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냐 저것이냐 - 혜원교양사상 7
키에르케고르 지음 / 혜원출판사 / 199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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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키에르케고어의 2권으로 된 두꺼운 원작 < Either/Or>를 발췌한 것이라, 전문을 볼 수 없다는 면에서 아쉽다. 키에르케고어는 이성을 강조한 당시의 헤겔철학이 만들어낸 '진공상태'를 메워주기 위해서 등장한 덴마크의 신앙사상가이다. 헤겔은 개인적인 결단이 결여되어 있는 반면, 키에르케고어에게 있어서는 회심, 결단, 선택, 의무, 윤리 등과 같은 개인적 차원의 윤리와 결단이 필수적인 것이 된다. 왜냐하면 그는 군중심리에 따라 이리 저리 휩쓸리며, 단지 이성적으로 우주와 신에 대한 이해를 했다는 것은 공허한 것이며, 단독자로서 신앞에 서야한다는 것을 너무나도 잘 알았기 때문이다.

그는 인생을 심미적 단계, 윤리적 단계, 종교적 단계로 구분하였다. 이 책의 '유혹자의 일기'에서는 심미적 단계와 윤리적 단계를 잘 다루고 있다. 그는 결혼의 비유로 이것을 설명하고 있다. 바이런은 '사랑은 천국, 결혼은 지옥'이라 했고, 소크라테스는 '결혼은 해도 후회, 안해도 후회'라고 말한 것은 심미적 단계에 해당하며, 책임을 선택하는 것이 결여되었고 따라서 자아가 없는 삶으로 규정한다. 그에게 있어 선택하고 책임지는 윤리를 강조한 이유는 그것이 '참자아'를 찾아가는 선결조건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책에서 언급하는 심미적 단계는 자아가 형성되기 이전의 삶을 뜻한다.

이 책은 나에게 난해해서 책읽는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없어서 언젠가 다시 도전할 계획임을 솔직히 털어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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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적 조각들
S.키에르케고르 지음 / 집문당 / 199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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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4년 표재명교수가 『철학적 단편』으로 번역한 세로쓰기의 불편함을 현대에 맞게 하고자 1998년 『철학적 조각들』으로 다시 번역한 것이다. 표재명의 번역은 고전적인 풍이 있어 나름대로의 멋이 있고, 황필호의 번역도 쉽게 쓰려고 했기 때문에 서로 비교해가면서 읽으니 도움이 되었다. 솔직히 황필호 선생님의 번역은 너무 쉬워서, 어려운 원작을 이해하는데 오히려 부적당하다고 여겨지고, 표재명 선생님의 번역을 보다가 난해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을 참고하는데 유용했다.

철학적 단편은 한마디로 키에르케고어가 보는 '기독교 인식론'이다. 이 책을 처음 읽을 때는 솔직히 당혹스러울 정도로 감을 잡을 수 없었다. 이 책은 매우 정교하게 기획되어 있으며 변증법적 구도로 이루어져 있다. 먼저 그가 존경했던 소크라테스를 등장시켜 헤겔의 절대관념론을 반박하고, 이어서 소크라테스가 진리를 추구하는 '아래로부터의 방법'이 문제에 봉착함을 지적하고, 예수 그리스도에 의한 '위로부터' 주어지는 진리의 조건을 상정하여 다시금 소크라테스를 반박하는 형식으로 이어진다. 예수와 동시대인이 아닌 우리들은 어떻게 그를 신앙할 수 있는가? 그는 왜 인간의 한계를 지적하며 신앙의 불합리성을 말하는가? 하는 답을 들을 수 있을 것이다.

