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생각을 하게 하는 사람이 있다.
김지하도 그 중 하나였다.
그러나 이 책을 본 후, 그 생각은 정반대가 되었다.
우선 본인의 말을 빌리자면,
그는 영적 명상가이자, 사회적 혁명가가 되고 싶었다고 했다.
이게 과연 가능한 일인가.
이 두 가지의 정체성이 과연 양립할 수 있는 것인가.
이율배반이며, 모순이다.
그래서 헛된 이상이자, 허황된 허세로도 보인다.
그러나 책을 읽어가며, 이 상반되고 충돌하는 두 본질이 화합하는 것을 느끼게 된다.
그는 시인의 예민한 감성과, 동시에 불굴의 정신을 실천했기 때문이다.
필자의 언급대로,
이 이율배반의 충돌과 혼돈 속에서 나오는 영성이 바로 김지하이다.
필자가 보내는 최고의 찬사이자, 문학적인 인물 통찰이다.
그리고 이는 김지하가 역설했던 '흰 그늘'의 사상과도 연결된다.
흰색은 '신성한 빛깔'이며, 그늘은 '고통의 어둠'을 상징한다.
즉 이 역시, 이율배반이며 모순이지만 서로 결합하여 영적인 신성함을 만들어낸다.
미학적인 감성과 사회학적인 정신이 조화롭게 평화를 이루고 있다.
아울러 그의 삶이 추구한 핵심 사상인 '생명'에 관한 이야기도 이 책의 중요한 기둥을 이룬다.
생명이란 항상 벼랑 끝에 존재하는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동시에 한 줄기 희망이 되기도 한다.
언제 죽을지 몰라, 탐욕과 번뇌의 희생물이 되지만,
역시 언제 죽을지 몰라, 최선을 다하고 새로운 탄생을 일궈내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 또한, 스스로 항상 땅끝에 자리하려고 했다.
본인이 시로 쓴 대로, 이 땅끝은 '변하지 않고는 도리가 없는 곳'이다.
시 속에서,
그는 그 벼랑 끝에 서서 소리를 외쳐, 바다만큼 하늘만큼 열림으로 변하게 되고,
그 순간, 세파에 시달린 몽돌에 비추는, 가늘고 긴 햇살이 된다.
자신의 '생명' 사상을 '인생'과 연결하여, 이토록 아름다운 시상을 만들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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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컬처블룸을 통해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