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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발의 철학자 - 타고난 철학자 '개'에게 배우는 단순명료한 행복의 의미
마크 롤랜즈 지음, 강수희 옮김 / 추수밭(청림출판) / 2025년 5월
평점 :
<이 글은 컬처블룸을 통해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했습니다>
고승은 늘 있어왔던 산과 물에서도 고고한 진리를 끄집어낸다.
어느 단계에 이른다는 것은 그런 것이다
윌리엄 브레이크가 한 말처럼 한 알의 모래알갱이에서 우주를 보고 한 송이의 들꽃에서 천국을 보는 것이다.
이 책은 그런 단계에 이른 한 철학자가 들려주는 삶의 의미에 대한 이야기이다
우선 인상적인 부분을 꼽자면 본문 전체이다.
저자는 독자들에게 쉴 틈을 주지 않는다
반려견과 산책하는 얘기인가 싶더니 그 안에는 삶의 의미란 무엇인지에 대한 묵직한 물음이 담겨 있다
강아지의 신난 모습에 대한 묘사인가 싶더니 별안간 행복과 본성에 대한 놀라운 통찰을 보여준다
동물과 인간의 차이에 관한 서술인가 싶더니 어느새 의식이란 무엇인지, 자유란 무엇인지에 대한 논의로 끌고 간다
너무나 일상적인 픙경들이 내포하고 있는 철학적이고 사색적이며 본질적인 이면을 드러내어 준다
그리고 그 이면들을 통해 인생에서 반드시 생각해야 할 주제들을 제시하고 그에 대한 자신의 결론을 유려하게 서술한다
예컨대 삶의 의미란 존재의 본성에서부터 우러나오는 행복이라는 것, 우리는 궁극적으로 주관적일 수밖에 없으며 그렇기 때문에 객관적인 삶의 가치란 절대 정의할 수 없다는 것, 삶은 우연의 연속이지만 그런 삶이 축적되어 역사가 되고 그 역사는 본질(필연)이 된다는 것 등.
다음으로 이 책은 철학서의 가장 대중 친화적인 형태를 창출했다는 의의가 있다
본문에서 다루는 철학적 개념들은 기본 교양수준을 뛰어넘고, 독자들에게 읽기를 멈추고 한참 생각하도록 만들 정도로 어렵다.
그러나 필자는 그 다가가기 꺼려지는 내용을 반려견이라는 친숙한 소재를 통해 흥미롭게 안내한다.
견생이 인생보다 왜 행복한지, 자기의식과 성찰이 왜 행복에 방해되는지, 반려견이 어떻게 철학자가 되는지 등을
때로는 에세이처럼, 때로는 동화책처럼, 때로는 우화책처럼 독자에게 들려준다.
독서를 완료한 후에는 이처럼 유쾌하고 경쾌한 철학책이 출간된 것에 대해 행복감을 느끼게 된다.
ps 최재천 교수, 이 사람은 현장에서 곤충과 동물을 관찰하는 것이 주된 일인데도 글을 아주 잘 쓴다.
그만큼 자신의 전공 외 서적도 많이 읽는다는 것을 증명한다.
게다가 추천사를 쓸 때, 다른 이들과 다르게, 그 책을 모두 읽고 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의 추천사가 이 책을 더욱 친근하고 품위 있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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