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싫을 땐 싫다고 말해요
다그마 가이슬러 지음, 양혜영 옮김, 박소영 감수 / 윌마 / 2026년 6월
평점 :
오늘 제가 소개할 책은 유튜브 ‘우리동네어린이병원’ 박소영 원장 강력 추천 도서로
내가 원하는 것과 원하지 않는 것을 분명하게 표현할 줄 아는 씩씩하고 용감한 어린이로 자라게 도와주는 책이랍니다

아이를 키우다 보면 “어른이니까 괜찮겠지”, “가족이니까 당연하지” 하고 아이의 마음을 놓칠 때가 있는 것 같아요. 반가운 마음에 껴안고, 예쁘다고 볼을 만지고, 인사하라고 등을 떠밀기도 하지요. 그런데 아이 입장에서는 그 순간이 불편할 수도 있고, 싫다고 말하고 싶지만 혼날까 봐 참고 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싫을 땐 싫다고 말해요》는 바로 그런 아이들에게 “내 몸의 주인은 나”라는 아주 중요한 사실을 쉽고 따뜻하게 알려 주는 책이에요.

주인공 클라라는 사랑하는 사람들과 몸을 맞대는 것을 좋아하는 아이예요. 할머니 품에 안기는 것도, 아빠 손을 잡고 걷는 것도, 친구와 즐겁게 노는 것도 좋아하지요. 하지만 아무리 가까운 사람이어도 때로는 안기고 싶지 않고, 만져지는 것이 싫은 날도 있습니다. 이 책은 그 마음이 이상하거나 버릇없는 것이 아니라고 말해 줍니다. 싫을 때는 “싫어요. 만지지 마세요.”라고 말해도 된다고, 착한 아이도 필요할 때는 분명히 거절할 수 있다고 알려 줘요.

이 책이 좋았던 점은 신체 경계 교육을 무섭거나 어렵게 설명하지 않는다는 거예요. 아이가 일상에서 충분히 겪을 수 있는 상황을 보여 주면서, 자신의 기분을 알아차리고 표현하는 연습을 자연스럽게 도와줍니다. 누군가 나를 만질 때 조금이라도 불편하면 멈춰 달라고 말할 수 있고, 반대로 다른 사람을 만지고 싶을 때도 먼저 허락을 구해야 한다는 것을 함께 배울 수 있어요. 내 몸을 소중히 여기는 만큼 다른 사람의 몸과 마음도 존중해야 한다는 메시지가 균형 있게 담겨 있습니다.

부모가 함께 읽기에도 꼭 필요한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이에게 “싫으면 싫다고 말해”라고 가르치면서도 정작 어른인 우리는 아이의 거절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할 때가 있잖아요. “한 번만 안아 줘”, “뽀뽀해야지”, “어른한테 그러면 안 돼”라는 말 속에 아이의 선택권이 사라질 수 있다는 걸 돌아보게 됩니다. 아이도 부모와 다른 하나의 인격체이고, 아이의 몸과 마음에도 지켜야 할 선이 있다는 사실을 다시 생각하게 해 주었어요.

특히 우리 사회에서는 가까운 사이일수록 경계를 말하는 것을 어렵게 느끼는 경우가 많아요. 가족인데, 선생님인데, 친구인데 괜찮겠지 하고 넘기다 보면 아이는 자신의 불편함을 참고 숨기는 데 익숙해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어릴 때부터 “내가 싫다고 느끼면 말해도 된다”, “상대가 싫다고 하면 멈춰야 한다”는 기준을 알려 주는 일이 정말 중요하다고 느꼈어요.

《싫을 땐 싫다고 말해요》는 아이를 겁주는 책이 아니라 아이에게 용기를 주는 책입니다. 자기 몸과 마음의 주인이 자신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아이는 스스로를 더 소중히 여기고, 타인의 마음도 더 잘 살필 수 있게 되겠지요. 읽고 나서 아이와 “어떤 스킨십은 좋고, 어떤 건 싫어?”, “친구가 싫다고 하면 어떻게 해야 할까?” 같은 이야기를 나눠 보면 좋을 것 같아요.

아이에게 꼭 필요한 거절의 힘과 존중의 태도를 부드럽게 알려 주는 책, 부모에게도 아이의 경계를 다시 생각하게 해 주는 책이었습니다. 사랑한다는 마음도 상대의 동의와 존중 위에서 더 따뜻하게 전해질 수 있다는 것을 알려 주는 소중한 그림책이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