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리새우 : 비밀글입니다 - 제9회 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 대상 수상작 문학동네 청소년 42
황영미 지음 / 문학동네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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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그러셨어. 세상 사람 모두가 나를 좋아하는 건 불가능하대." -155p
주인공 김다현이 운영하는 블로그 '체리새우'가 비공개에서 공개로 바뀌기까지의 과정이 담긴 청소년 성장 소설이다.
친구 관계가 전부인 것 같은 청소년 시기,
주변의 시선은 또 얼마나 신경쓰이는지 모른다.
이와중에 나를 은따에서 벗어나게 해준 친구들이 싫어하는 아이, 노은유.
그 아이와 같은 모둠이 되어버렸다.
절친이라 생각했던 '다섯 손가락' 멤버들과
좀 별난 듯한 모둠원 친구들 사이에서 방황하며
점점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사랑하는 방법을 배우게 된다.

"어차피 우리 모두는 나무들처럼 혼자야. 좋은 친구라면 서로에게 햇살이 되어 주고 바람이 되어 주면 돼. 독립된 나무로 잘 자라게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존재." -157p
내가 비호감 2호 노은유와 모둠 활동을 열심히 해도 그렇지, 내 자리를 대신할 친구로 비호감 1호 효정이를 데려올 줄이야.
나는 그 친구들에게 어떤 존재였을까?
엄마의 가장 친한 친구 자경이 아줌마와 언제부터 친했는지 물어보니, 몇 년 전 동창회에 보험 영업하러 온 자경이 아줌마가 엄마랑 처지가 비슷해 친해진 거라더라.
친구 눈치보느라 좋아하는 것을 좋아한다고 말하지 못하는 청소년들이 읽으면 좋을 것 같다.

"코가 길어서 코끼리야. 눈이 컸으면 눈끼리가 됐겠지? 입이 컸으면 입끼리." -129p
모둠원 해강이의 개그가 내 취향이다.
남녀공학에서 비밀스럽게 빌리는 물건, 생리대로
마음을 건네는 방식이 눈에 띈다.
은유가 자신을 경계하는 다현이에게 생리대를 건네고,
내면의 성장을 겪은 다현이가 아람이에게 생리대 파우치를 건넨다.
이 책을 읽고 있는 나에게 짖궂은 아이 하나가 래퍼처럼 속사포로 결말 스포를 하고 갔었다.
하지만 스포 당한 것이 큰 문제는 없었다.
이 책은 성장 소설이니만큼 결말보다는 과정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다현이의 선택에 답답해 하기도 하고,
처지에 공감하기도 하며 페이지를 즐겁게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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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필로 : 너를 너로 만들어 주는 생각들
타하르 벤 젤룬 지음, 위베르 푸아로 부르댕 그림, 이세진 옮김 / 바람북스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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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 시간에, 혹은 뉴스에서 새로운 지식을 알게 되었다. 선생님이 가르쳐 준 내용이고, 전문성 있는 기자들이 작성한 것들인데 그대로 믿어도 되지 않을까?
생각하는 능력을 지닌 인간은 이성을 사용하여 끊임없이 의심하고 또 의심해야 한다.
넘치는 정보 속에 살고 있는 아이들에게 비판적으로 정보를 수용할 수 있는 능력이 꼭 필요하다고 본다.
이렇듯 의심하고 '사유'하는 것이 인간의 본질이지만,
이미 검증된 진리를 무조건 의심하고 믿지 않는 것은 '회의'이며 이것은 우리가 경계해야 할 대상이다.

-훌륭한 교육은 우리에게 지성과 존중으로 이루어진 습관들을 심어주는 것을 목표로 삼습니다. -28p
본 책 <안녕 필로>는 '철학 입문서'라는 타이틀에 알맞게 철학 관련 개념을 제시하면서도
지나치게 무겁거나 심각하지 않게 개념을 다룬다.
또한 처음 철학을 접한 사람이 개념을 잘못 이해하여 극단으로 치닫지 않도록 잘 설계되어 있다.
예를 들어 다른 사람의 말과 가치관을 존중하며 들어야 하지만,
용기 있게 발언하고 질문하는 것도 우리의 권리이므로 질서를 갖추어 말하는게 중요하다는 것이다.

내면의 가치, 덕목부터 인간 관계, 정치, 환경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주제를 탐구한다.
자칫 조심스럽게 느껴질 수 있는 종교, 동성애와 같은 주제까지 폭넓게 다루고 있다는 점에 놀랐다.
여러 주제에 대한 탐구가 흥미로웠지만,
그중 가장 끌렸던 부분은 46쪽의 '노력', 187쪽의 '경이' 부분이다.
아무 노력 없이 요행만 바라는 친구들과
자극적인 것만 찾는 친구들에게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노력은 지능을 단련시킵니다. 지능이란 문제를 해결하거나 뭔가를 혁신하거나 새로운 것을 만드는 능력이니까요. -47p
-경이를 느낄 수 있는 한, 그 사람은 살아 숨쉬며 지능과 호기심을 북돋을 수 있습니다. -187p

