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 빌어먹을 지구를 살려보기로 했다

나는 이 빌어먹을 지구를 살려보기로 했다 - 지구의 마지막 세대가 아니라 최초의 지속 가능한 세대가 되기 위해
해나 리치 지음, 연아람 옮김 / 부키 / 2025년 9월

요즘은 뉴스를 켜면 ‘기후 위기’라는 말이 안 나오는 날이 없는 것 같다.
태풍, 폭염, 미세먼지, 플라스틱…
솔직히 지구를 걱정하기보다 ‘오늘도 버텨야지’ 하는 마음이 먼저다.
그런데 이 책은 그런 나 같은 사람에게 꼭 맞는 책이었다.

해나 리치는 환경운동가도, 감성 작가도 아니다.
데이터 과학자답게 차분히, 숫자로 말한다.
놀랍게도 지구는 완전히 망하지 않았다는 거다.
공기질은 개선되고 있고, 재생에너지는 늘고 있고,
우리의 선택이 실제로 변화를 만들어내고 있다.

물론 아직 갈 길은 멀다.
하지만 “너무 늦었다”는 비관보다
“아직 할 수 있다”는 근거를 보여주는 책이다.

읽으면서 제일 공감됐던 문장은 이거였다.

“완벽할 필요는 없다. 꾸준히 실천하는 게 중요하다.”

회사에서 일하고, 가족 챙기고, 하루가 정신없다.
그 속에서도 커피컵 하나 덜 쓰고, 고기 소비 줄이고,
쓰레기 버릴 때 분리배출 한 번 더 신경 쓰는 일들.
이 책은 그런 작은 습관들이 실제로 통계로 변화를 만든다는 걸 보여준다.

환경 이야기는 늘 어렵고, 죄책감 들게 하지만
이 책은 이상하게도 가볍게 마음을 다잡게 한다.
“그래, 나 하나로 세상이 바뀌진 않겠지만
나부터 바뀌면 세상은 조금 달라질 수도 있겠지.”

요즘처럼 답답한 시대에
근거 있는 낙관이 얼마나 힘이 되는지,
읽고 나서야 실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