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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추는 고복희와 원더랜드
문은강 지음 / 다산책방 / 2019년 10월
평점 :

이 책은 저자가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8개월간 머무르며 쓴 소설이다.
고복희라는 이름, 표지의 그림으로 보아 가볍고 약간 코믹스럽지 않을까 예상해보았는데
그렇지는 않았다.
프놈펜에서 원더랜드라는 작은 호텔을 짓고 영업하는 사장 고복희의 성격이나 말투가 인상적이다.
대학생 시절에 모두 시위에 참여하고 수업을 거부하던 때에도 학교는 공부를 하러간 곳이기때문에 혼자서라도 강의실에 가는 고복희.
그녀가 교사가 된 후에 학생들이 한 학생을 놀리려고 그 학생이 갖고 있던 물건을 뛰다가 고복희에게 걸리는데 그 때 학생들과의 대화를 보면,
-복도에서 뛰면 안 된다고 분명 말했습니다.
-실컷 달리고 싶다면 운동장에 가면 됩니다.
-아니 얘가 이상한 걸 보잖아요.
-이상한 걸 보는 거랑 복도에서 뛰는 거랑 무슨 상관입니까?
.
-왜 압수 안 해요?
-학생이 돈 주고 산 것을 제가 무슨 자격으로 압수합니까?
-이상한 소설이잖아요.
-원래 소설은 다 이상합니다.
이런 고복희에게 매력을 느꼈다면,
뭔가 나랑 비슷한 것 같다면,
내가 이상한걸까🙄
암튼 난 고복희한테 점점 빠져들었고
고복희가 유일하게 마음을 연 남편 얘기에서는 맘이 너무 아려 읽고 또 읽었다.
마지막 책장을 덮으며 음 잘 읽었어 라고 생각하면 좋겠다는 작가의 바람은 적어도 나라는 독자에게서는 이루어졌다고 말하고 싶고,
단순한 독자의 입장에서 이 책이 작가의 첫 책이라 하기엔 매끄러워 잘 쓴 느낌도 든다.
솔직히 나도 고복희를 좀 닮고싶다.
아닌건 아니다, 싫은건 싫다. 라고 당당하게 말하는 모습 너무 멋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