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역사 이야기를 읽는 밤 - ‘빵과 서커스’의 시대에서 ‘빵과 잠’의 시대를 넘어, 파란만장한 서양의 일상 연대기
정기문 지음 / 북피움 / 2025년 4월
평점 :
<이 글은 책과 콩나무를 통해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했습니다>
학창시절에는 기피의 대상이었다가 졸업 후에는 가장 사랑 받는 과목이 되는 것은 무엇일까.
바로 역사이다.
역사 이야기를 재미 있게 풀어내면 베스트셀러에 오르기 쉽고, 방송에서 교양 강좌로 가장 각광 받으며,
소설에서조차 역사는 확실한 치트키여서 역사 소재 작품만 쓰는 이들도 많다.
왜 그럴까.
그건 바로, 역사가 사람들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책 역시, 그점에 주목하는 역사학자의 저작이다.
가장 인상적인 것은 역사에 대한 저자의 생각이다.
그는 역사란 심심풀이 땅콩이어도 좋으며, 역사가는 만담꾼 할머니라고 말한다.
역사에 대해 이렇게 자유분방하게 정의하는 학자는 처음이다.
그리고 그는 이런 거리낌 없는 사고를 기반으로 이 책을 서술해나간다.
과학적인 논리성과 실증성을 전제로 하지만, 그것에만 얽매이지 않고, 흥미로운 이야기로 펼쳐내려고 한다.
동네 사람들에게 하듯이 모두가 알 수 있는 언어로,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삶의 얘기를 전달한다.
덕분에 독자는 하루를 보낸 후 밤에 화롯불에 앉아 할머니의 이야기를 듣는 것처럼 역사를 접할 수 있다.
다음으로 간단하게 말해, 각 챕터들의 내용이 모두 재미 있다는 장점이 있다.
목차의 소제목들만 봐도 한 번에 알 수 있다. 단숨에 읽어버리고 싶은 챕터들이 산재해 있다는 것을.
이런 현상의 비결은 저자 스스로가 밝히고 있다.
매일 15시간씩 30년 이상 공부한 것들 중에 너무 흥미로워서 지금까지 생각나는 주제들을 묶은 것이다.
독자는 자신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챕터를 하나 둘씩 읽다보면, 어느 순간 독서가 끝났음을 알아차리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