도 있다. 하지만 반대로 그렇기 때문에 그것은 바로 우리의 이야기가 되는 것이다. 특별한 누군가의, 특별한 이야기가 아닌 너와 나의 평범한 사람의 평범한 이야기. 그런 우리의 이야기 속에서 공감하게 되고, 공감은 가장 큰 치유를 준다.
공감은 가장 큰 치유이다. 공감을 위해선 많은 말이 필요하지 않다. 구구절절한 설명과 묘사보다 짧은 한 구절이 심금을 울린다. 짧기 때문에 빠르게 반응하고, 부담없이 소비되고, 여운은 오래 남는다. 그래서 어깨를 툭 치듯 가볍게 던지는 위로의 한 마디에 위안을 얻고 공감하게 된다. 온라인에 인스타 감성의 글이 넘처나는 이유이기도 하다.
손글씨에는 인쇄한 활자가 가지지 못하는 따스함이 있다. 말 그대로 사람의 손길이 느껴진다. 한땀한땀 눌러 쓴 사람의 숨결이 느껴지고, 정성도 느낄 수 있다. 그래서 캘리그라피를 보고 있으면 아날로그적 감성이 느껴진다. 특히 화면으로 보는 것보다 책의 촉감으로 전해지는 글씨는 한층 캘리그라피 특유의 맛이 더 묻어난다. 이런 캘리그라피와 감성글이 만나면 글의 감동은 극대화된다. 따뜻한 글과 캘리그라피 그리고 평범하고 소소한 사진이 어울어져 일상의 위로가 된다.
여전히 나는 당신이 좋습니다
가끔은 냉정함도 필요해
지금은 내 인생을 사랑할 시기
책은 세가지 챕터로 되어 있는데 형식은 크게 다르지 않고 각각의 주제에 맞게 아름다운 글귀들이 펼쳐진다. 작가의 일기처럼 써내려간 솔직한 감정과 일상의 그림들로 가득 채워져 있어서 책을 읽다보면 작가의 일상을 엿보는 듯한 기분도 든다. 글이 짧기도 하고, 중간중간 캘리그라피와 메모형식의 글들도 들어가 있어서 지루하지 않게 읽을 수 있다. 이런 류의 글들은 그날의 감정이나 기분에 따라 다르게 받아들여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가볍게 읽은 후 언젠가 다른날 다시 한번 내용을 곱씹으며 읽으면 놓쳤던 부분을 캐치하게 되거나, 다른 면으로 읽혀질 수도 있으므로 시간을 두고 다시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혹은 위로가 필요한 날 책의 아무 페이지나 펼쳐서 글을 읽다보면 공감되는 말들과 그 따스함에 위안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