한 주제가 끝날 때마다 '스스로 판단하기'에서
짧지만, 깊게 생각해 볼만한 화두를 던진다.
그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185p의 알고리즘과 자유에 대한 이야기로,
우리의 성향을 바탕으로 형성된 알고리즘과
새로운 것을 추구하려는 우리의 자유의 관계에 대한 질문이었다.
이렇듯 끊임없이 생각할 만한 거리를 던져주기 때문에
철학적 사고의 필요성을 느끼는 아이, 어른 할 것없이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리뷰 목적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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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투 더 플래닛 - 살아있는 전설, ‘질 하이너스’의 낯선 세계로의 위대한 기록
질 하이너스 지음, 김하늘 옮김 / 마리앤미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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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자신이 행복하지 않으면 그건 인생을 낭비하는 것이다." -235p
억대연봉의 성공한 삶을 제쳐두고 끊임없이 미지의 영역에 도전하는 동굴 탐험가.
이 책은 테크니컬 다이빙계의 살아있는 전설,
질 하이너스의 영화보다 더 영화같은 도전의 기록이다.

손에 땀을 쥐게 만드는 긴장감과 서늘함
질 하이너스의 탐험은 상처투성이다.
자연은 인간이 쉽게 자신을 탐구하게끔 두지 않는다.
갑작스러운 홍수로 인해 위험에 놓이는 것은 다반사,
바위에 산소통이 긁히기도 하고 가이드 줄이 끊어지기도 한다.
남극을 탐험하는 동안에는 나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키며 집중하며 읽었다.
영하의 추위에서 다이빙을 하며 빙하로 인해 배로 다시 돌아오지 못할 뻔한 상황에서는 나도 함께 추위를 느꼈다.
생생한 탐험의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나도 물 속에 들어와 있는 느낌이 든다.
이렇게 위험한 상황에도 도전을 계속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렇기에 탐험인 것이다. 모든 게 확실하게 정해져 있다면 갈 이유가 없을 것이다." -238p
단 한 번의 실수에도 목숨을 잃을 수 있는 다이빙에 이토록 많은 이들이 뛰어드는 이유가 무엇일까?
한때 블루홀 영상에 빠져 관련 자료를 찾아보고
영상도 열심히 찾아봤던 적이 있다.
밖에서 바라본 끝이 어딘지 모를 푸른 구멍은 아래로 내려오라고 손짓하는 것만 같다.
남들이 가보지 않은 미지의 영역을 탐험한다는 것은 분명 매력적인 일이다.
그 수면 아래의 아름다움을 한 번이라도 맛본 적 있는 사람은 일상 생활 속에서 만족할 수 있을까?

여성 다이버로서의 삶
"나는 '뛰어난 여성 탐험가'가 아니라 그저 '뛰어난 탐험가'로 받아들여지고 싶었다." -144p
남편 폴을 따라 다이빙계에서 입지를 굳혔지만 그녀를 따라 다니는 편견과 루머는 계속해서 그녀를 괴롭힌다.
가뜩이나 여자가 거의 없는 테크니컬 다이버계에서 살아 남기란 쉽지 않았을 것이다.
결국 세계 기록을 남기며 실력과 성과를 통해 탐험가로서의 명성을 날리게 되어 기쁘기도 했지만, 그녀의 여자 다이버로서의 고뇌가 참 슬펐다.

물 속의 세계
"내가 탐험한 곳을 다녀간 사람보다 달에 다녀간 사람 수가 많았다."
우리와 가까이 있어 친근하게 여겨지는 바다.
하지만 이렇게 친근한 바다 속에는 아직까지도 미지의 영역이 존재한다.
과거의 흔적이 남아 있고, 수많은 생명체와 박테리아가 살고 있으며,
우주 탐험을 위한 실험도 해저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물의 매력을 느끼고 더 사랑하게 될 것 같다.


*리뷰 목적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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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어는 너를 보았다 YA! 4
김민경 지음 / 이지북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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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봉투에 싸서 그저 숲에 버리면 그만이었다.

인어가 그런 식으로 버려지는 건 흔한 일이었으니까." -205쪽

인어에 대해 각기 다른 욕망을 가진 소녀들의 이야기.

상상 속의 존재 인어를 너무 사랑한 나머지

인아라는 내 이름이 인어와 관련 있지 않을까 공상하는 정인아.

인어 사냥꾼 양성소에서 1위를 놓치지 않는

피도 눈물도 없는 인어 사냥 엘리트 정연화.

그리고 아무리 노력해도 이길 수 없는,

능력도, 가문도 뛰어난 정연화를 이기고 싶어 하는 지혜주.

각자 다른 환경, 다른 조건의 상대를 부러워하며

자신의 욕망을 좇는 모습이 영락없는 10대 소녀들이었다.


"인어는 너를 보았다.", "인어는 너를 보지 못한다."

등장인물들은 각자가 추구하는 욕망에 충실하다.

