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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4 ㅣ 열림원 세계문학 7
조지 오웰 지음, 이수영 옮김 / 열림원 / 2025년 4월
평점 :
<이 글은 컬처블룸을 통해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했습니다>
무작위로 어느 페이지를 펼쳐도, 지성을 자극하고, 필사하고 싶게 만드는 명문이 기다리고 있다.
게다가 그곳에는 몰입하게 만들고, 온갖 상징과 의미가 공존하는 상황도 벌어지고 있다.
이런 소설을 어떻게 사랑하지 않을 수가 있는가.
그런데 사실, 이런 구차한 부연이 애초부터 불필요하다.
왜냐하면, 그 소설의 이름은 바로 1984이기 때문이다.
이 소설가와 소설명을 모르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그러나 처음부터 끝까지 따라간 사람도 드물 것이다.
고전이란 원래 그런 것이니까.
하지만 단 한 번, 그렇게 한다면 이 소설은 독자에게 불가항력적이고 불가역적인 쾌감과 자극을 선사한다.
가장 빼어난 점은 저자의 현실과 세상에 대한 통찰이다.
불과 중년에 불과한 나이에, 불과 20세기 중반에 그는 이런 식견을 갖추고, 더 나아가 정교하고 아름다운 문체로 그려내기까지 한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한 것일까.
우선, 1, 2차 세계대전이라는 인류사의 유례 없는 타락과 유대인으로 대표되는 인간사의 수난이 일차적인 촉매가 되었을 것이다.
아울러 그런 일련의 과정에서 목격한 사회의 부조리, 인간의 맨얼굴, 자유과 억압에 대한 극명한 대조 등이 작가를 필연적인 집필로 내몰았을 것이다.
그리고 그는 자신이 느끼고 생각한 것들을 모두 함축하여, 군더더기 없고, 잘 짜여진 소설으로 탈바꿈시킨다.
뛰어난 문학적 재능은 분명히 타고난 것이지만, 그에게 그런 요지경 같은 세상을 보도록 하여, 희대의 명작을 탄생하게 한 운명은 참으로 아이러니하면서 신비하다.
다음으로 명장면들이 수두룩하여 독자를 매료되도록 한다.
특히 '이단의 처벌'에 대한 오브라이언과 윈스턴의 대화는 압권이다.
사상과 사유의 완벽한 지배는 어떻게 추구되는가, 인간의 지력은 어느 정도까지 잔인해질 수 있는가,
생각의 순수성과 이질성에 대한 본능은 어떻게 원죄가 되는가 등의 원초적이되 당위적인 질문을 던진다.
뿐만 아니라, 주인공의 비극적인 마지막 장면 또한 백미이다.
자신이 그토록 두려워하고, 혐오하며, 피하고 싶었던 순간이 지고의 행복한 순간으로 전환되어 찾아온다.
그 종말의 찰나는 해방이되 해방이 아니고, 자유이되 자유가 아니며, 사랑이되 사랑이 아니다.
이 역설이 그의 비극을 극대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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