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지도 스릴러도 아니다. 뭐땜시 작가가 이런 슬픈 상상을 하고 소설을 쓰기로 했는지 의문이다. 내용중에 모순이라 느낀 한 가지는 사건 이전까지는 같은 기억을 공유하지만 그래세 동일한 존재가 분명하지만 사건 이후에는 분명 동일한 존재가 전혀 행동 다른 말을 하는 다른 존재가 된다는 것이다. 때문에 '같은', '동일한' 존재라는 말은 이미 성립이 안 되는 게 아닌가 하는 것이다. 아무튼 분량이 많지 않기도 했지만 결말이 어찌될까 어떻게 사건을 해결할까 금방 궁금해하며 읽었다. 기발한 해결의 방법이 없기 때문에 어쩌면 작가나 독자가 고민할 필요없는 당연한 결말이었던 것 같다. 등장인물이 너무 많아서 쓸데없이 서론이 길고 결론이 길어져 지루한 감이 있다. 짧고 단순한 이야기를 여러 등장인물로 길게 길게 늘여놓은 느낌이다.
1/3쯤 읽었는데 2020년대에 하오체라니.. 촌스러운 번역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번역도 그렇지만 작가의 문체도 어딘가 촌스럽다. 지나치게 작위적이어서 어설퍼 보인다. 집안에 쥐를 키우는 사람이 타코 묻은 손을 나무라는 것도 이해가 안된다. 소설의 분량을 반복적이고 유사한 패턴으로 주인공 캐릭터를 설정하는 데 채우고 있는 거 같다. 소설 초반부터 주인공 부부에게 있었을 비극이 어떤 내용인지 대충 짐작되는지라 극적으로 애써 꾸미는 내용 전체가 더 유치해보인다. 결국 더 이상의 시간낭비를 하지 않기로 결정해서 결말로 건너뛰었고 역시 결말은 예상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제까지 읽은 시간도 아깝다. 치장하려 할수록 촌스러워 지는 것은 소설도 마찬가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