그들의 선택에는 각자만의 이유가 있기에, 어느 캐릭터 하나 미워할 수 없었다.

자신이 원하는 바를 얻기 위해서는 살생도 마다하지 않는 정연화 캐릭터와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같은 동족 인어마저 죽일 수 있다는 빨간 인어 또한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특히나 정연화가 마지막까지 속임수와 무력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모습,

그리고 온건한 방법으로 저주를 풀 수 있음에도 끝까지 자기식으로 마무리 짓는 모습까지

인상적이었다.

시기와 질투로 이루어진 신념 끝에는 비참함이 기다리고 있으며,

진실된 마음은 결국 통하게 되어있다.


이번 소설로 YA!(영어덜트장르픽션 소설)을 처음 접하게 되었다.

장르에 대한 설명만 간단히 읽고

학창 시절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귀여니 작가의 소설을 떠올렸다.

책 페이지를 넘길수록 세계관과 인어들의 설정을 보며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겨우 열 다섯의 소녀가 이렇게 이야기를 꾸준히 써나갔다는 것 아닌가.

하지만 열 다섯이기 때문에 이렇게 통통 튀는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었고,

또 그 나이대 소녀들의 욕망을 잘 풀어내지 않았나싶다.


*리뷰 목적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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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미의 가족 상담소 - 모르면 오해하기 쉽고, 알면 사랑하기 쉽다
박상미 지음 / 특별한서재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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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상으로 가장 가깝지만

심리적으로 멀게 느껴지기도 하는 관계,

바로 가족이 아닐까 싶다.

잘 통하면 세상 즐겁고 행복하다가도,

한 번 어긋나면 두 번 다시 얼굴 보기도 싫어지는 관계.


도서 <박상미의 가족 상담소>는

심리상담가 박상미의 상담 경험과 본인의 경험을 토대로

가족 관계에 대한 문제를 다루고 있다.


'모르면 오해하기 쉽고, 알면 사랑하기 쉽다.'

사소한 일에도 오해가 쌓여 얼굴을 붉히면서도,

막상 어떻게 문제를 풀어야 할지 막막하기만 하다.

결국 그날도 '식사하세요', 혹은 '밥 먹어라'라는 말로

은근슬쩍 넘어간다.

다음 날 아무렇지 않은척 어색하게 일상 대화를 이어가지만

마음 속에 응어리가 쌓여 콕콕 아프게 찌른다.

며칠, 몇 달, 몇 년이 흘러 쌓인 감정은 터져 나온다.

"그때 왜 그랬어?", "왜 항상 그런 식이세요?"

신기하게도 밖에서 만나는 사람에게는 이런 감정이 들지 않는다.

'가족이라서' 드는 감정들.

저자는 가족들 사이에 발생하는 감정의 원인을 진단한다.

내가 가족에게 받았던 상처가 아물지 않아서, 혹은 기대감이 컸기 때문에.

이렇게 책 속에서 감정의 원인을 찾으며 자연스럽게 응어리가 풀리는 느낌이 들었다.

더불어 왜 나의 가족이 그렇게 행동할 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한 사연을 함께 읽으며

용서하고 이해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아름다운 일러스트와 함께 박상미 상담가님의 이야기를 읽다 보면

나도 모르게 마음이 치유되는 느낌이 들 것이다.


"잠깐 참고 그 자리를 피하는 용기를 먼저 내보세요." -69p

심리 상담 서적이지만 어려운 이론 위주로 설명하기 보다는

사례 위주, 대화 위주기 때문에 가볍게 읽기 좋으며,

쉽게 이해하고 적용할 수 있는 내용들로 꾸려져 있다.

이 책의 좋았던 점은 우리가 피하고 있던 가족들과의 대화를

'시작'할 수 있는 단계에 집중하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시작이 반이라는 것을 익히 들어 잘 알고 있지만서도,

첫 걸음 내딛기가 가장 어려운 법이다.

마음 속 꾹 눌러 담아두었던 오래된 된장같은 이야기 용기 있기 꺼내 보는 법,

가끔은 하고 싶은 말을 따발총마냥 '다다다다' 분사하는 것이 아니라

잠깐 참고 자리를 피해 생각할 시간 주기 등.

가족들과 원만하게 대화할 수 있는 스킬을 제공해 준다.

내가 써먹어 보려고 체크해 둔 페이지가 꽤 된다.


"우리 가족의 회복을 위해서, 우리 가족의 행복을 위해서,

우리 가족이 더 사랑하기 위해서 용기를 내는 여러분들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189p

고대 그리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이 살아가기 위한 최소 단위로 '가족'을 말한다.

가족과 함께 사는 사람, 혹은 지금 가족과 함께 살지 않더라도 언젠가는 가족과 함께 살아갈

우리들에게 꼭 필요한 지침서가 아닐까 싶다.

이 책이 가족 문제를 '예방'해줄 수도, '해결'해 줄수도 있으니 말이다.


*리뷰 목적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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