키에르케고어의 우파적 경향을 신학자 칼 바르트가, 좌파적 경향을 폴 틸리히가 이어받을 정도로 그의 작품은 현대신학자들이 찾는 옹달샘과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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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에 이르는 병 범우고전선 7
키에르 케고르 지음, 박환덕 옮김 / 범우사 / 199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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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에르케고어의 생애와 작품을 알지 않고서는 그의 작품을 이해하기 힘들다. 그의 작품이 처음에는 어렵게 느껴지는 가장 주된 이유는 그의 글쓰기 방식 때문이다. 그는 '낯익은 것을 낯설게' 하는 방식으로 독자들에게 '참 자아를 발견하는 문법'을 제시하고 있으며, 그것은 참 그리스도인이 되는 문법이기도 하다. '마침내 인간이 자신에 대한 신뢰와 충족성의 환상이 부서지는 곳에 보편적 인간적인 종교성이 있다고 말한다.' 철저히 절망하라. 그리고 신앙으로 비약하는 길이 참 인간이 되는 문법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 책은 그의 자아에 대한 정의가 담긴 명저이다. 그는 자아의 긴장성을 강조하면서 명사적 자아가 아니라 동사적 자아를 말하고 있다. 인간은 유한한 동시에 무한을 추구하는 분열된 존재이다. 그 원인은 신과 인간의 질적 차이에 기인하며, 그것을 죄라고 부른다. 저자는 '신에게 가까이 접근하기 위해서는 멀리 떨어져 나가야만 한다'고 역설적으로 말하면서 값싼 은혜를 팔아먹고 있는 기독교문화를 비판한다. 본 회퍼가 말했듯이, '값싼 은혜는 죄인에 대한 면죄부가 아니라, 죄에 대한 면죄부를 주는 것이다.'

오늘날 신의 존재에 대해서 신앙의 실재에 대해서는 '괄호치기'를 하는 상황에서 그의 실존적인 신앙의 내용은 제대로 언급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그의 생시에 덴마크에서는 인정을 받지 못하다가 세계대전후 그의 작품이 주목을 받으면서 '실존주의 철학'의 아버지가 되었듯이 언젠가 그의 작품은 새롭게 주목을 끌게 되리라 본다.

박환덕 선생님의 번역의 문체가 중후하고 깊은 여운을 남겨서 고전작품을 한글로 번역하는데 적합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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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드비히 비트겐슈타인 1 - 천재의 의무 문화과학 이론신서 24
레이 몽크 지음, 남기창 옮김 / 문화과학사 / 200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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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 몽크의 비트겐슈타인 자서전은 비트겐슈타인 연구의 필독서이다. 2권으로 된 이 책은 비트겐슈타인이 강의노트를 학생들에게 복사해 주었는데 그 표지 색깔을 따서 사람들이『청색본』과『갈색본』이라 부른 것에 힌트를 얻어, 한글판 자서전 1권은 청색으로 2권은 갈색으로 나온 것이다.

최근 신학계에서 키에르케고어의 실존주의와 비트겐슈타인의 학문적 방법론이 유사하기 때문에 둘을 비교해서 연구하는 동향이 있다. 이 책을 통해서 나는 그 당시의 '반유대주의'(비트겐슈타인 자신이 유대인임) 풍토를 느낄 수 있었고, 비트겐슈타인이란 인물을 통해서 윌리엄 제임스, 찰스 디킨스, 프로이트, 러셀 등 거출한 학자들을 만나게 된다.

비트겐슈타인과 키에르케고어는 사치스런 학문을 용납하지 않는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초점을 둔다. 그것은 삶의 질을 높이는데 엄청난 기여를 한다. 진리란 말로 하는 것이 아니라, transformation을 '보여주어야' 한다. 이들의 존재는 교회를 새롭게 갱신하는 힘으로 작용할 것이며, 학문의 목적과 기본 뿌리를 흔들어 놓을 것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비트겐슈타인의 예민하고 신경질적인 천재성을 지녔다. 특히 가식적인 만남을 혐오했고 진실한 교제를 원했던 비트겐슈타인이 한 찬사는 '저 사람은 인간이다'는 것이다. 나는 이 책을 통해서 이성을 맹신하는 서구 철학의 종말을 고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으며, 특히 러셀의 제자였다가 후에 러셀의 선생의 자리까지 오르게 된 기이한 현상에 통쾌함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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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문강해 - 기초부터 시문까지
민병수 엮음 / 태학사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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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한문 기초를 다지지 않고 경전 강해를 따라갔었는데, 도무지 실력이 늘지 않았다. 다행이 이 책 덕분에 문법공부와 고사성어 등 기초편과 연습편을 마치니 자신감이 생겼다. 문법은 불과 40쪽도 안되는 정도니 조금만 시간을 투자하면 알찬 한문 기초를 다질 수 있으리라. 문법의 예문들이 연습편의 발췌문에 전후 맥락을 알 수 있는 고사성어나 논어 맹자가 다시 등장하니 자신감도 생기고 흥미를 느끼게 되었다. 단 번역이 되어 있지 않은 관계로 스터디용 교재로 쓰든지, 좋은 사전의 도움을 빌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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