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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
요모타 이누히코 지음, 한정림 옮김 / 정은문고 / 2024년 10월
평점 :
<이 글은 책과 콩나무를 통해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했습니다>
이 책은 이웃나라에서 벌어지는 큰 변화를 목격한 한 남자의 이야기이다.
불과 1년이라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그의 시선은 본질을 꿰뚫고, 표면을 휘덮는다.
1 한국에서 벌어지는 광경
1979년의 일본에서 시작하는 얘기는 우선 그 시대의 모습을 재현하듯 글로 옮긴다. 그 당시 한국과 다르게 일본인들은 해외진출 활발했고, 부푼 꿈을 안고 대학원 학업을 마친 후 해외로 자신의 경력을 쌓기 위해 계획을 짜는 필자 역시 그 중 하나였다.
우연인 듯, 필연 같은 계기로 그는 한국으로 떠나고, 평온해 보이는 듯한 생활과 그에 이어서 다가온 격변을 동시에 경험한다. 그리고 마치 클라이맥스처럼 한국의 계엄을 마주한다.
계엄 이전의 한국의 광경을 묘사한 부분이 담담한 문체와 저자의 필력이 결합하여 독자를 그 시대로 몰입하게 한다.
아울러 계엄 이후의 풍경은 미묘하게 달라진 사회 분위기와 사람들을 잘 표현한다. 필자가 입국 전에 느낀 불안감은 마치 복선인 것처럼 그를 역사의 한 페이지로 끌고 들어간다.
외국인임에도 불구하고, 계엄으로 구분지어지는 한국의 초상을 놀랍도록 정확하게 인식하고 서술한다.
또한 최근까지 변화의 흐름도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지켜보는데 그 핵심 파악이 아주 뛰어나다.
예컨대 신군부의 정권 획득, 제5공화국의 탄생, 국회의원으로 제명 당한 김영삼, 죽음의 위기를 넘긴 김대중 등을 기억하며 21세기 한국의 맥락과 연결해낸다.
2 한국에서 벌어지는 관념
그의 빼어난 시각은 풍경을 옮기는 것이 그치지 않는다.
그는 이웃나라의 역사를 살피며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진다. 국가, 국민은 과연 무엇인가. 정치와 이념은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가. 역사와 영웅에 대한 인식은 어떻게 달라지는가.
뿐만 아니라, 한일의 학생운동과 관련한 공통점 및 차이점은 무엇인지, 두 나라 젊은이들은 어떤 고민을 가지고 불안에 휩싸였는지에 대해서도 생각한다.
필자가 고백했듯이 일본에 있었으면 하지 않았을 질문들이다. 하지만 필자는 그 질문들을 사라지지 않도록 애정을 가지고 붙들고 있는다. 그리고 그의 물음은 고스란히 독자들의 몫이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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