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적 조각들
S.키에르케고르 지음 / 집문당 / 199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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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4년 표재명교수가 『철학적 단편』으로 번역한 세로쓰기의 불편함을 현대에 맞게 하고자 1998년 『철학적 조각들』으로 다시 번역한 것이다. 표재명의 번역은 고전적인 풍이 있어 나름대로의 멋이 있고, 황필호의 번역도 쉽게 쓰려고 했기 때문에 서로 비교해가면서 읽으니 도움이 되었다. 솔직히 황필호 선생님의 번역은 너무 쉬워서, 어려운 원작을 이해하는데 오히려 부적당하다고 여겨지고, 표재명 선생님의 번역을 보다가 난해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을 참고하는데 유용했다.

철학적 단편은 한마디로 키에르케고어가 보는 '기독교 인식론'이다. 이 책을 처음 읽을 때는 솔직히 당혹스러울 정도로 감을 잡을 수 없었다. 이 책은 매우 정교하게 기획되어 있으며 변증법적 구도로 이루어져 있다. 먼저 그가 존경했던 소크라테스를 등장시켜 헤겔의 절대관념론을 반박하고, 이어서 소크라테스가 진리를 추구하는 '아래로부터의 방법'이 문제에 봉착함을 지적하고, 예수 그리스도에 의한 '위로부터' 주어지는 진리의 조건을 상정하여 다시금 소크라테스를 반박하는 형식으로 이어진다. 예수와 동시대인이 아닌 우리들은 어떻게 그를 신앙할 수 있는가? 그는 왜 인간의 한계를 지적하며 신앙의 불합리성을 말하는가? 하는 답을 들을 수 있을 것이다.

키에르케고어의 우파적 경향을 신학자 칼 바르트가, 좌파적 경향을 폴 틸리히가 이어받을 정도로 그의 작품은 현대신학자들이 찾는 옹달샘과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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