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간의 역사
조르쥬 비가렐로 지음, 이상해 옮김 / 당대 / 2002년 1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강간의 인식에 대한 사회문화적 변천을 다룬다. 뛰어난 책은 아니지만 보다 많은 사람들이 읽을 수 있는 책이기는 하다. 1. 현 세태 강간 ‘피해자‘들에 대한 인식이 과거와 얼마나 달라졌는가? 피해자를 바라보는 이들 중 피해자에 전적으로 공감한다는 이들에 대한 인식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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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진무진 2020-03-30 02: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가 요즘 느끼는 건 그들의 인식이 가진 모순이다. 2. 두 번째는 법원의 판결이 도대체 사회문제를 어느 정도까지 해결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 만약 성폭력 범죄자에게 징역 5년과 사회봉사 200시간이 선고되었다고 하자. 이 선고에 의미는 도대체 무엇인가? 그러니까 다시 말하면 ‘법은 자신의 행동을 인식하고 있는가? 감당할 수 있는가?‘ 3. 강간에 대해 사회 구조적 문제를 지적할 때 이 사회구조는 개인적 행위와 양립이 불가능한가? 사실 지금까지 난 내가 철학적으로 이런 강간(혹은 모든 도덕적 문제)을 바라보기 때문에 어떤 확고한 인식을 가질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내가 철학적으로 이 문제를 바라보지 않고 현실적이고 이 시대가 허락하는 도덕적 감투를 뒤집어 쓰더라도 이런 범죄에 대한 어떤 명확한 기준을 스스로 세울 수가 없다. 그건 범죄자들의 죄가 없어서가 아니라 그 범죄자들에게 어떤 처벌을 가해야 하는지에 대해 도무지 모르겠기 때문이다. 사회로부터 격리, 추방, 낙인, 구금 심지어 사형이라는 판결이 내려질지라도 말이다..

그것은 미시사에 관심을 가질수록 더욱 더 커지는 의혹이라기보다는 당혹감이다. 화폐와 화장실, 처형, 마약, 시장경제 이런 것들에 대한 미시사를 다룬 책들을 읽다보면 길을 잃어버리기 쉽다. 내가 지금까지 알고 있던 사실들이 강한 반대에 부딪히기 때문이다.

역사적으로 어떤 시대적 한계를 지적하기는 무척 쉽다. 예를 들어 <시지프스 신화>에 나오는 시지프스를 지금 우리가 인식하는 것처럼 고대인들이 인식하지는 않았다. 그의 노동은 고대인들이 보기엔 가장 최악의 형벌 중 하나였던 것이다. 이런 인식의 단절을 받아들이기는 그렇게 힘들지 않아 보인다.(그것이 품고 있는 내용이 결코 가볍지 않을지라도 말이다.) 그러나 범죄행위와 관련해서는 어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